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모 회장 "노무현은 386인가"
강길모 회장 "노무현은 386인가"
  • 미래한국
  • 승인 2009.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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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핵심 운동권에서 ‘386저격수’로 변신한 강길모 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
▲ 강길모 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

“내게 주사파 교육을 받고 김일성에게 충성 맹세한 운동권 출신들이 현 정권의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0월은 여권과 재야인사 수명이 북한공작원과 접촉한 ‘일심회’ 사건이 터져 온 나라가 떠들썩하던 시기였다.당시 강길모 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은 이발언으로 노무현정권에 대한 ‘색깔논쟁’에 불을 지피면서 일약 ‘386 저격수’로 부상했다.

강길모 회장은 ‘골수 386 운동권’ 출신이지만 90년대 전향한 이후 줄곧 386의 실체를 알리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미래한국>은 ‘386의 도구’를 자처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력비리혐의로 소환을 앞두고 있는 시점인 지난 4월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인터넷미디어협회 사무실에서 강 회장을 만나 386세력의 현재와 미래 등에 대해 들어봤다.

 
강 회장은 연세대 신학과 82학번으로 전대협 결성을 주도한 반미청년회 출신이다.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은 80년대 학생운동의 지도부를 형성한 그룹이니 이를 결성한 반미청년회 일원이라면 운동권386 지도부 중에서도 핵심인 셈이다.

그는 미 문화원 점거투쟁과 KAL기 조작사건을 주도하기도 했으나 90년대 초 사회주의가 무너진 뒤 서서히 혁명이론을 접었고, 1995년경 철저한 ‘대한민국파’로 거듭났다. 현재는 인터넷미디어협회 제3기 회장, 우파 인터넷매체인 프리존뉴스 대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한나라당 추천 인사로 활동하고 있다.

도식적인 친북반미가 386코드 

강 회장은 386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면서 “전향한 386은 아직도 거의 없다”고 운을 뗐다.

“20년 전에 주사파였던 사람들이 지금도 여전히 주사파냐 하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과거 주사파 활동을 했던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주사파적 뇌세포 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도식적인 친북반미 논리입니다. 주사파 출신들은 무조건적 반미, 습관화된 반미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미의식이 생활화된 신념 체계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죠.”

강 회장은 고등학교 시절 박목월 시인으로부터 ‘한국문단을 이끌어갈 기대주’로 평가받기도 했지만 김지하의 저항정신에 매료되면서 문학을 포기하게 됐다. 대학 입학 전 선배의 ‘꼬임’에 넘어가 운동권적 사고를 접하게 된 것.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역사 공부를 했는데, ‘베트남 전쟁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대한 내용들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강 회장은 “처음에는 권력 저항에 대한 매력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역사의 왜곡된 학습을 통해 미 제국주의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게 됐고 그러면서 사회주의 혁명만이 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당시 자신이 사회주의 혁명운동가이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면 노동운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985년 군대를 다녀온 이후 운동권 조직을 휩쓴 주사(主急)열풍을 접하게 되면서 진로를 바꿨다.

주사파는 김일성의 혁명사상을 자신들의 사회주의 혁명논리로 받아들인 이들이다. 강 회장은 주사파들이 북한의 직접적인 지령을 받았는지 여부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주사파들이 북한의 직접적인 지령을 받고 안 받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법적으로 단죄할 때에는 일심회처럼 북한과 커넥션이 있었느냐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주사파들이 ‘내재적 접근 방법’이라는 궤변을 가지고 북한을 이해하고 용인하고 있다는 겁니다. 노무현 정권 때 이들이 청와대를 장악했습니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는 있지만 ‘대한민국이 적화된 것과 다름없다’는 얘기를 했었죠.”

주사파가 노무현 시절 청와대 장악
 

강 회장은 주사파 핵심 그룹이 그들의 사상적 외연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운동권 용어로 주사파 출신들이 갖고 있는 사고에 전염된 사람들을 ‘우호적 대중’이라고 합니다. 우호적 대중은 미국적인 문화와 한미동맹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대한민국 경제체제 아래서 살아가지만, 생각은 주사파들이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체계에 우호적입니다.”

그는 최근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쏘아올린 상황을 들어 설명을 이어갔다.

“가수 신해철이 ‘약소국이 미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유일한 방안은 핵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제국주의, 북한은 자주적 약소국이기 때문에 북한이 핵개발하는데 뭐가 문제냐. 이것이 신해철의 생각입니다. 신해철은 골수 386 구경도 못한 사람이지만, 주사파가 심고자 했던 반미코드가 자연스럽게 머리에 박혀 있는 거죠.”

강 회장은 문화·연예계에 진출한 386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일례로,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에 출연한 탤런트 안내상(한원수 역)도 주사파 교육을 받은 친구입니다. 미 문화원에 사제폭탄을 던지라고 시켰더니 경비가 삼엄해서 대신 민정당사에 던지고 오다가 구속됐죠. 그 친구가 주사파적 신념체계를 갖고 있다고 보이진 않지만 본인이 주사파 활동을 재미 있어 했고,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했죠.

그런 친구들이 문화계 연예계에 들어가 자기들끼리 밀어주고 끌어주고 한 거죠. 영화 쪽에서 명계남 씨는 주사파 교육을 제대로 받은 세대가 아닙니다. 그가 어울렸던 후배들이 주사파 잔당들이었죠. 결국 핵심적으로 ‘친북반미’로 거대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었고, 이 코드에 줄을 서야 출세할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졌습니다.”

반미청년회 활동 당시 강 회장이 지도했던 대상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이 많다. 노무현 정권 때 통일부 장관 후보로까지 거론된 오영식 전 민주당 의원, 노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오래했던 여택수 전 대통령 제1부속실 행정관 등이 반미 청년회의 지도 대상이었다. 문용욱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이은희 전 제2부속실장 등도 반미청년회에서 지도했던 인물들이다. 당시 반미청년회는 각 캠퍼스별로 지도를 했는데, 안희정 현 민주당 최고위원이 반미청년회의 조직국장이었다.

강 회장은 정치학교를 개설해 핵심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학생들을 뽑아서 주체사상 교육을 시켰다. 대상은 85학번까지였다. 이외에도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김○○ 전 청와대 부대변인 겸 행정관, 신○○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반미청년회의 간접 관리를 받았다. 반미청년회는 서대협(서울지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을 조직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전대협을 만든 후 서총련·한총련으로 조직을 확대해 간다.

강 회장은 “이력서 뒤에 전대협 출신이라고 되어 있으면 백프로 주사파 이거나 주사파 조직에 의해 지도·관리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열우당 내에서 전대협 출신이 12명이었다. 보좌관까지 합하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고 전했다.

새 정부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외형상으로는 퇴조한 듯이 보이지만 여전히 386은 이념적 이슈가 생길 때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금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물러난 사람도 많고, 지난 총선 때 거의 다 떨어졌어요. 원내에서는 많이 퇴조한 셈이죠. 그러나 이념적인 이슈가 떴다 하면 민주당은 여전히 한 목소리를 냅니다. ‘국가 보안법 폐지’, ‘PSI 참여는 미친 짓’ 이런 식이죠. 여전히 이념적 동질성이 강고합니다.”

“얼치기 주사파가 언론권력의 핵심”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소환이 되더라도 386은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친노핵심 386들은 여전히 앞으로 갈 길을 모색 중입니다. ‘굿바이 노무현’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노무현에 기대서 기득권을 누려왔던 386들은 명분을 바꿔치고 얼마든지 재기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정치 감각이 뛰어납니다. 상황에 대한 분석능력, 기획력, 정치적 선전 선동에 있어서도 빼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보기에는 보좌관이나 참모로 쓰는 데 좋죠. 정치권 주변에서 생존하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청와대의 사정도 좋지 않다.

“청와대에 진출했던 정치권 386중 나온 사람들이 있습니까. 이들이 알게 모르게 이명박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정권 자체가 잘 인식을 못하고 있고, 좌파 정권에서 10년 생활했던 공무원들은 자연스럽게 친북반미 코드가 내장된 경우가 많아요. 그것을 정의라고 생각하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이 먼저 나서서 법을 무시하고 정의를 무너뜨렸죠.”

강 회장은 “386세력들이 언론 권력을 뿌리 깊이 장악하고 있다”고 면서 “KBS, MBC 사장을 바꾼다고 좌편향적인 방송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얼치기 주사파들이 언론권력의 핵심”이라고 지목했다.

“우호적 대중, 이 얼치기 주사파가 더 무서운 거예요. 공부라도 제대로 해서 자기 공부가 틀렸는지 안 틀렸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면 전향을 하는 거예요. 하지만 얼치기 주사파들은 ‘북한 좋아, 미국 싫어’ 이런 식으로 감상적으로 접근을 해요. 미국에 대해 저항하는 것이 정의롭다고 착각하는 것이 문제예요. 정권이 바뀌었지만 이런 얼치기들이 방송 권력에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강 회장은 “386이 ‘시대의 섬’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년에 중소기업 사장하는 친구에게서 촛불집회에 간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야 이놈아. 그런데 가면 안 된다’고 했더니 그 친구가 ‘재밌잖아’하는 거예요. 과거 대학 시절에 들었던 게 정서적으로 와닿기 때문입니다. 이 자체가 크게 변화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386 집단의 중심은 많이 약화되고, 생각이 연해질 겁니다. 이 섬이 퇴출되려면 10~20년이 걸릴 겁니다. 비관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지금 386문제는 포스트 386이 해결해 줘야 한다고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6월 촛불 광풍에서 봤듯이 얼치기 범좌파 성향의 흐름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강력한 메인스트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건강한 방향으로 포스트 386들에게 문화적 흐름을 만들어 줄 수 있는가가 고민이고 과제”라고 했다. 강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위대성’을 믿고 있었다.

“국민들이 노무현을 선택한 것은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많은 각성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 386세대는 윗세대 어르신들이 피땀 흘려 이루어놓은 것을 노력 없이 누려왔습니다. 저는 잘못된 선택조차도 대한민국이 보다 건강해지고 전진하게 만드는 동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이상적으로 보는 것 같지만 좌파 문화적 코드가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상황에서도 포스트 386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자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강 회장은 4년 전 보수 인터넷신문인 프리존뉴스를 창간했다. 정권이 바뀐 이후 할 일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많아졌다고 한다.

“우리가 대한민국 주인, MB정부 비판보다 격려를”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우파에게는 더 중요하고 할 일이 많습니다. 지금은 권력이 우리에게 있는데 따지고 보면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에요. 이렇게 가다보면 우리가 기대했던 대한민국의 제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는 미묘한 상황이라고 봐요. 상황을 제대로 짚고 정리해가면서 목표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이 더 어렵고 힘든 시기입니다. 경제적으로도 지난 좌파정권 때 보다 더 어렵습니다. 노 정부 때는 적극적인 후원자들이 많았습니다. 애국 우파들에게는 피 끓는 가슴만 있지 좌파 매체들이 통일 마라톤 해서 돈 번 것처럼 뭐 만들어 먹는 재주는 없어요.”

강 회장은 애국 우파들이 이명박 정부를 어떻게 도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애국 우파들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말리는 편입니다. 기대했던 수준보다 떨어진다고 불평한다면 득이 될 것이 없습니다.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어른도 우리고 주인도 우리입니다. 자꾸 안 도와준다고 떼쓰면 우리 운동은 더 위축되고 국가적인 미래가 어두워진다고 봅니다. 현 정부가 잘 하도록 유도하고 격려해가면서 가야지, 우리마저 저 사람들을 몰아세우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맨주먹 붉은 피’라도 전진해야 한다는 강 회장에게 포스트 386을 묶을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해 물었다.

“눈을 밖으로 돌려야 합니다. 프론티어정신·진취성·적극성 등을 국가와 사회 공동체의 핵심적인 과제로 했으면 좋겠는데, 미디어 권력 자체가 좌파적 코드에 장악되나 보니 진취성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여전히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모든 문제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게임이라고 보고 있어요. 청년 실업은 구조적인 실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질 좋은 일자리가 없는 거죠. 국비유학생을 매년 10만 명 해외로 보내자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2조 원이면 1년에 10만 명 정도를 외국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이런 방식을 써서 실리콘 밸리를 장악했습니다.”

현재 그는 인터넷미디어협회 3기 회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미디어협회는 좌파 매체들이 모여 있는 ‘인터넷신문협회’에 대항하는 조직입니다. 더불어 보수우파에 대단히 부정적인 포털에 대항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죠. 현재 네이버의 메인 화면에 뜨는 뉴스캐스트에는 보수 우파 인터넷 신문이 하나도 없어요.”

마지막으로 강 회장에게 주사파가 되기 전 기독청년운동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요즘도 교회에 다니냐고 물어봤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강 회장은 대한민국에는 돌아온 탕자이지만, 교회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고 했다.

“주말에 일이 많다 보니까 주일을 지키는 게 보통일이 아니에요. 예전에는 주일학교 교사도 하고 성가대도 열심히 했습니다. 60세 정도 되면 교회에도 돌아온 탕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허(웃음)”.#

김범수 편집위원 bskim@futurekorea.co.kr
서은옥 기자 seo0709@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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