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위성에 농락당한 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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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09.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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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 수십억 달러 쓰는 북한을 지원하지 말라
▲ 북한이 공개한 지난 4월 5일 오전 11시경 함경북도 무수단리에서 발사를 준비중인 광명성2호 모습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제조에 수백만 혹은 수십억 달러를 탕진하고 있는데 왜 북한을 지원해야 하는가다. 세계식량기구(WFP)의 최대수혜자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는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거나 영양실조에 걸려 있고 많은 이들이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수십만 명은 방대한 수용소에서 형언할 수 없는 처지 가운데 놓여 있다. 그런데 세계의 지도자들은 북한에 수십억 달러를 억지로 권할지 말지를 고민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반복적으로 속아왔다. 남북 서신교환과 이산가족 방문의 시초였던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을 기억해 보라. 1991년에 서명된 한반도비핵화를 위한 남북 협정은 어떤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자마자 세계는 비로소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 미국 외교관들이 영변 핵시설의 동결 대가로 2개의 경수로 건설을 북한에 제공한 1994년 제네바 협약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고농축우라늄을 통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파키스탄 핵무기의 아버지인 A.Q.칸과 모든 수단을 동원해 거래했다. 이러한 경험을 생각하면 또다시 누군가가 북한에 속아 넘어가리라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어 미국의 북핵특사인 크리스토퍼 힐이 있었다. 그는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한 후 또다시 북한과의 회담으로 돌아갔다. 북한은 물론 2007년에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6~12개의 핵탄두를 폐기하거나 내주지 않았다. 북한의 의도를 보여주는 최신 증거는 사정거리가 최소 2천마일에 달하는 대포동2 미사일 실험발사였다. 발사대에 세워진 로켓 끝에 있던 위성모양의 부착물이 정말 위성인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북한은 빈껍데기만 갖고 세계를 농락하는 웃기는 게임을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제대로 된 미사일 제작능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는 많다. 그들은 단거리 미사일인 스커드와 중거리인 노동 미사일을 수출하고 있고 핵탄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인공위성을 제작하고 있다고는 누구도 들어보지 못했고 그 징조 역시 보지 못했다. 세계는 틀림없이 사기에 속아 넘어간 것 같다. 지금까지 누구도 그 부착물이 진짜 위성인지, 아니면 상자나 플라스틱 혹은 은박지를 붙여 만든 가짜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 사실 이를 확인할 가능성도 많지 않다. 그 발사체는 이를 찾고 있을 여러 대의 선박이나 비행기로부터 멀리 떨어져 태평양 바닥 깊은 곳 어딘가에 수장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와 기술자, 과학자들은 지금쯤 발사대에 세워져 있던 북한 로켓의 돌출부분에 의심스러운 점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미사일과 핵기술에 관한 북한의 파트너인 이란이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데 북한이라고 왜 못할까? 생각해보면 답은 분명하다. 북한은 발사할 위성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실험을 한 이유는 단 한 가지가 된다. 위성발사 주장은 2006년 7월 발사에 실패한 대포동2 미사일 실험을 위장한 것이었다는 결론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명박 한국 대통령은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누구도 군사적 대응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대다수 분석가들은 유일한 방법은 6자회담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협상테이블과 기자회견장으로 돌아가면 협상가들이 분명히 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북한에 추가 원조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받은 돈을 미사일과 핵무기 제작에 썼다. 북한에 대한 원조를 거부하는 것이 협상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가장 효과적인 벌칙이다.# 번역·이상민 기자 smlee@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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