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극복하고 재기무대 ‘감동’… “난치병 환자들에게 완치 희망주고 싶어”
암 극복하고 재기무대 ‘감동’… “난치병 환자들에게 완치 희망주고 싶어”
  • 미래한국
  • 승인 2008.03.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피아니스트 서혜경 씨
“피아노 칠 수 있음에 감사”4월 코리안심포니와 협연“나는 사는 것이 좋아요. ‘죽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늘 교통사고가 날 수도 있고, 삶은 당연한 게 아니에요. 매 순간순간을 감사하며 살아야 해요.”지난 1월 22일, 1년여 간의 암 투병생활을 이겨내고 열정적인 재기무대를 가진 피아니스트 서혜경 씨.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 3번을 말 그대로 ‘혼신을 다한’ 연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어릴 때부터 피아노 신동으로 알려졌던 서 씨는 1980년 동양인 최초로 부조니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두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도약했다. 1988년 카네기홀이 선정한 ‘올해의 세계 3대 피아니스트’의 한 사람이자 스타인웨이 본사에 사진이 걸려 있는 유일한 한국인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화려한 경력을 쌓아오던 서 씨는 2006년 9월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피아니스트에게 생명과도 같은 오른팔을 쓰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7명 중 5명의 의사가 피아노를 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제가 피아노 때문에 살잖아요. ‘피아노의, 피아노를 위한, 피아노에 의한’ 삶이었는데, 그때는 ‘피아노가 중요한 게 아니다. 네 건강이 중요하다’는 어머니의 말이 위로가 안 됐어요.” 인터뷰에 동석한 어머니 이소윤 씨는 딸의 완쾌를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누구나 잘 되면 교만해질 수 있잖아요.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낫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이 아니라 더 겸손해져서 하나님의 도구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서 씨는 생명과 피아노,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았다. 8차에 걸친 항암치료와 33번의 방사능 치료를 거쳐 ‘완쾌’ 판정을 받았다. 방사선 치료가 끝난 지 3개월도 채 못 되어 서 씨는 무대에 섰다. 어머니의 표현처럼 서 씨는 “더 많이 겸손해지고 더 많이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수술한 쪽 팔로는 핸드백도 들지 않을 만큼 조심해야 할 때, 90분의 피아노 연주회를 가졌다. 음표로 7만 개 분량의 ‘중노동’이다. “‘나는 해낼 것이다’라고 결정하고 해냈어요.” 스피드와 파워풀한 테크닉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그녀는, 이 무대에서 더 깊고 아름다워진 연주를 선보였다. 앵콜곡으로 서 씨는 조명을 끄고 쇼팽의 녹턴을 연주했다. 한 관객은 “피아니시시모(아주 여리게)의 소리로 어떻게 그렇게 넓은 홀을 가득 채우고 내 귀를 가득 채울 수 있는지 불가사의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재기 무대의 성공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로 정신없이 바빴던 서 씨는 오랜만에 휴가를 갖고 뉴욕에 머물다 얼마 전 대통령 취임식 참석 차 다시 귀국했다. 그녀는 성차별을 극복하고 성공한 인물로 초청받았다. 4월에는 코리안심포니와 ‘황제’를 협연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서 씨의 피아노 소리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레코딩 작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여전히 재발 위험을 안고 있지만 그녀는 “피아노를 얼마든지 칠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한다”고 말했다.서 씨는 소련이 무너지기 전인 1988년 모스크바 필하모니와 협연하면서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꿈)를 연주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세계평화의 꿈을 위해 연주했다면 지금은 새로운 꿈이 있다. 모든 난치병 환자들의 완치에 희망을 주는 것이다. “예전에는 세기적인 피아니스트를 목표로 했고 이룬 것도 많죠. 암 발병되기 전보다 지금 오히려 더 감사해요. 음악은 국제적 언어에요. 피아노를 통해 아름다운 소리를 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습니다.”글/김정은 기자 hycile@futurekorea.co.kr사진/황성일 기자 hsi770@hanmail.net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