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선거, 우파세력 부상
이스라엘 선거, 우파세력 부상
  • 미래한국
  • 승인 2009.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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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포커스
▲ ◇리쿠드 당 대표인 베냐민 네탄야후 전 총리의 선거포스터가 붙여지고 있다
이팔평화협상 주력한 이스라엘 중도좌파 세력에 반발 이·팔 2국가수립 지지 오바마 대통령과 갈등 가능성지난 10일 이스라엘 선거 결과는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에 회의적인 우파세력의 부상이었다.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셋’ 120석을 두고 치러진 이번 선거는 중도성향의 카디마 당 28석, 보수성향의 리쿠드 당 27석,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이스라엘 베니테뉴당 15석, 진보성향의 노동당 13석 등의 순서로 끝났다. 어떤 당도 정권을 잡을 수 있는 61석 이상을 차지하지 못해 연합정부 구성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수립을 위한 평화협상을 같이 지지하는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의 카디마 당은 표 결과 1위를 차지했지만 같은 입장의 노동당과 메레츠 당(3석) 등의 지리멸렬로 사실상 연합정부를 구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표 순위는 2위지만 전보다 2배 이상 의석을 늘린 베냐민 네탄야후 전 총리의 리쿠드 당이 연합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스라엘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아랍계 유대인들 내보내야 한다는 극우민족주의적 주장으로 3위로 오른 아비그도로 리버만의 이스라엘 베니테뉴당을 비롯, 우파 계열의 정당들이 의석수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는 그동안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이스라엘 중도좌파 정권에 대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반발이라는 것이 지배적 분석이다.팔레스타인에 땅을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며 평화협상을 거부하는 보수적 리쿠드 당을 탈퇴하고 카디마 당을 창립한 아리엘 샤론 전 총리부터 시작된 이스라엘 평화협상이 실패했다는 비판이라는 지적이다. 샤론 전 총리는 재임 시절 가자지구에서 유대인정착촌을 철수하면서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에 들어갔지만 가자지구가 미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하마스에 넘어가면서 이스라엘로 로켓을 발사하는 위험지역으로 전락하자 이스라엘 사람들의 안보 불안은 커졌다. 샤론 전 총리를 이은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역시 부시행정부와 함께 2007년 11월 아나폴리스 회담을 통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체제 수립을 위해 노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하마스의 미사일 공격이 심화되자 협상으로는 안보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겠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이스라엘에 팽배해진 것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리쿠드 당의 네탄야후가 누구와 연합정부를 구성할 것인지다. 그는 최근 카디마당은 물론, 노동당을 포함한 광범위한 연합정부를 구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네탄야후 전 총리의 리쿠드당은 이팔 평화협상과 유대인정착촌 철수 등에 부정적이고 무력을 사용해 가자지구 내 하마스를 뿌리째 뽑아야 한다는 등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네탄야후 전 총리도 1996년부터 1999년 재임 기간 중 이런 입장을 일관, 당시 이팔 평화협상을 적극 추진하던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네탄야후가 이번에 연합정부를 구성하면 그 때처럼 이스라엘 우파적 입장을 강력하게 펼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수립을 위한 이팔 평화회담을 적극 지지하고 역대 대통령에 비해 팔레스타인에 동정적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을 중동특사로 바로 임명하는 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회담을 통한 이·팔 분쟁 해결이 최우선 외교과제다. 네탄야후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입장을 무시할 수 없다. 이스라엘 국민에게 미국과의 관계는 외교문제가 아니라 국내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이들은 미국만이 이스라엘이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으로 경제·군대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의 지원을 생명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총리가 이렇게 중요한 미국과 관계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이스라엘 국민들은 언제든지 그를 내쫓을 수 있는 분위기다. 네탄야후 본인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과 충돌하면서 양국관계가 어려워지자 1999년 총선에서 패배했다. 그러나 네탄야후와 오바마 대통령의 이·팔 평화협상에 대한 시각차가 커 양측 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상민 특파원 smlee@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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