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북지원을 4배나 늘린 이유
중국이 대북지원을 4배나 늘린 이유
  • 미래한국
  • 승인 2009.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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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
▲ 중국과 북한의 주요 교역 통로 역할을 하는 신의주-단둥을 잇는 압록강 교량
북한이 한국과 미국과의 대결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4만 명의 북한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100여 개의 한국기업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한 현대 직원이 북한 여종업원과의 대화에서 북한을 모독하는 말을 했다며 직원을 억류하고 있다.

개성에서의 교착상태는 훨씬 큰 규모의 북한전략을 상징한다. 북한은 지난 3월 17일 중국과의 국경인 두만강유역에서 북한 군인들에 붙잡힌 두 명의 미국 여기자(한 명은 중국계, 한 명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간첩활동 등 적대행위를 했다며 억류하고 있다. 그들 역시 몸값을 위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4월 5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이에 대한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비난 이후 더욱 강경해지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절대로’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6자회담 개최를 지지하고 있으며, 북한전략가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세계를 놀라게 했음에도 벌받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중국은 2004년 이후 북한을 제재하기는 커녕 경제 및 다른 부분에 대한 대북지원을 방대하게 늘려 왔다. 중국 ‘의용군’들이 1950~51년 ‘가장 추운 겨울’에 미국과 한국군에 넘어갈 뻔한 북한을 구하고 1953년 7월 총성이 멈출 때까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중국은 북한이 주민들이 굶어죽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핵·미사일·우주탐사 등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는 동안 또다시 북한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중국 정책결정자들은 북한 옆에 좀 더 가까이 가 큰형 노릇을 하며 분열과 대결을 심화시키고 있다. 중국은 현재 연 15억 달러를 북한에 원조해 주고 있다. 2004년 원조액인 연 4억 달러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북한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양국 간에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상품과 현금 밀매가 서쪽의 긴 압록강과 동북쪽의 훨씬 짧은 두만강을 따라 이뤄지고 있다.

북한전문가인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가 최근 워싱턴DC 미기업연구소(AEI) 강연에서 “북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머니 안에 중국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중국의 이 같은 정책은 무엇 때문일까? 정답은 한반도에 대한 역사적 패권과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하는 중국의 소망에 있다. 또한 대북지원 감소가 북한정권의 붕괴를 앞당겨 북한 난민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유입되고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해 유혈사태와 예측할 수 없는 결과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우려스러운 것은 주변 이웃국 뿐 아니라 세계 전체에 미치는 위협이다. 한국에서 해병으로 주둔했고 현재 해병대 대학 교수인 브루스 벡톨은 미국이 6자회담을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애쓰고 있는 와중에도 북한이 거침없는 활보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은 미사일기술을 발전시켜 이란에 수출하고 있다”며 “우리가 북한에 아무리 많은 돈을 지불해도 그들은 여전히 미사일을 만들고 이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이 경종을 울리지만 동시에 중국이 반(反)중국적이라며 반발할 위험을 수반한다. 북한이 다른 구매국가들에게 미사일과 핵물질 및 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많은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열렬한 PSI 참여국이고 한국은 참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북한은 한국의 PSI 참여는 전쟁 선포로 간주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이 모든 것을 반중국 연맹의 부상으로 인식할지 모른다. 그래서 중국은 반세기 이상 불안정한 평화가 지속돼 온 이 지역에 먹구름이 짙어짐에 따라 북한정권을 스스럼없이 받쳐주고 있는 것이다.#

/번역 이상민 기자 smlee@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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