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의료시장 새로운 활력 찾나
대한민국 의료시장 새로운 활력 찾나
  • 미래한국
  • 승인 2009.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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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의료법 시행개정안
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외국인 환자를 국내병원이 유치하여 수익을 올린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앞으로 다가올 의료시장 개방에 맞서 한국 의료계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실력 다지기’라는 의미와 ‘의료관광’이라는 새로운 산업의 초석이 만들어졌다는 데 그 의의가 있는 것이다.
“한국의 의료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 한국을 아시아 의료 허브로 만들 수 있다”2003년 세계 의료계는 싱가포르의 한 병원을 주목하고 있었다. 다름 아닌 샴쌍둥이 분리 수술이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47세의 싱가포르인 케이스 고 박사였고 분리 수술을 받은 샴쌍둥이는 태어난 지 4개월 된 한국인 자매, 민사랑과 민지혜 자매였다. 4시간 가까운 수술 끝에 병원은 수술이 성공적이었음을 알렸고 이 소식은 바로 외신을 타고 전세계에 퍼졌다.하지만 이 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싱가포르 29개 병원에는 수술이 있었던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40만명의 해외환자들이 몰려 들었다. 싱가포르의 해외환자 유치 사업은 현재 싱가포르 경제에 큰 활력을 주는 섹터로 자리 잡았다.한국도 이제 5월 1일부터 병원에서 외국인을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바로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의료법 시행규칙개정안’을 한나라당이 연내 처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진작에 했어야 했고 또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외국인 환자를 국내병원이 유치하여 수익을 올린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앞으로 다가올 의료시장 개방에 맞서 한국 의료계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실력 다지기’라는 의미와 ‘의료관광’이라는 새로운 산업의 초석이 만들어졌다는 데 그 의의가 있는 것이다.한국 의료기술 세계 경쟁력 있어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한국의 의료 기술력을 우리 반도체 기술에 비유한 적이 있다. 우수한 인적자원이 많아 그 만큼 세계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는 2008년 11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의료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 한국을 아시아 의료 허브로 만들 수 있다”고 장담했다.한국의 병원 가운데 심장외과와 정형외과에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우수한 의료 인력들이 있다. 다만 현행법이 규제하고 있는 의료법인의 영리추구와 낮은 보험수가로 인해 메이저급의 의료기술이 빛을 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이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는 의료산업을 집권 내 추진할 신성장동력으로 채택한 바 있다. 복지부는 ▲해외 외국인 환자에 한해 유치활동 허용(의료법 개정) ▲의료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비자제도 개선 ▲해외환자 의료사고 예방 및 분쟁해결 가이드라인 보급(2009. 9.) 등 외국인 환자 유치 촉진을 위한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2008년에는 외국인 환자 2만5,000명을 유치한 데 이어 2009년 4만 명, 2012년 10만 명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2008년 10월에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우리들병원에 2003년 외국인 환자가 192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7개국에서 1,000여 명의 환자가 찾아왔으며 그 중 3분의 1이 미국 환자라고 보도했다. 또한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중국에서 한국의 성형외과를 찾아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연간 3,000명 이상일 것으로 의료계는 추산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기술이 그 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다.해외 의료환자 태국 150만, 한국은 2만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해외환자 유치현황은 2005년 760명, 2007년 1만5,868명, 2008년 4월까지 1만5,908명에 달한다. 이는 태국 150만 명, 싱가포르 37만 명, 인도 18만 명보다 저조한 수준으로 아직 해외환자 유치에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격차는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받은 병원의 숫자가 적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2004년 의료수익이 2억9,000만 달러, 13개의 JCI 인증병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태국은 2006년 의료수익이 1조 원, 4개의 JCI 인증병원을 가지고 있고 인도는 2004년 의료수익 3억3,000만 달러, 10개의 JCI 인증병원이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JCI 인증 병원은 세브란스 한 곳에 불과하다. 태국의 경우 싱가포르의 수준 높은 의료 인프라와 연계해 해외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하여 국내 의료관광 산업을 키우고 있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국가인권위원회의 발목잡기 _‘국제 인권기준을 지켜라?’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보건복지부의 이러한 의료법개정안에 대해 반대하는 부정적 의견을 내놓아 부처간에 갈등을 키우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복지부의 의료법 시행개정안이 “외국환자의 중증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구매력을 기준으로 알선행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라는 취지로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이러한 인권위의 제동에 의료계는 대체로 인권위가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병원협회 한 관계자는 “의료에 관한 한 국가인권위는 국제인권위가 되고 싶은 건 아닌가”라며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전향적 조치들이 필요하겠지만 그러한 우려를 이유로 개정안을 반대하는 것은 현재 아사 직전의 의료계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고 반박했다.이와 관련해 인권위 관계자는 “개정안이 사회권 규약을 비롯한 국제인권기준과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건강권의 보호와 이를 위한 국가의 이행의무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환자의 소개·유인·알선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국제인권기준을 강조하는 인권위가 앞으로 북한인권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궁금하다.#한정석 편집위원·시너지웍스 대표 kalito7@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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