심층분석 “中, 전세계 비밀공안센터 운영” 
심층분석 “中, 전세계 비밀공안센터 운영” 
  • 전경웅  미래한국 객원기자
  • 승인 2022.11.2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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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1개국에 54개의 ‘비밀공안센터’를 세워 현지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을 감시하거나 탄압한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자국 내 중국공안센터를 색출해 퇴출 중이다. 현지 상황으로 보면 우리나라에도 중국 비밀공안센터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中공안기관들, 해외 21개국 54개 센터 운영”

문제의 시작은 지난 9월 스페인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보고서를 내놓으면서부터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이 지난 수년 동안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 21개국에서 54개의 비밀공안센터를 개설해 운영했다”고 폭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비밀공안센터의 공식 명칭은 ‘해외 경찰서비스센터’다. 공식적으로는 중국 운전면허 갱신부터 국제범죄 수사협력과 같은 행정지원 업무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지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을 감시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공산당을 비난하는 사람을 찾으면 그에게 본국에 있는 가족들을 해칠 것이라고 위협해 강제로 귀국시키는 역할을 맡은 사실이 드러났다. 

보고서가 파악한 21개국 54곳의 비밀공안센터는 중국 공산당이 당 차원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2개 성(省) 공안국이 만들었다. 스페인에 9곳, 이탈리아에 4곳, 영국에 3곳을 운영 중이었다. 대부분은 유럽에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이 해외에 공안센터를 세운 것 자체는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지 정부의 허락이나 양자 간 협의 없이 현지에서 중국 공안이 경찰력을 행사하는 것은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현지의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중국 자체 기준으로 용의자를 특정하고 관리하는 무허가 경찰서 운영”이라고 지적하며 “가족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반체제 인사들의 귀국을 설득하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이런 활동은 현지국가의 경찰과 공식적인 사법협력을 하지 않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중국을 위한 치안 체계를 구축한 것”이라며 “국제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범죄와의 연관성을 확실히 밝히지 않은 채 용의자 검거를 목표로 삼은 점도 중국 비밀공안센터 운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외신들은 중국이 지난 9월 ‘국가통신 및 온라인 사기방지법’을 채택한 사실을 언급했다. 중국인이 온라인 및 통신을 사용한 사기를 저지를 경우 국적과 관계없이 전 세계 모든 중국인이 중국 당국에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다른 나라의 주권은 무시한 내용이다. 

네덜란드 탐사보도 매체는 로테르담에도 중국의 비밀공안센터가 있다고 폭로했다. 사진은 네덜란드 헤이그 주재 중국 대사관 현판.
네덜란드 탐사보도 매체는 로테르담에도 중국의 비밀공안센터가 있다고 폭로했다. 사진은 네덜란드 헤이그 주재 중국 대사관 현판.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에 존재”

보고서를 보고 가장 먼저 자국 내 비밀공안센터의 존재를 찾아낸 나라는 네덜란드였다. 네덜란드의 탐사보도매체 RTL뉴스 등은 지난 10월 26일(이하 현지시간)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에 중국의 미등록 해외서비스기관들이 2018년부터 활동하고 있는데 이 기관들이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반체제 중국인들을 추적하고 압박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기관들은 공식적으로는 마치 현지 중국인들에게 행정지원을 해주는 콜센터처럼 홍보하고 있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두 센터는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 저장성 리수이시 공안국이 설치·운영하고 있었다. 

매체에 따르면 암스테르담의 비밀공안센터에는 전직 공안 2명이 근무하고 있었고, 로테르담 센터는 전직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SNS에서 시진핑 정권을 비판해 온 한 중국인은 로테르담에 있는 비밀공안센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내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중국으로 귀국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이와 함께 “널 죽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총기 사진과 함께 보내는 등 협박도 여러 차례 당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또한 네덜란드에서 중국 공안에 쫓기고 있다는 반체제 인사 왕징위의 사례도 소개했다. 왕징위는 올해 초 비밀공안센터 소속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 사람은 “부모님을 생각해 봐라.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회유하고 협박했다. 왕 씨는 “이후 조직적인 괴롭힘과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중국 공안의 소행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비밀공안센터의) 이 같은 불법 활동은 중국 내에서는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며 “중국 일부 웹사이트는 이들 센터의 목적 중 일부를 해외거주 국민의 범죄활동 단속이라고 명시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암스테르담의 비밀공안센터 회의에는 현지 중국대사관 고위 관리가 참석했다는 중국 매체 보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비밀공안센터를 운영 중인 나라들. /safe guard
중국이 비밀공안센터를 운영 중인 나라들. /safe guard

中 “사실 아냐” 강변했지만 英·캐나다도 퇴출 나서

보도가 나온 뒤 네덜란드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 센터들은 미신고 경찰서로 그 존재가 불법”이라며 “우리는 이런 미신고 경찰이 하는 일들을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와 중국은 외교영사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서명국이므로, 기존 영사기관의 일부가 되는 사무소를 개설하려면 사전에 상대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상대국에서의 치안활동이나 정보수집 또한 사전 허가가 필요한데 중국은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것이 네덜란드 외무부의 지적이었다.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교장관도 지난 11월 1일 SNS에 “네덜란드 주재 중국대사에게 중국 정부를 대신해 네덜란드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 서비스 센터’에 대한 완전한 해명을 요구했다”며 “네덜란드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경찰서들은 즉시 폐쇄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훅스트라 장관은 “(비밀공안)센터 활동에 대해 네덜란드 정부는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외무부와 훅스트라 장관의 이 같은 반응은 여론 때문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국민들과 언론은 망명한 중국 반체제 인사들은 보호를 받아야 하며 네덜란드에서는 네덜란드 법이 우선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네덜란드 외무부의 성명이 나오자 “그런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해외 거주 중국인들이 운전면허증 갱신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했다”며 “서비스센터(비밀공안센터를 지칭)는 이런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목적”이라고 강변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한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열정적인 화교 자원봉사자들이지 중국 공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측의 이런 주장을 믿는 사람은 없었다. 네덜란드에 이어 영국 또한 비밀공안센터의 존재를 색출해 냈다며 이 조직의 퇴출을 중국 측에 촉구했다. 톰 투겐다트 안보장관은 영국 내에 중국 비밀공안센터 3곳이 운영 중이라는 언론 보도를 확인했다며 “극도로 우려스럽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영국 법을 준수하지 않는 모든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또한 지난 10월부터 자국 내에서 활동하는 중국 비밀공안센터 파악과 퇴출에 나섰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왕립경찰도 중국 비밀공안센터와 관련한 범죄 활동을 조사 중이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 보수당 소속의 마이클 총 하원의원은 “중국의 불법경찰서(비밀공안센터)는 중국 정부가 캐나다 내 중국인을 억압하기 위해 만든 도구”라며 “이는 캐나다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아일랜드와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정부가 현재 자국 내 중국 비밀공안센터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또한 중국 비밀공안센터를 파악하면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와 함께 시설 철수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브라질, 일본, 브루나이 등에도 운영

앞서 언급한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유럽 외에도 미국 뉴욕, 브라질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에콰도르의 키토와 과야킬, 캐나다 토론토 등에도 비밀공안센터를 운영 중이다. 특히 토론토의 경우 이런 센터가 3개씩이나 있다. 이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등은 비밀공안센터의 실체 파악에 나섰지만 중남미 국가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에도 일본 도쿄, 몽골 울란바토르, 우즈베키스탄 시르다료,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비밀공안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모든 나라들이 비밀공안센터 파악이나 퇴출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비밀공안센터가 없다. 그러나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 정부들의 태도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9월 외교부 국정감사 도중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주 경찰과 중국 공안이 제주도내 관광객 밀집 지역을 함께 순찰하는 방안을 논의해보라”고 주장했다. 당시 성당에서 기도를 하던 여성을 중국인 관광객이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논란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윤병세 당시 외교장관이 “중국 측과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정부와 여당이 노골적인 친중 행보를 보였다. 이런 문재인 정권 동안 중국 비밀공안센터의 존재를 친중세력들이 숨겼다면 쉽게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안보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의 보고서도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보고서에 나온 중국 비밀공안센터는 공산당 중앙이 아니라 성(省)도 아닌 시(市) 공안국이 설치한 것들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에서 설치한 센터는 더 비밀리에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반공 중국인으로부터 입수한 국내 거주 중국 통일전선부 관계자 명단을 보면 북한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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