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에 눈 감는 진보주의자들
인권에 눈 감는 진보주의자들
  • 미래한국
  • 승인 2009.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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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erals Turning Blind Eye to Human Rights)
▲ 클린턴 힐러리 국무장관이 지난 2월 21일 중국에서 원자바오 총리와 면담을 하고 있다
마이클 배론(Michael Baron) 유에스뉴스&월드리포트 선임기고가는 지난 2월 28일 미 보수칼럼 웹사이트인 타운홀닷컴(townhall.com)에서 “오바마행정부 진보주의자들이 전 세계 인권 문제에 눈감았다”며 “진보는 원래 인권에 관심이 많은데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클린턴, 중국 방문 시 경제위기만 앞세워오바마, 취임연설서 인권 간과 충격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번 동아시아 방문 마지막날 미국의 중국정책에서 인권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간단하게 말했다. “이 문제들에 대한 우리의 압박이 전 세계 경제위기와 기후변화위기, 안보위기를 방해할 수 없다.” 그는 이 문제들이 인권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지도 않았다. 실망의 목소리가 미국 국제사면위원회, 자유티베트를위한새로운학생들, 프리덤하우스 등에서 곧바로 터져 나왔다. 미국은 인권과 민주주의 옹호자라는 명성을 포기하는 것인가?클린턴의 이 말은 리처드 닉슨 및 헨리 키신저의 공화당 행정부도 중국을 다룰 때 인권 문제를 부차적인 수준으로 여겼고 과거 중국에 인권을 존중하라는 우리의 요구 대부분이 중국의 무반응과 저항만 가져왔다며 합리화될 수 있다.또 미국경제가 매우 어려워 중국의 계속적인 미국 재무부 채권 구입이 필요한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40년간의 미국 외교정책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클린턴의 말은 거슬리는 것이다. 인권 문제를 두고 폭정에 대해 보다 강하게 압박하지 않는 것과 인권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것은 일방적인 도덕적 무장해제와 같다. 미 외교정책이라는 화살통에서 들어 있는 한 화살은 압박이었다. 때로 헬싱키 협약과 같이 낮은 목소리로, 때로는 “고르바초프 씨, 장벽을 무너뜨려요”와 같이 큰 목소리로 폭정에 인권을 존중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그 화살을 무릎 위로 올려놓고 두 동강 낸 후 버렸다. 그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는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자신을 이긴 한 남자가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고 있다. 바락 오바마는 취임연설에서 인권에 대해 지나가는 말로 슬쩍 언급했다. 그의 지난 2월 26일 상하원 합동 의회연설 중 외교·국방정책에 대한 말은 전체 연설 중 7%에 지나지 않았고 자유는 한번만 언급했다. 그는 1989년 중국 천안문에서 벌어진 민주주의 학생운동에 대한 중국의 탄압을 지지했던 사람을 국가정보회의(NIC) 의장으로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라크 지방선거의 성공에 대해서는 차가운 무관심을 표했다. 이 모든 것은 조지 부시의 2005년 취임식 때 진보그룹들의 반응을 지켜보고 쓴 보수주의 블로거들의 글을 떠올리게 한다. 진보그룹들은 부시가 전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 전파를 말할 때마다 실없이 크게 웃고 야유하며 빈정거렸다. 그들에게 부시는 웃기는 존재였고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그의 외침도 마찬가지였다. 부시가 국내적으로 권위적 통치를 했다며 비난했던 그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확산의 외침에는 경멸만 보냈다. 이런 경멸 이면에는 감춰진 죄의식 같은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시가 진보로부터 인권과 민주주의 이슈를 훔쳐갔다는 생각에 대한 일종의 분노일 수도 있다. 이라크전의 모든 것을 반대하고 비난하려는 생각에서 이라크전 개전 전후 천명된 중동에 민주주의를 확산하겠다는 부시의 목표를 무시해야 하는 의무를 (진보주의자들에게) 부과했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 혹은 시리아식 통치 형태가 중동 및 모두에게 최상이라고 오랫동안 지지해온 국가정보회의 의장 지명자와 같은 입장을 가져한다는 의무를 부과했다. 이라크인들이 수십 년 간 잔인한 폭정을 견디고 이룬 놀라운 성과에 대해 경멸하거나 무시해야 한다는 의무도 부과했다. 그것은 180도로 완전히 다른 것이다. 냉전 당시 미국이 너무 많은 폭정들의 편을 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헨리 잭슨과 같이 소련에 핍박당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소련과 교역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진보주의자다. 인권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대통령이 된 후 미국 동맹들과의 관계를 어렵게 하면서도 인권을 실제 정책으로 옮겼던 사람이 (민주당의) 지미 카터였다.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에 인권 이슈를 빼앗겼을 때도 진보주의자들은 전 세계 민주주의와 자유 확산 명분에 무관심하지 않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조지 부시에 의해 신봉된 모든 정책들의 뿌리와 가지 전체를 비난하려는 욕망에서 그렇게 한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자유에 대한 차가운 무관심은 가장 진보적인 것이 아닐 뿐더러 가장 관대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것이라고 누군가 말해줘야 한다. # 번역·정리/워싱턴=이상민 특파원 smlee@futurekorea.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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