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재외동포는 얼마나 되고 어느 나라에 많이 나가 있는가? 이제 전 세계가 지구촌화 되면서 재외동포의 수와 상호협력 방안 등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우선 법적으로 재외동포(在外同胞, Oversea Koreans)란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자 또는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이를 “재외국민”이라 함)와,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포를 포함) 또는 그 직계비속(直系卑屬)으로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자(이를 “외국국적동포”라고 함)를 말한다. 여기서 직계비속은 아들딸, 손자손녀, 증손자, 증손녀까지를 말한다.
재외동포는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를 말하며, 재외국민은 외국에 살고 있는 국민으로 대한민국 여권을 사용하고, 한국 대선, 총선 등 투표도 재외국민으로 투표한다. 그러나 외국국적동포는 한국인이었다가 그와 그 직계자손이 외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으로, 외국 여권을 사용하는 사람들로서 한국의 대선, 총선 등에서 투표할 수 없다. 이들은 외국인이므로 해당 국가에서 해당 국가의 선거에 참여한다.
재외동포청 자료에 의하면 2023년(2022년 12월 31일 기준) 재외동포는 193개국에 흩어져 있으며, 그 총수는 7,081,510명으로 700만 명을 약간 상회한다.
이 중 외국국적동포는 4,613,541명이고, 재외국민은 2,467,969명이다. 193개국 중에서 3만 명 이상인 재외동포 다수 거주 국가의 수는 14개국으로 그 현황은 <도표 1>과 같다.
동포의 수를 지역별로 나누고, 2017년과 2023년을 비교하여 보면 <도표 2>를 얻는다. 재외동포의 수는 2017년 7,439,579명에서 2023년 7,081,510명으로 4.8% 감소하고 있다. 감소폭은 동북아 지역인 중국(17.2% 감소)과 일본(2.0% 감소)에서 큰 편이며, 북미 지역인 미국(4.9% 증가)과 캐나다(2.7% 증가)에서 증가하였고, 유럽(2.3% 증가)에서 증가하였다.
기타 지역인 중남미(3.8% 감소), 아프리카(3.7% 감소) 등에서는 약간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중동(23.3% 감소)에서는 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재외동포의 수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 증가하고 있고, 동북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에서 감소하고 있다.
재외동포 193개국에 700만명
이번 총선에서는 재외국민 투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재외국민 투표권이란 2009년 2월 12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재외국민에게 부여된 투표권이다. 재외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 영주권자와 선거 기간 중 국외 체류 예정자 또는 일시 체류자를 포함한다. 영주권자는 거주국으로부터 영주권 또는 이에 준하는 거주목적의 장기체류 자격을 취득한 사람과, 영주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을 포함하며, 국내에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들이 해당된다.
국외 일시 체류자는 국내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으나 여행·학업·업무 등의 목적으로 해외에 체류하는 사람으로서 국내에서 투표할 수 없는 국외 체류자도 여기에 포함된다.
4·10 총선에서 재외국민 투표권자는 선거인 등록 신청 및 국외 부재자 신고를 해야 하며, 신고 기간은 선거일 전 150일부터 선거일 전 60일까지이다. 중앙선관위에 의하면 이번 총선에서 재외국민 투표권자는 197만4375명으로, 이 중에서 선거 전 공관에 유권자등록을 한 신청자(재외 등록 유권자)는 14만7989명이며, 이는 총 재외국민의 7.5%에 해당한다.
이들은 전 세계 115개국(178개 재외공관) 220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실시한다. 재외 등록 유권자는 미국(3만3000여 명)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일본(2만4000여 명)과 중국(1만7000여 명)이고, 뉴질랜드도 1564명이나 된다. 재외 등록 유권자 투표는 한국시간으로 3월 27일부터 5월 1일까지이다.
중앙선관위는 4월 2일 현재 이번 총선의 재외선거 투표율은 재외 등록 유권자 중에서 9만2923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투표율 62.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재외국민 유권자(197만4375명) 중 실제 재외국민 투표에 참가한 투표권자(9만2923명)은 4.7%에 지나지 않는다. 역대 재외선거 투표율은 대체로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해외에서 투표가 끝난 투표용지는 외교 행낭을 통해 국내로 이송된다. 인천공항에서 각 당 추천 참관인이 입회한 가운데 투표 봉투를 확인한 뒤 각 지역 선관위로 이송돼 10일 국내 투표와 함께 개표된다.
역대 재외선거 투표율 현황을 살펴보면 <도표 3>과 같다. 재외선거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역대 총선 재외선거 투표율은 19대 45.7%, 20대 41.4%, 21대 23.8%였으나 이번 22대에서는 62.8%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그러나 등록 유권자 수가 총 재외국민의 7.5%에 지나지 않으므로, 실제 높은 투표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인터넷을 활용하거나 우편 접수 혹은 대리자를 통해 재외 유권자 등록이 가능해졌지만, 재외선거의 낮은 등록률은 무엇보다 현재 채택하고 있는 방문 투표 방식에 기인한다.
재외국민 유권자는 전 세계 180여개국에 펴져 있지만 투표소가 설치된 국가는 115개국뿐이고, 투표소는 220개에 불과해서 실제로 유권자가 투표소를 방문하기는 어려움이 많다. 이처럼 재외선거가 지구촌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실시되는 현실 속에서 방문 투표만으로는 재외국민의 참정권을 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재외국민 대표성 문제가 거론된다.
254석의 지역구 선거에서 재외동포 출신 후보는 단 1명에 불과하고, 46석이 걸린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재외동포를 대표하는 후보가 단 1명이 없다는 사실은 개선돼야 할 문제이다.
700만이 넘는 재외동포의 역할은 국가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들은 전 세계에 퍼져 있으며, 모든 지역의 특수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 학문 분야에서도 높은 지적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들과 긴밀히 협조하는 체제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국가 발전에 매우 유익하다. 정치, 경제, 산업, 문화, 교육 등 많은 분야가 있으나 필자가 잘 알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만 소개하기로 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재외동포와의 관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외교부, 산업통산자원부 등과 관계가 있으나 과기부 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재외 과학기술자와의 교류 및 지원은 현재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와 한국연구재단이 맡아보고 있는데, 과총을 살펴보면 <도표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계 한민족 과학기술 교류 촉진, 국내외 한국과학기술자 상호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과학기술 교류 활성화, 민간 차원에서의 남북한 과학기술 교류·협력 추진 등이다.
재외동포를 위한 과총의 주요 사업 내용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꼽을 수 있다. 우선적으로 재외과협 육성 지원으로 해외동포 고급 과학두뇌의 효과적인 활용과 선진과학기술 교류 거점 확보를 위해 외국에 있는 18개국 재외 과학기술자협회(과협)에 사업비나 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대표적인 재외 과협으로는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재미한인과협, KSEA)이다. 재미한인과협은 오래전 1971년 설립돼 현재 약 7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70개 지역 지부, 33개 분과별 협력 전문단체로 구성된 재외한인과협 중 최대 규모의 협력 네트워크로, 우수 과학기술 인력이 재미한인과협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번째로, 재외한인 과학기술 학술대회 개최 지원이다. 국가별, 대륙별 재외한인과학기술 학술대회를 지원하여 국내외 과학기술자 간의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대표적인 학술대회로는 한·미학술대회(UKC), 한·캐나다학술대회(CKC), 한·유럽학술대회(EKC), 한·아시아학술대회(AKC) 등이 있다. 세 번째로, 한민족청년과학도포럼(YGF)을 지원한다. 이 포럼은 2002년부터 시작된 포럼으로 2∼3세대 동포 청년과학기술자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과학기술 상호교류 및 유대감을 고취하고자 하는 포럼이다.
네 번째로, 남북민간과학기술협력 사업으로, 남북민간과학기술교류추진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남북공동학술회의 개최, 남북과학기술 조사연구 등을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최근 남북의 경색 관계로 활발하지는 않으나 장기적으로는 준비해야 할 사업이다.
해외 우수인재 발굴 유치 협약 체결
지금은 과학기술력이 한 국가의 중요한 경쟁력이며, 과학기술력은 우수 인재가 좌우한다. 재외동포 중에서 뛰어난 한인 과학기술자들은 인재 전쟁 시대에 소중한 인적 자산이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 정부의 인사혁신처가 재미한인과협과 인재 발굴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인사처는 작년 5월 17일 재미한인과협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우주 항공, 생명공학 등에서 해외 인재를 발굴하고 유치하기 위한 ‘해외 우수인재 발굴 및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 있는 한미과학협력센터(KUSCO)에서 체결했다. <도표 5>가 체결 후의 사진으로, 왼쪽부터 다섯 번째가 그 당시 재미한인과협의 회장 김영기 교수이고, 여섯 번째가 인사혁신처 김승호 처장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국으로 앞으로 5위권 안으로 치고 나가기 위해서는 700만 재외동포 중에서 뛰어난 우수 인력을 발굴하여 이들이 한국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인재 발굴과 활용이 재외동포청이 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이다. 아무쪼록 국내 한국인 5200여만 명, 재외동포 700여만 명, 합쳐서 약 8000만 명이 힘을 합쳐 미래를 향해 달려 나감으로써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국으로 우뚝 서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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