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러-유럽 삼각관계 주시
중국, 미-러-유럽 삼각관계 주시
  • 미래한국
  • 승인 2002.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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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용 대만 국립정치대 정치학 박사,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역임, 중국 전문가
지난 6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는 ‘상하이 협력기구’(SCO) 6개국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 기구는 중-러 관계를 기반으로 카자크스탄 등 중앙아시아 4국이 참여하는 지역협력기구다. 중국이 이 기구를 구상하게 된 배경에는 중-러 관계를 하나의 축으로 발전시키려는 의도가 작용했다. 그동안 중국외교는 주로 쌍무적인 발전을 위해 국제기구나 지역기구에 대해서도 참여는 하되 전면에 주도적인 역할은 회피해 왔다. 그러나 ‘상하이협력기구’에서는 예외적으로 적극적이다. 특히 대미관계가 기복이 심하고 불안정 했던 점, 정치-경제적으로 지나치게 태평양지역 국가에 편중된 점, 미래의 자원개발을 위해서 러시아-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강화가 필요했던 점에서, 중국으로서는 상하이협력기구와의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중국은 ‘미래의 배후지’의 자원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시베리아의 동광산 개발, 가스전개발 사업 등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가 중국인들이 써야 하는 미래의 거대한 석유-가스 매장지라는 점에서 이 지역개발을 선점할 필요가 있었다.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장쩌민 주석의 표정은 밝지 않다. 러시아가 나토에 편입, 유렵권 국가로 ‘변신’하고 있고, 푸틴의 관심이 ‘상하이협력기구’에서 떠났기 때문이다. 푸틴의 협력 없이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유지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푸틴은 지금 미국-유럽과의 관계 재정립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유럽-러시아 삼각관계의 정립을 통해 경제를 ‘재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푸틴이 러시아 나토편입 여부는 일종의 ‘거래’인 것이다. ‘유럽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신 러시아경제의 시장경제권 편입과 상응하는 경제협력과 지원을 얻자는 것이다. 푸틴은 서방 자본으로 탄력이 붙기 시작한 중국경제에서 크게 자극을 받고 있다.최근 러시아는 중국을 협력의 동반자로 보기보다는 경쟁자로 보는 경향이 있다. 러시아의 시장화전략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그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경제에서 아시아 비중이 크지 않고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매우 제한적인 점도 푸틴이 유럽과의 관계강화를 서두르는 요인이다. 푸틴은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상하이협력기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비현실적이라 판단하고 있다.러시아의 유럽권 편입 배경지난 5월 부시대통령의 유럽 방문에서 이미 예상했던 거대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시와 푸틴은 모스크바에서 반테러, 군축 등 광범위한 문제를 협의하고 미-러 공동성명을 발표했다.5월 28일에는 로마 교외의 한 공군기지에서 첫 ‘20시스템’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나토와 러시아 외무장관은 레이캬비크에서 회담을 갖고 ‘나토-러시아 이사회’(NRC)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20시스템’의 정상회담은 ‘로마선언’을 발표하고 NRC의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러시아는 브뤼셀에 상주 대표부를 두고 나토와 동등한 자격으로 한 달에 한 번씩 회담을 갖게 됐다. 그동안 러시아는 나토와의 관계를 불신해 왔다. 나토회원국들도 러시아가 기존의 동맹국가간의 불화를 부축이거나, 나토의 군사작전을 방해하는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경계해 왔다. 그래서 러시아의 참여 범위를 제한했고, 관계가 악화될 경우 러시아가 나토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5월 28일 로마회의에서 푸틴에 대한 예우는 달라졌다. 모든 회원국 원수들과 같이 알파벳순에 따른 자리가 배정됐다. 지난 5월 유럽연합(EU)은 모스크바 선언에서 러시아에게 ‘시장경제국지위`를 부여키로 결정했다. 미국도 이같은 지위를 부여할 것인지 여부를 발표하도록 했다. 이것은 러시아의 시장경제권 편입을 의미하는 것이며, WTO가입과, 서방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는 것이다.러시아의 시장화정책과 서방의 경제협력은 급증할 것이며, 러시아경제가 획기적으로 성장될 것이다. 중국은 이 점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변화 속의 불변 요인중국은 미-러관계의 접근과 유럽편입에 대해 냉정한 눈으로 관찰하고 있다. 경제협력의 한계와 양측간의 의견차이와 갈등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인민일보는 이런 상황을 “가까워지기는 하지만 얽매이지는 않는다”(而不)라고 표현하고 있다. 신뢰구축 실험을 위해서 상당기간 동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나토편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밖의 동맹’(城下之盟)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 나토가 ‘20시스템’ 속에서 러시아의 지위를 인정한 것은 서로 상대를 이용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중국은 미-러-유럽의 삼각관계속에서 미국이 단극체제속에서의 일방적 ‘편의’주의를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반테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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