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20 말잔치는 전쟁을 몰고 올 수 있다
G 20 말잔치는 전쟁을 몰고 올 수 있다
  • 미래한국
  • 승인 2009.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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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
▲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가 4월 런던에서 열릴 경제위기 대처 G-20회담에 앞서 3월4일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미국에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 원인은 전세계 강대국들이 모두가 공평하고 완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경제체제를 마련하지 못한 데 있다. 일본은 당시 ABCD 국가들(미국, 영국, 중국, 네덜란드)이 일본의 막강한 군수산업에 필요한 원유공급을 중단하기 위한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1930년대 초 런던에 모인 세계경제지도자들이 효과적인 잠정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이후 두드러진 각국의 보호주의적 성향이 태평양과 유럽에서 2차 대전을 부채질하는 역할을 했다. 세계 20대 경제강국들인 G_20지도자들이 다음 주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런던에서 모인다. 이 회담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는 취임 후 첫 해외방문으로 세계무대에 데뷔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그러한 점에서 비록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말잔치가 되더라도 의미를 부여받을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G_20국가들이 세계경제문제를 얼버무리는 폐막 성명만 달랑 채택하고 헤어진다면 역사가들은 이후 이 회담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 전기가 되었다고 평가할지도 모른다. 경제적 어려움과 전쟁 간의 관계는 때로는 확정짓기 어렵지만 밀접하다. 동북아시아에서는 북한이 미국 서부 연안을 사정거리에 두고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면서 먹구름이 끼어 있다. 북한은 이미 한국 전역과 일본 대다수 지역에 포화를 퍼부을 수 있는 중단거리 스커드 및 노동 미사일을 포진시키고 있다. 세계지도자들이 경제위기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이 긴장은 심화되어 전쟁의 위협이 실제적인 것이 될 수 있다. 한반도에 엄청난 이해관계를 두고 오랜 기간 한반도를 둘러싼 음흉한 역사를 갖고 있는 중국, 러시아, 일본과 같은 강대국들의 지도자들이 다시 한번 이 지역에서 군사적으로 경쟁하면서 갖게 될 필사적 심정을 생각해 보라. 북한이 20여 년 전 납치한 일본 사람들에 대한 자백을 거부하면서 커진 일본의 분노는 2차 세계대전 말까지 계속되었던 한반도식민지배에 대한 역사적 향수를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은 거의 무제한의 인구를 배경으로 우방인 북한에 무기와 군대를 제공하면서 북한정권을 지지하고 있고, 정치적 우유분단과 경제적 어려움의 세대에서 벗어나고 있는 러시아는 20여 년 전 막을 내린 소련 시대의 향수를 생각하며 지역강국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원하고 있다. 또한 미국이 이 지역 무력분쟁에 크든 작은 다시 개입하기를 원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은 양자동맹을 통해 일본, 한국과 불편한 동맹관계를 맺고 있으나 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은 북한의 유일한 후견국인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의 진심을 시험하도록 할 수 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양차 세계대전 때처럼 전쟁에 늦게 참전했다.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습처럼 위협을 받거나 공격을 받은 후에나 참전한 것이다. 세계가 향후 1년 혹은 그 이상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경제침체로 빠져듦에 따라 현재 미국 지도자들은 어떻게 하면 더 심각한 종교·지역·분파 간 싸움 없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병력을 빼낼지 골몰하면서 국내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만약 G_20 지도자들이 모든 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보호주의를 줄여야 한다는 의지를 갖는다면 동북아시아의 전쟁 악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위험한 것은 이들이 화려한 성명과 연설로 포장한 또 다른 형태의 보호주의를 선택해 각국으로 돌아가, 다른 국가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은 채 오직 자국의 이익만 보호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번 모임이 기회를 놓쳐 3차 세계대전으로 이끄는 길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전기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란다. #번역·이상민 기자 smlee@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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