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함의 유혹을 디자인하다
거룩함의 유혹을 디자인하다
  • 미래한국
  • 승인 2009.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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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CI디자인의 세계_디자인전문가 전은호씨 인터뷰
▲ 전은호 대표
요즘 ‘디자인’에 대한 얘기가 많다. 서울특별시에서 ‘디자인 도시’를 표방하고 있고, 기업 차원에서도 자동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아차의 경우 2006년, 피터 슈라이어 전 아우디 수석 디자이너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모닝’과 ‘소울’ 등으로 국내 내수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디자인은 한편 교회에 까지 스며들고 있다. ‘거룩함’의 유혹으로 멋진 CI디자인을 뽐내는 교회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디자인. 고속전철 KORAIL(코레일), 인천국제공항 CI, 각종 교회 로고를 디자인한 전은호 씨(지니즈 커뮤니케인션 대표)를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CI디자인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CI는 Coporate Identity의 약자로 주로 기업의 이미지 통합 작업을 의미한다. 기업의 정체성을 심벌마크에 담아서 디자인을 통합하고 적용하는 예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것이 CI디자인 작업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전 씨는 “CI디자인은 기업의 얼굴을 함축해 사람들에게 명확하게 보여 주는 작업이기에 그만큼 신중하고 시각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요구된다”고 설명한다. 기업의 이미지를 상징으로 표현하는 것이므로 절제된 미(美)와 신뢰감, 진지함이 배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디자인을 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우리 나라의 고속전철 KORAIL(코레일) CI를 디자인한 전 씨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세계에서 제일 빠르다는 고속전철들을 거의 타 보았다”고 말한다. 그만큼 하나의 디자인을 개발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력이 많이 요구되는 만큼 수확도 값지다.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기업명을 바꾼 KT&G의 경우 중간의 &자가 인상적인 새로운 CI디자인으로 문화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 도서관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연 속명여자대학교 윈도우 그래픽 디자인
디지털 프린팅이 혁신적으로 발전하면서 디자인의 표현 영역도 넓어졌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숙명여자대학교. 이곳에는 다른 대학교와 차별화된 공간들이 많은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윈도우 그래픽으로 표현된 도서관이다. 윈도우 그래픽은 말 그대로 유리라는 캔버스 위에 디자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윈도우 그래픽은 지하 열람실을 비롯한 프린트 실, 서가 등등 모든 영역에 수놓아져 있다. 이 그래픽은 지루한 도서관을 행복한 휴식터이자 공부 장소로 변모시켰고 다른 대학들도 숙대 도서관 디자인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전 씨는 “디자인에 대해 열린 사고를 고객이 가지고 있는 경우 프로젝트 자체가 행복한 작업이 된다”면서 “숙대 도서관의 경우 도서관장의 문헌정보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디자인 컨셉을 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사회적 지위, 남녀노소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교회’ 또한 ‘디자인’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 도서관 야경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탤런트 구혜선과 가수 ‘빅뱅’의 ‘승리’가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참 멋있고 상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교회의 디자인적인 요소들도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어야 한다. 저는 이것을 거룩함의 유혹으로 표현하고 싶다.”전 씨의 거룩함의 유혹에 대한 열망은 그동안 왕성교회, 사랑의 교회, 금란교회 CI디자인으로 현실화됐다. 현재 대구에 위치한 한 교회와 골프클럽 하우스의 디자인 작업 중에 있는 전 씨는 마지막으로 “디자인은 사회를 밝히는 좋은 일들에 사용될 수 있다”면서 “다일공동체의 심벌과 밥퍼 로고를 디자인 했을 때 참 행복했다”고 전했다. 평균 2100만원을 들여 6~9개월에 걸쳐 디자인 하나를 개발하면 22배(기술개발은 5배)의 매출 효과을 올린다는 통계가 있다. 경제적으로 효과가 큰 디자인이 이제 개인과 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적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서은옥 기자 seo0709@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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