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숙의 호스피스이야기 1.
최화숙의 호스피스이야기 1.
  • 미래한국
  • 승인 2002.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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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오늘은 왜 이렇게 아무도 안 오는 거야!”
▲ 최화숙 경인여대 교수(간호학)
“아이, 오늘은 왜 이렇게 아무도 안 오는 거야!” 이 말을 마지막으로 동식(가명)군은 떠나갔다. 진눈깨비가 어지럽게 흩날리던 날에 19세의 동식군은 그날따라 이모도, 친구들도, 호스피스 선생님도 왜 아무도 안 오냐고 하면서 어머니 혼자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했다. 청소년국가대표 농구선수로 발탁되었으나 골수암에 걸려 중도 하차하고, 지난 2년간 투병끝에 호스피스에 의뢰되어 불과 한달 남짓 지내던 외아들 동식군은 부모님만 남기고 그렇게 갔다. 월드컵 기간이라 건장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달리는 모습을 보며 병으로 누워있던 동식군이 얼마나 달리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인 동식군의 나이가 한창 세포분열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인지라 암세포의 분열에 따른 병의 진행 속도 역시 몹시 빨랐다. 호스피스팀의 의사가 두 번이나 방문하여 흉수천자(흉곽에 고인 물을 뽑아주는 것)를 해주었는데 나중에는 비강 안에까지 암세포가 전이되어 호흡이 곤란해졌다. 그런 중에서도 동식군은 이모와 장난을 치거나 친구들과 농담을 하며 꿋꿋하게 견디고 있었는데 하필 마지막 날에는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필자는 전 날 방문하였었기에 그 날은 갈 예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랜 호스피스 사역의 경험을 통해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이런 궂은 날에는 동식군과 같은 환자가 사망하기 쉽다고 생각되어 일정을 바꾸어서 동식군의 집으로 갔었다. 그날따라 교통체증이 심해 평소보다 시간이 두 배는 더 걸렸는데 도착해보니 동식군이 마악 하늘나라로 떠나고 난 뒤였다. 필자를 본 동식군의 어머니는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그 말을 들려주었다. “아이, 오늘은 왜 이렇게 아무도 안 오는 거야!” 떠나기 전에 누군가와 만나고, 함께 있고 싶어했던 그 마음을 채워주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가슴속으로 밀려왔다. “미안해, 내가 좀 더 빨리 왔어야 하는 건데…” 하늘을 쳐다보며 먼저 떠난 동식군에게 사과하면서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야 말았다.경인여대 교수(간호학) 월드컵 기간이라 건장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달리는 모습을 보며 병으로 누워있던 동식군이 얼마나 달리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인 동식군의 나이가 한창 세포분열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인지라 암세포의 분열에 따른 병의 진행 속도 역시 몹시 빨랐다. 호스피스팀의 의사가 두 번이나 방문하여 흉수천자(흉곽에 고인 물을 뽑아주는 것)를 해주었는데 나중에는 비강 안에까지 암세포가 전이되어 호흡이 곤란해졌다. 그런 중에서도 동식군은 이모와 장난을 치거나 친구들과 농담을 하며 꿋꿋하게 견디고 있었는데 하필 마지막 날에는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필자는 전 날 방문하였었기에 그 날은 갈 예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랜 호스피스 사역의 경험을 통해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이런 궂은 날에는 동식군과 같은 환자가 사망하기 쉽다고 생각되어 일정을 바꾸어서 동식군의 집으로 갔었다. 그날따라 교통체증이 심해 평소보다 시간이 두 배는 더 걸렸는데 도착해보니 동식군이 마악 하늘나라로 떠나고 난 뒤였다. 필자를 본 동식군의 어머니는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그 말을 들려주었다. “아이, 오늘은 왜 이렇게 아무도 안 오는 거야!” 떠나기 전에 누군가와 만나고, 함께 있고 싶어했던 그 마음을 채워주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가슴속으로 밀려왔다. “미안해, 내가 좀 더 빨리 왔어야 하는 건데…” 하늘을 쳐다보며 먼저 떠난 동식군에게 사과하면서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야 말았다.경인여대 교수(간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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