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금기 ‘반(反)유대정서’ 논쟁
총선 앞두고 금기 ‘반(反)유대정서’ 논쟁
  • 미래한국
  • 승인 2002.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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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봉 베를린 자유대 대학원 졸업, 미래한국신문 이사, 편집위원
자민련 의원의 이스라엘 비판 파동현재 독일정계는 사민당(SPD), 기독연합당(CDU) 등 주요 정당들이 9월 총선에 대비해 다각도의 선거전략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녹색당을 탈당하고 자민련(FDP)에 입당한 카르슬리 의원이 “이스라엘 샤론 총리의 팔레스타인 정책은 과거 나치의 정책과 비교할 만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카르슬리의 발언은 즉각 독일 유대인 중앙협의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나치시대의 만행을 사죄하고 오늘날의 독일을 이끌어온 여러 지식인들의 비판을 초래했다. 현 노드라인 베스트팔렌 주 의원인 카르슬리를 제명하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고 한 연구소가 조사한 지지율 추이에서도 자민련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베스터벨레 자민련 총재는 카르슬리 의원의 제명을 고려하게 되고 부총재이자 노드라인 베스트팔렌 주 자민련 의장인 묄레만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묄레만 의장은 카르슬리의 발언이 전혀 근거없는 것이 아니라며 “오늘날의 반(反)유대정서는 이스라엘 샤론 총리나 독일 유대인 협의회 지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두둔하고 나섰다. 자민련 원로인 함 브뤼허 여사는 묄레만 부총재의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비난하고 그가 사과하지 않는다면 본인이 탈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민련 명예총재인 람스도르프도 묄레만 부총재의 입장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결국 베스터벨레 총재는 묄레만과 카르슬리에게 6월 10일까지 문제를 해결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고 카르슬리 의원은 지난 6월 6일 스스로 탈당을 결정했다. 그리고 묄레만 부총재도 당 총재의 뜻을 따라 유대인 중앙협의회에 사과함으로 권력투쟁으로 까지 비화됐던 당내 문제가 일단락됐다.자민련의 이러한 반(反)유대정서는 9월 총선을 겨냥한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독일민족에게 영원한 금기였던 반 유대정서에 무조건 얽매일 수 없다는 최근 독일인의 변화되는 의식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 5월 주 선거에서 묄레만이 이끄는 노드라인 베스트팔렌 주 자민련이 9.8 퍼센트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이에 대한 반증이라고 보고 있다.묄레만은 자민련이 3당의 지위를 굳히고 사민당이나 기독연합당에 버금가는 국민의 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독일인 후세들의 정서와 관심을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보수우파들의 약진도 이러한 묄레만의 선거전략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현재 묄레만의 강공이 베스터벨레 총재에 의해 저지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프로젝트 18’을 선거전략으로 채택해 지지율 20퍼센트에 육박해보자는 자민련의 선거전략이 어떤 방법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게 될지 궁금하다. 묄레만을 둘러싼 공방이 그의 사과로 일단락된 것처럼 여겨질 즈음 묄레만은 독일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과는 유대인 협의회 부회장 프리드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혀 반유대정서를 둘러싼 공방은 언제든지 재연될 소지를 안고 있다. 유대인 중앙협의회는 자민련 당사로 모여 자민련의 선거전략은 반유대정서를 통한 득표전략이라는 점을 드러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유대인에 대한 비판을 반유대주의로 몰아붙여 무조건 금기시하는 모순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묄레만의 외침이 어떤 반향을 보일지 궁금하다.언론재벌 레오 키르히의 꿈이 깨지다.레오 키르히는 1956년 필름영상 판매회사를 설립한 이후 유선방송 텔레클럽, 프로지벤(Pro 7), 프레미어(Premiere) 등과 국제 스포츠 중계권 판매사 ISPR를 설립했다. 1996년에는 2002년 한국 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 중계권도 키르히 그룹이 획득해 놓았다. 이런 언론재벌을 꿈꾸던 레흐 키르히가 올해 4월 부도신청서를 제출하고 말았다. 수십억에 달하는 채무가 뮌헨의 언론재벌의 꿈을 산산이 부서뜨리고 만 것이다. 키르히 그룹의 도산은 독일 경제사에 있어서 가장 큰 규모의 기업도산으로 기록되고 있다. 은행의 채무액이 66억9500만 유로(한화 7조7천억원 규모)에 달하며 바이에른 주립은행이 19억 유로, 도이치 뱅크가 7억 유로의 차관을 제공하는 등 대부분의 주요 은행들이 관련돼 있다.이렇듯 키르히 그룹은 해체되어가지만 평소 그의 카리스마적 기업 능력은 인재관리에서 나타났다. 키르히 그룹 산하 ‘TV 베를린’ 방송국 사장인 게오르그 가프론은 최근 그룹 도산에 대한 발언에서 “레오 키르히와 같은 기업인과 함께 침몰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는 커다란 명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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