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Insight] 정치 지도자와 경제 정책
[미래 Insight] 정치 지도자와 경제 정책
  • 최광 미래한국 편집고문 / 전 복지부장관
  • 승인 2024.10.0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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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 경제의 전반적 장기적 방향에 대해서는 정치지도자의 이념과 결단이 큰 역할을 한다.
정치지도자들이 확고한 신념하에 경제정책을 추진할 때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고 또한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진다.

정권과 관계없이, 여·야 관계없이 역사적 통찰력이 부족해 지도자들이 나라를 잘못 이끌어 왔다.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위대한 지도자와 나라의 번영은 언제나 함께 했다.지도자는 시대정신을 창출해 국민을 앞에서 끌고 나가는 사람[leader]이어야지 오늘날 우리와 같이 국민의 눈치를 보는 추종자[follower]이어서는 참으로 곤란하다.

한 사회 경제의 전반적 장기적 방향에 대해서는 정치지도자의 이념과 결단이 큰 역할을 한다. 정치지도자들이 확고한 신념하에 경제정책을 추진할 때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고 또한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진다.

영국이 쇠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대처 총리의 뚜렷한 이념과 결단 때문이었고, 뉴질랜드가 과감한 경제개혁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지도자들의 이념과 방향이 뚜렷하고 굳건했기 때문이다. 개혁 개방 이래 중국이 잘 나가는 것은 중국 지도자의 지도력 덕분이다. 사실 박정희, 전두환 두 대통령 시대에 우리 경제가 잘 나갔던 것은 경제에 관한 두 분의 신념, 결단, 지도력 때문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국민들은 지도자에게 경제 우선주의를 주문하는데 이는 굉장히 잘못된 주문이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지도자들이 약속하는데 경제는 지도자에 의해 인위적으로 살아나는 대상이 아니다. 낮은 세금, 정부 보조, 행정 지도, 낮은 이자율, 동반성장, 친서민으로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그 역은 사실이어서 잘못된 지도자, 잘못된 정책이 경제를 망치기는 쉽게 한다.

영국병을 치유한 마가렛 대처 총리

우리 국민들이 편하게 살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위정자들이 정치권력을 놓고 벌이는 추악한 정치게임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를 멀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통령이 정치를 싫어하고 멀리한데서 발생했다. 대통령은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최고 정치지도자다. 그가 정치를 모르겠다고 하면 누가 이 나라의 정치를 책임지는가? 정치를 휘어잡고 안정시켜야 리더십이 확립되고 리더십이 확립돼야 국가가 방향 감각을 갖고 경제가 돌아간다.

정치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한마디로 국민이 잘 살고 편안하게 사는 것에 대해 시대정신을 창조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낮은 자리라도 공직에 나가면 희생과 봉사가 모두이다. 최고의 공직자인 대통령은 땀과 눈물과 피를 쏟아내며 국가에 봉사해야 한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도록 국민들에게 담대히 요구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

경제정책에서 정치지도자의 책임과 역할은 참으로 크다.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이다. 하나는 우리 경제의 각종 구조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민을 설득시키는 정치적 결단을 이뤄 내거나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제 다시 지도자를 선택하는 계절이다.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장기 저성장은 만병의 근원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만병의 근원이 사실 경제의 저성장에 있다. 높은 청년 실업과 전반적 고용사정 악화, 소득 양극화, 가계부채 증대와 하우스푸어, 저소득층의 생계 곤란, 자영업자의 증대와 부도,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 현안의 모든 문제가 경제성장률이 3%대로 하락한 결과이다. 만약 우리 경제가 매년 5%대 이상으로 성장하면 현안 문제들이 거의 모두 사라질 것이다.

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가? 오늘의 문제는 활력이 넘쳐야 할 기업이 탈진한 상태이고, 수동적 입장이어야 할 정치와 정부가 지나치게 적극적인 데 있다. 기업의 자율성을 제약하면서 경기를 부양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겠단다. 평준화를 강조하면서 세계 일류가 되겠단다. 정치인들은 권력 쟁취에 혈안이 돼 이전투구하면서 그리고 정부 스스로 만인에 대한 싸움을 걸면서 소비자와 기업가의 심리 안정을 기대한단다.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만병의 근원이 사실 경제의 저성장에 있다

저성장의 늪과 작금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남은 물론 앞으로 우리 경제를 튼실하게 하기 위한 길은 너무나 간단하다. 그것은 근로자가 더 열심히 일하고, 가계가 더 많이 저축하고, 기업이 더 투자해 경제 전체로 생산력이 확대되는 것이다. 또한 반듯한 지도자, 올바른 의식, 훌륭한 제도의 확립을 통해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가 번창하는 길은 딱 하나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세계의 자본과 기술이 대한민국으로 와서 사업을 하도록 그리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사업을 펼치도록 세계 최고의 사업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지난 10년 간 기업의 시설투자는 불변가격 기준으로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이다. 국가경쟁력 강화, 성장기반 확충, 고용 창출을 외치면서 기업의 시설투자 부진을 방치한 채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경제정책의 초점을 기업의 투자 활성화에 맞추자. 국내의 자금이 국내에 머물고 더 나아가 세계의 자본과 기술이 대한민국에 마음껏 투자되도록 여건을 확실히 만들자. 투자는 기업이 한다.

기업이 원하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투자를 한다. 설비투자의 활성화와 외국 자본과 기술의 국내 유입은 나라 전체가 경제 특구화가 되면 가능하다. 국내 기업의 투자 확대는 물론 세계의 우량 기업인 포춘(Fortunes) 500대 기업이 대한민국에서 투자를 하도록 하기 위해 국운을 건 결단과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최광 미래한국 편집고문 / 전 복지부 장관
최광 미래한국 편집고문 / 전 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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