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공위성’ 발사 주장으로 요격·대응 곤란
北 ‘인공위성’ 발사 주장으로 요격·대응 곤란
  • 미래한국
  • 승인 2009.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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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북한 대포동 2호 발사 임박
▲ 대포동 1호(상) 단거리지대지미사일(하)
북한이 오는 4월 4~8일 은하2호 로켓이라고 주장하는 대포동2호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공식 통보함에 따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하지만 이번에 발사되는 대포동 2호가 인공위성을 올리기 위한 우주 발사체(SLV)로 사용되더라도 결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사용될 수 있다. 탄도미사일이든 인공위성 우주발사체든 탄두 부분에 무엇을 싣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 로켓(추진체)으로 쏘아 올리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단순화해 보면 탄두부분에 폭발물 등 무기를 실으면 미사일이 되고 인공위성을 실으면 우주발사체가 된다. 또한 발사 후 비행 중 12단계 로켓이 모두 떨어져 나간 뒤 탄두 부분이 포물선형 궤도를 그리며 비행하다 바다나 육지에 떨어지면 미사일인 것이고, 탄두 부분에서 위성이 튀어나와 지구상 궤도에 진입하면 인공위성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에선 구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우주 발사체로 활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만 우주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바꿀 경우 탄두 설계 및 장착 기술, 탄도 재진입시 마찰열 감소를 위한 기술, 항법유도장치 기술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북한이 이번에 처음으로 인공위성 발사를 국제기구에 공식 통보하고 로켓(추진체)의 낙하 추정 좌표까지 언급한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북한은 지난 1998년 대포동1호, 2006년 대포동2호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공식 통보 및 좌표 공개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동해상 및 태평양상에 1.2단 로켓이 떨어질 수 있는 4개 좌표를 각각 제시, 직사각형의 낙하 위험수역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1단계 로켓은 무수단리 시험장에서 650km, 2단계 로켓은 3600km 떨어진 곳에 각각 낙하하는 것으로 돼 있다.이는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비켜가기 위한 방편이자 발사 성공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예고한 대포동2호의 2단계 로켓 낙하 수역은 1998년 발사된 대포동 1호의 2단계 로켓이 1620km 떨어진 태평양상에 낙하했던 데 비해 2배 이상 길어진 거리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국제기구에 로켓 낙하 위험지역으로 통보한 좌표와 최근 2년간의 대포동2호 엔진 연소 시험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대포동 2호의 최대 사정거리가 7000~8000km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 알래스카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것으로 종전 대포동 2호의 최대 사정거리가 6700킬로미터 이상으로 추정돼 왔던 것에서 1000km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민간 전문가들 가운데엔 최대 사정거리가 1만~1만2000km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는 사람도 있다. 한미 당국은 특히 지난달 이란이 발사에 성공한 위성 발사체가 북한의 기술 이전으로 개발됐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란이 성공한 위성 발사체를 탄도미사일에 적용하면 사정거리 1만㎞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만들 수 있는데 이란의 위성발사 성공으로 북한이 큰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 2006년 크리스토퍼 힐 미국 동아태 차관보는 (2006년) 북한의 미사일(대포동2호) 발사 당시 이란 관리가 참관했으며 중동지역 국가들과 미사일 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문제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공식화로 요격이 어려워지는 등 뾰족한 한미일 대응 수단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실제로 인공위성을 쏠 경우 유엔 제재도 중국·러시아의 소극적인 태도로 어려워질 수 있다. 한미일 3국의 긴밀한 공조와 우리의 외교적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이다.#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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