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대책에 대한 우려
경제위기 대책에 대한 우려
  • 미래한국
  • 승인 2009.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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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를 맞아 정부는 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다. 문제가 복잡한 만큼 문제의 진단에 충분한 시간이 할애되어야 하고 문제의 해결이 어려운 만큼 충분한 토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이러함에도 정책당국은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정책결정에 필요한 과정을 충분히 여과하지 못한 채 연일 대책발표에 급급하다. 어느 경우에나 문제의 해결에는 문제의 원인에 대해 제대로 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작금 우리 경제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어느 당국자도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 더욱 경제 주체인 개인과 기업이 이를 공통적으로 파악·인식하고 있지 못하다. 저금리·재정지출 정책은 경제가 정상적일 때 효과미국의 경우 부동산 거품에서 금융위기로 이어진 후 실물경제 후퇴로 진행되어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에 봉착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정부의 정책실패가 그 근원이라는 것이 공통적 진단이다.우리 경제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며 과연 예기치 못했던 돌발 사태인가? 부동산 거품 때문인가? 세계경제의 침체에 따른 수출부진 때문인가? 일부 산업의 문제 때문인가? 우리 경제의 전반적 경쟁력 약화 때문인가? 이전 정부의 정책 잘못 때문인가? 예기치 못했던 것이 아닌 것은 당국의 설명 없이도 확실하다. 도대체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당국이 명쾌히 설명한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어느 것 하나 합목적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처방을 너무 쉽게 내리고 있다.돈을 풀고 금리를 낮추면 경기가 살아나는 것은 기본 이치다. 이는 경제가 정상일 때만 그러하다. 재정지출 증대와 낮은 이자율만으로 죽은 경기를 살릴 수 있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복잡한 경제이론은 또 왜 필요하랴? 우리 나라도 다른 나라처럼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리고 있다. 그것도 흥청망청 늘리고 있다. 일자리 창출, 녹색 뉴딜, 신산업 육성 등의 명목으로 제약 없이 지출을 늘리고 있다. 진정한 고용창출은 정부의 재정지출이 아니라 민간의 신규투자에 의해 일어난다. 지난 외환위기 때도 일자리 창출을 빌미로 엄청난 재정을 투입했지만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진 사례가 없다. 지금 같이 재정지출이 비효율적인 곳에 투자될 경우 생산구조가 왜곡되고 경제의 전반적 생산성이 저하되어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현 상황에서 낮은 이자율은 또 다른 침체를 준비하는 것과 다름 없으므로 이자율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 저금리정책은 유동성 수요에 맞춰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지 경기부양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과잉 유동성이 오늘 위기의 중요한 원인인데 계속 유동성을 확대하면 조만간 예상되는 지금의 유동성 과잉공급 부작용을 잘 막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수출기업과 중소기업이 은행 대출을 받을 때 신용보증기관에서 100% 보증을 서는 조치가 발표되었다. 돈맥경화를 풀려는 고육지책이지만 원칙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2001년 벤처기업 지원 시 보증확대 정책을 폈다가 신보.기보의 보증잔액이 소진됐던 과거 사례와 같이 이 정책도 도덕적 해이를 통해 국민 부담만 키울 것이다. 자유경제체제에 벗어나는 특단의 조치만으로 크게는 경제위기가 극복되고, 작게는 문제로 대두된 하나의 사안이 해결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어려운 국면이라 하더라도 문제를 순리대로, 원칙에 따라, 원천적으로 풀어야지 충격요법으로, 대증요법(對症療法)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진정한 고용창출 되려면 민간 신규 투자 있어야 가능경제에는 우연이 없고 결코 공짜가 없다.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적정 비용을 지불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경제는 선택의 문제이다. 하나의 선택은 다른 것의 포기를 의미한다. 현실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동시에 다 가지려 하고, 그것도 공짜로 다 가지려 한다.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수용해야 하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고 하면 더 큰 문제가 야기된다. 원래 시장경제는 실패를 통해 학습한다. 지금처럼 정부가 돈키호테처럼 해결사로 나서 시장을 대신한다면 정치의 풍요만을 낳을 뿐 경제적 풍요는 더 멀어질 뿐이다. 프리드먼은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책에서 “위기만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온다”고 갈파했다. 위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위기를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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