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떠오르는 시한폭탄 부동산 PF금융
[이슈] 떠오르는 시한폭탄 부동산 PF금융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22.12.1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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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들의 부동산 PF가 향후 금융경색을 초래할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치솟는 금리와 함께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미분양 아파트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투자한 증권사와 부동산 캐피털들의 자금 회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기업들의 어음이나 채권의 신용을 평가하는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에서는 국내 증권사와 부동산 캐피털들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와 브릿지론의 리스크를 검증해 보고서로 펴냈다. 한신평의 보고서는 일단 이렇게 시작한다.

건설공사비의 증가는 부동산 개발 사업장의 수익성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건설공사비의 증가는 부동산 개발 사업장의 수익성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 부동산 경기는 크게 상승했고, 증권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도 부동산금융을 통해 높은 이익을 향유했다. 다만 영원할 것 같던 유동성 파티는 끝나가고, 이제는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라는 비용을 치를 때가 왔다. 미분양 주택 수는 늘어가고,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는 브릿지론들의 토지공매가 증가하는 등 위험의 전조 신호가 들려오고 있다.’
(이재우 수석연구원 外)

금리 상승은 부동산 가격을 하락하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편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은 공사비 증가라는 형태로 건설 현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설공사 직접공사비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2022년 6월 기준 147.3으로 2020년 평균(118.9) 및 2021년 평균(132.3) 대비 각각 23.9%, 11.4% 가량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측정된다.

치솟는 금리 증가하는 건설비
 
건설공사비 증가는 부동산 개발 사업장의 수익성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실제로 건설공사비 증가는 최근 여러 부동산 사업장의 부실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부동산 개발 사업장의 경우 총 매출액은 거의 고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잇따른 비용의 급격한 증가는 수익성을 저하시키고 있다. 또한 토지비 대비 공사비의 비중이 높은 지방 사업장들도 건설공사비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클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신규 부동산 개발의 진행이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허가 면적은 2022년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반면, 착공 면적은 12.1% 감소했다. 2020년 상반기 이후 인허가 면적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공사비 증가 등 부동산 사업장의 리스크 증가가 착공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급격히 늘어난 브릿지론의 본 PF 미전환 위험을 높이고 있다.

한신평이 집계한 24개 증권사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우발부채 28.4조 원, 대출채권 7.2조 원, 펀드 9.2조 원 등 총 44.7조 원 규모이다. 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은 증권사 계 64%, 대형 64%, 중형 65%, 소형 62%로, 그룹별로 큰 차이는 없다. 업계 평균적으로 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이 100%를 넘지 않아, 업권 평균적으로 부동산 위험 노출도는 타 업권 대비 크지 않은 편이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형태를 살펴보면 대형사의 경우 펀드 형태의 익스포저가 타 그룹 대비 크다. 부동산펀드 규모를 보면 대형사가 8.6조 원으로 부동산펀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펀드의 지역별 비중을 보면 해외가 77%로 가장 큰 비중을 이루고 있다. 대형사는 해외대체투자 영업의 일환으로 해외 오피스 및 호텔 관련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다.

한신평 보고서는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해외 오피스 등의 상업용부동산의 건전성 저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현재 부동산 펀드 관련 익스포저는 자료의 불투명성이 높아 세부적인 리스크를 파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상태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의 질적 구성 및 리스크의 경우 변제순위 구성을 보면, 대형사 대비 중소형사의 중후순위 익스포저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대형사는 중후순위 비중이 30%인 반면, 중형사는 63%, 소형사는 72%로 그룹별로 위험 인수에 대한 성향 차이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자본력 및 영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사는 딜 참여의 기회를 잡거나 또는 한정된 자본 여력 대비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별 구성은 세 그룹 모두 수도권 비중이 높은 편이다. 서울 및 수도권의 비중은 세 그룹 모두 약 53%를 구성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대형사의 서울 비중이 타 그룹 대비 높았다. 또한, 대형사는 해외오피스 투자 등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가 있어, 타 그룹 대비 해외 비중이 높으며 중소형사는 상대적으로 대형사 대비 비수도권 비중이 높았다. 한편, 미분양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대구의 증권업계 익스포저 규모는 2.1조 원이다. 대구의 익스포저 내 비중은 평균 약 6%, 자본 대비 비중으로는 약 3% 내외로, 그 비중은 크지 않았다.

브릿지론은 본 PF 이전에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입되는 금융을 통칭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토지 잔금을 마련하는 단계의 토지잔금대출을 의미했으나 업권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재는 사업 초기 계약 단계에서 계약금 마련을 위한 계약금대출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일부증권사들은 높은 투자수익 및 본 PF 주선권을 얻기 위해 사업 초기 단계에 조합 및 PFV에 PI투자를 실시하는 등 사실상 디벨로퍼 역할로 참여하기도 한다.

브릿지론의 리스크는 크게 부지취득위험, 인허가위험, 그리고 본 PF 미전환위험이 있다. 부지취득위험은 대체로 해결이 되는 단계에서 증권사가 참여하고 있으나 인허가 관련 불확실성은 증권사가 사전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 본 PF로의 전환 여부는 브릿지론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소이다. 본 PF로 리파이낸싱되기 위해서는 토지매입, 인허가 등의 사전 위험요소가 해결되고, 또한 사업장이 우수한 수익성이 기대되어야 한다. 다만, 최근 금리 및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부동산 사업장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이로 인해 본 PF로의 전환 불투명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브릿지론은 본 PF 이전에 부동산 개발 사업을 위해 투입된 익스포저 전반(계약금/토지잔금대출,사업비대출-인허가 및 금융비용 등, PI(자기자본투자) 등)을 포함하고 있다. 브릿지론의 익스포저 규모는 과거 대비 크게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 및 증권사의 위험인수 성향 증가, 부동산금융 관련 업권 내외의 경쟁 심화 등이 그 이유이다. 자본 대비 브릿지론에 대한 노출도는 중소형사가 대형사 대비 크다. 자본 대비 비중은 약 18%로 대형사의 10% 대비 2배 상당에 이르고 있다.

브릿지론의 지역별 구성을 보면 업권 평균적으로 서울 및 수도권 비중(59%)이 높았다. 그룹별 세부적으로 보면, 대형사가 서울의 비중이 더 높고, 중소형사는 기타 광역시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브릿지론은 기초 사업장의 수익성이 중요한데, 공사비 인상 등으로 인한 부동산 개발 사업수익성 저하 위험 고려 시, 비수도권 현장의 경우 본 PF 미전환위험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기초자산별 형태로는 주거용 및 주상복합 등 범주거용 익스포저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브릿지론은 본 PF 및 담보대출 대비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용이한 주거용 및 주상복합 익스포저의 취급을 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변제순위별로는 중소형사의 중후순위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형사는 중후순위 비중이 약 40%인 반면, 중소형사는 평균적으로 약 70% 상당이 중후순위로 구성이 되어 있다. 브릿지론의 후순위성 투자는 대체로 LTV가 높고 사실상 부동산 개발사업에 Equity성 투자를 한 것이기에 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손실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고 토지가 경매.공매될 경우, 사업성이 저하된 토지는 경락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고, 중후순위 익스포저는 전액 손실될 위험에 노출된다.

LTV 분포를 보면 브릿지론의 경우 LTV가 70%를 초과하는 익스포저가 상당하다. 특히 중소형사는 LTV가 100%를 초과하는 대출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감정가 대비 토지가치 상승 가능성이 있고, 본 PF 전환 시 브릿지론은 회수될 수 있으나, 부동산 경기 저하 시 중후순위+고LTV 브릿지론은 손실위험이 매우 높다.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부동산 PF 대출.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부동산 PF 대출.

견딜 만한 PF, 위기의 브릿지론

브릿지론의 주요 리스크 요소로는 사업부지 취득위험과 인허가위험이 있다. 토지 매입률(확보된 Data 기준)은 대체로 양호해 토지매입위험은 제한적으로 판단한다. 한편, 익스포저의 70% 이상은 사업승인 전 단계로, 증권사 브릿지론 상당 부분이 인허가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브릿지여신의 리스크에 대해서 주목하는 이유는 분양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담보물건인 토지의 매입가격과 본 PF 미전환시 가치 사이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브릿지여신의 토지 매입가격은 준공될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한 가치가 선반영되어 있어 일반적인 나대지 가격에 비해 높다. 최근 몇 년간 분양경기가 좋았기 때문에 2020~2021년 중 취득한 토지는 매입가격이 과거 대비 상당히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본 PF로의 전환 여부가 건전성 지표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A급 이하 캐피털사의 자본 대비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을 보면, 한투, 오케이, 키움, 한자산, DB, 웰컴의 투자 규모가 크다. 특히, 오케이, 키움, 한자산, 웰컴의 경우 광역시 및 지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구지역 분양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A급 이하의 브릿지여신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구지역은 미분양재고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브릿지여신에서 부실이 발생하는 등 분양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분석 대상 캐피털사의 대구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총 2.5조 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 중 AA급이 1.4조 원을 차지하고 있어 가장 비중이 크나 대부분 PF로 구성되어 있다. 준공위험, 분양위험 등 PF 사업의 통상 리스크는 존재하나, 각 사는 미분양담보대출, 할인분양 등을 통해 최대한 회수에 주력할 계획이다.

A급 이하는 자본 대비 대구지역 비중이 A급 20%, BBB급 18%에 달하고 있어 위험노출도가 높게 나타났다. 연도별 만기도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를 보면, A급의 50%, BBB급의 42%가 2022년 내 만기도래할 예정으로 하반기 이후 사업 정상 진행 여부가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기에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지역 내 브릿지여신 연장 비중이 유의미하게 올라가면 익스포저가 큰 캐피털사의 실질건전성은 지표보다 열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브릿지여신을 포함한 부동산금융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 건전성 분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신평 보고서는 부동산금융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결론 지었다. 2022년부터 고LTV 브릿지여신을 PF 한도에 포함시키면서 향후 부동산금융 관리 수준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2021년 이전에 투자한 브릿지여신은 캐피털사의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 남아 있다.

최근 빠르게 침체되고 있는 분양경기를 감안할 때 부실 가능성이 있는 부동산금융에 대한 사전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위험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 부여, 한도 설정 등을 통해서 업권 관리 수준을 높일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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