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맞아 유럽 민족주의 부활 조짐
경제위기 맞아 유럽 민족주의 부활 조짐
  • 미래한국
  • 승인 2009.03.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럽논조
해설자의 머리말최근 세계적 금융위기의 파급으로 총체적 경제위기를 맞는 유럽대륙에서는 되살아 나는 유럽의 과거 망령, 민족주의를 물리칠 지도자가 없다. The Financial Times 紙의 論客 Philip Stephens의 글을 소개한다.공산주의 몰락으로 유럽 대륙에서 사라진 분열을 대체하는 새로운 분열을 일으키며 과연 EU의 확장을 포기하고자 하는가? 유럽은 EU의 제도와 조직 그리고 끊임없는 회의가 유럽 대륙에서 파멸을 자초하는 민족주의를 축출하는 방편임을 체득하였다. 여러 위기 때 마다 단순히 회의가 아니라 소신 있는 행동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가 등장하지 않으면 유럽에서는 민족주의의 악령이 되살아난다.유고슬라비아 해체 뒤의 그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라. 작년 가을 세계의 은행들이 벼랑 끝 위기에 처하였을 때 이상하게도 금융경색은 흡사 EU를 위하여 발생한 것 같았다. 적어도 그것은 EU가 여러 민족(국가)과 상호 이해관계를 융합시킬 역량을 과시하고 공동대응으로 성공사례를 세울 기회였다. 하지만 그 위기의 전파속도는 각 국가와 민족 별 경제가 불가분의 상호 연관 상태임을 증명하였고 경제통합에 걸 맞는 지도자가 없음을 확증하였다. 이러한 상호의존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지 않으면 EU의 설립 목적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 당시 유럽의회 의장,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스 사르코지는 이 의미를 이해한 듯 그 위기는 미국에서 발원 증대된 것이지만 그 해결은 유럽이 주도할 것을 주장하면서 이 위기를 극복할 행동을 약속하였다. 하지만 그 뒤 몇 달 동안은 연이어서 한동안 유럽대륙에서 추방되었던 민족주의가 부활하게 되었다. 경제는 세계적 국제적으로 발전 확대되었지만 근대 이후의 유럽에서 조차도 이번 위기로 정치는 아직도 민족국가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유럽의 단결’이라는 장엄한 선언은 각국의 국내 정치 압력에 따라 산출·수립되는 정책 속에서 실종되었다. 가장 터무니없는 경제 민족주의의 새로운 사례는 바로 사르코지 로부터 나왔다. 2월에 들어서도 그는 체코 공화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의 자동차 회사를 질책하였다. 이럴 때는 유럽이 과연 단일시장인가 하는 점에 의문을 품게 된다. 사르코지 후임으로 유럽의회 의장이 된 체코 공화국 총리 미렉 토폴라넥은 1930년대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프랑스가 그 당시 체코슬로바키아를 유기한 역사적 사실은 프라하에서는 잊혀지지 않고 있다. (해설자 註 : 1938년 영국과 프랑스는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독일계주민이 다수로 독일어 사용권이었던 수데텐 지방을 나치 독일에 할양토록 체코슬로바키아에 압력을 가하였다.)이 같은 단견은 사르코지 뿐이 아니다. 여러 달 동안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번 위기가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닌 공연한 소동으로 다만 영·미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벼락 경기 문제일 뿐 독일과 같은 부국은 경제를 잘 운용하여 왔고 상대적으로 상처를 입지 않고 위기에서 벗어나리라는 생각으로 행동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이론 뿐이었다. 세계 도처의 수요 위축으로 독일의 생산이 붕괴되자 메르켈 총리는 경제적 상호 의존에 관하여 그 자신 교훈을 배웠다.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EU는 경우에 따라 유용하긴 하지만 영국과 세계시장 사이의 어중간한 귀찮은 존재로 취급하여 왔다. 그는 정치적 야망에서 입 시늉 조차도 별로 하지 않았다. 유럽의 은행들이 자국의 국경 뒤로 내곽을 쌓고 움츠러 들자 그는 단숨에 금융 민족주의의 위험을 경고하였다. 다음에 그는 영국의 기업들이 신용 부족으로 아사할 경우 런던에 본부를 둔 외국은행들의 해외여신과 자금회수 문제를 추궁할 것이다. 경제적 민족주의의 부활은 ‘특수하게 유럽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언급한 유럽집행위원회 위원장 호세 마뉴엘 바로소 의 말이 옳다. 보호주의는 미국에서 인도에 이르기 까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유럽이 단일개방시장 EU의 오랜 경험으로도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다른 국가나 정치가들이 개방시장을 주장하기를 어찌 기대할 수 있겠는가?유럽 대륙 전체에 전염되고 있는 보호주의의 충격은_ 에서는 외국근로자를 반대하는 항의로부터 프랑스에서는 국산품 구매운동에 이르기 까지_ 리 앞을 바라보는 지도자의 한 세대가 평화와 번영을 제도화된 상호 협력체제, 즉 EU를 창립하고 거기에 각인하기로 결단한 이유를 상기 시킨다.현재 경제 불황이 깊어짐에 따라 다음과 같은 위험이 있다. 첫째, 민중들의 소요가 자생적으로 계속하여 힘을 받는다. 둘째, 한 곳에서 방어적 조치가 취해지면 딴 곳에서는 민족주의의 잔불이 되살아난다. 셋째, 하나의 시장이 흩어진다. 넷째, EU에 새로 가입한 유럽의 동부 및 중부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특별히 취약해진다.사르코지는 공산주의 몰락으로 유럽 대륙에서 사라진 분열을 대체하는 새로운 분열을 일으키며 과연 EU의 확장을 포기하고자 하는가? 브라운 총리나 다른 유럽 지도자들은 유럽 내부의 불화 속에서 어떠한 진심을 갖고 있을까? 우리가 지금 유럽의 지도자들로부터 구하는 바는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행동하는 정치적 지도력의 발휘이다.#The Financial Times 2/19정리·정철 객원해설위원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