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교수들의 성적표, 수업평가제도
미 대학교수들의 성적표, 수업평가제도
  • 미래한국
  • 승인 2008.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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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레이더]
수업의 질적 향상, 학생 강의 선택 폭 넓어져객관·정확성 기준이 관건, 교수 인기도 측정 우려‘러브스토리’의 작가 에릭 시걸이 쓴 ‘하버드동창생(The Class)’을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작품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테드 램브로스는 하버드대의 정교수가 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거는데 그는 이 대학의 조교로서 첫 학기 강의를 마친 후 이른 새벽에 변장을 하고 대학신문 진열대를 찾는다. 신문에 나온 학생들의 수업평가 결과를 가장먼저 보기 위해서다. 이 장면의 배경은 비록 수십 년 전이긴 하지만 이 같은 모습은 오늘날 미국 캠퍼스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다. 교수들은 매학기 말 학생들로부터 좋은 강의평가를 받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정교수가 아닌 강사나 부교수들일수록 이런 경향이 더한데, 학생들의 평가가 그들에 대한 대학당국의 평가와 승진심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학생들이 수업평가서를 제출하는 학기 말 마지막 수업에 초콜릿 케이크를 사오면서 학생들의 기분전환을 유도하는 교수도 봤다. ‘초콜릿 성분이 수업평가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농담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우리 나라 대학캠퍼스에서도 곧 이러한 흐름이 생기게 될 것 같다. 서울대의 경우 금년부터 총학생회가 중심이 돼 수업평가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한다. 이 대학 MBA 전문대학원은 이미 작년부터 수업평가제도를 실시했으며 연세대와 고려대 대학원들도 다음 학기부터 수업평가를 공개한다고 한다. 동국대는 금년 초 1,000여 명의 교수 전원에 대한 강의평가를 실명으로 공개했다. 수업평가제도에는 장단점이 따른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수업의 질적 향상일 것이다. 이 점에서도 논쟁이 있을 수 있겠지만, 교수들의 경쟁력을 유지시키고 끊임없이 연구, 발전하도록 자극함으로써 수업내용이 보다 알차게 되고 그들의 실력을 최대화시킨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학생들이 시험과 리포트 작성 등의 과정을 통해 보다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 보다 높은 수준의 강의를 바라고 자신에게 적절한 수업을 찾고자 하는 교육의 ‘소비자’인 학생측에서 보면 수업평가제도는 고마운 제도가 아닐 수 없다. 한편 강의평가가 스승과 제자간의 전통적 관계와 참교육을 파괴하고 그 신빙성에도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측면이 있다. 교수들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가 얼마나 객관성과 정확성이 있는지, 수업의 내용보다 교수 인기도의 측정이 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수업평가가 궁극적으로 수업의 질적 향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1920년대에 이미 수업평가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나와 있을 정도로 찬반론의 역사가 깊다. 강의평가를 오랫동안 각 대학별 또는 각 교수의 재량에 맡겨왔지만 1970년대부터는 거의 전국 대학 차원에서 실행해 오고 있으며 1980년 전후로 완전히 정착되었다. 수업평가가 더 이상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수강신청, 학점제 등과 같이 대학교육과정의 절차가 된 것이다. 보스턴=김범수 특파원 bumsoo@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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