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 "‘포스트 조용기’1년, 세계최대 교회 이상 없다"
이영훈 목사 "‘포스트 조용기’1년, 세계최대 교회 이상 없다"
  • 미래한국
  • 승인 2009.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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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
▲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이근미가 뛴다 : 등록 교인 78만 명의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그중에서도 최대 관심사는 누가 ‘포스트 조용기’가 될 것이며, 과연 조용기 목사 이후에도 교회가 제대로 운영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이영훈 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 2대 목사로 취임한 지 정확히 1년이 지났다. 과거 여러 대형교회가 후임목사 부임 이후 분열되거나, 얼마 못가서 또 다른 목사를 청빙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영훈 담임목사 체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1년 만에 2만여 명의 신자가 새로 등록하는 등 양적인 부흥을 이룩했다. <미래한국>은 지난 5월 7일 이 목사를 만나 취임 1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지난 1년을 어떤 각오로 보내셨는지요.
“대형교회 후임 목사는 일단 원로목사님이 계시는 동안에는 ‘부목사’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권한이 주어지면 새롭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만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다보면 기존질서와 충돌이 생깁니다. 전임 목사님과 컬러를 달리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현재 주일 7번의 예배 가운데 이영훈 목사가 9시, 11시 예배를, 조용기 원로목사가 1시 예배를 담당하고 있다. 이영훈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2대 담임목사로 부임하자마자 새벽기도부터 불을 붙였다. 매달 첫 주 새벽기도를 인도하고 1년에 두 차례, 2주 연속 진행하는 ‘열두 광주리 새벽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

“매달 첫 주만 제가 설교하지만 매일 4시 30분에 열리는 새벽기도에 참석합니다. 열두광주리 새벽기도 때는 교회가 꽉 차고 평일 새벽기도 인원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성령운동과 굵직굵직한 사회 구제로 눈길을 끌었던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1년 동안 새벽기도 강화, 전도축제, 장기기증 운동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이영훈 목사는 ‘처음 사랑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진홍 서울대 교수께서 우리 교회는 전통이 오래되어 제도와 조직 안에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시더군요. 저는 부임하는 해를 부흥의 원년으로 삼고 순복음 초기 영성회복에 주력하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성령운동의 핵심은 기도운동과 전도운동입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원래 갖고 있던 것을 회복하자는 뜻이지요.”

- 초창기 교회와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초기에 우리 교회 구성원들은 대부분 하류층이었습니다. 이제 교회가 크게 부흥했으니까 섬김의 교회가 되어야지요. 대형교회가 섬김에 올인하면 한국사회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개화 초기에 교회는 사회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교회가 한국의 소망이었죠. 다시 긍정적인 모습을 회복하는 데 대형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이영훈 목사는 ‘섬김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조용기 목사 목회 50주년 기념으로 500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은 지난 1년간 1500여 명에게 각종 혜택을 주었다. NGO 굿피플은 재난이 터지면 가장 먼저 달려 나가고, 제3세계 빈민지역의 전기 수도 시설을 마련해주고 교육을 담당하는 등 국제사회를 돕는다.

특히 1984년부터 시작한 심장병 어린이 무료 시술은 2007년에 4,000명을 돌파했다. 몇 년 전부터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이라크 등 해외 어린이들도 초청하여 수술을 해주고 있다. 북한 어린이에게도 혜택을 주기 위해 2007년 평양에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을 착공하여 2010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 평양에 심장병원을 지어봐야 북한 지도층만 혜택 볼 거라는 비판의 소리가 있습니다.
“성경에 죄는 미워해도 죄인을 미워하지 말라고 했듯 북한사람을 불쌍히 여겨야 합니다. 심장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교회가 세운 병원에서 크리스천 의사에게 치료 받을 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밖에 없습니다. 통일된 후 남한의 교회가 북한에 해준 게 뭐 있느냐고 할 때 할 말도 생깁니다. 북한에 여러 병원이 있지만 심장전문병원이 없어요. 평양 사람들이 남한에서 건물을 지어준다는 사실을 다 압니다. 북한에서 노동력과 모래를 대고 그외 일체의 자재는 여기서 보냅니다. 요즘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공사속도가 좀 늦어지고 있습니다.”

지하 1층 지상 7층의 병원이 완공되면 남측 의료진 60여 명이 상주하고 병원 내에 원목 사무실과 예배실이 들어서게 된다.

“힘들 때면 무조건 엎드렸다”
1954년생인 이영훈 목사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64년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하였다. 증조부가 평양에 처음 들어온 선교사의 전도로 예수를 영접했고 아버지 이경선 장로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장을 지냈다. 외할아버지와 작은 아버지, 동생, 외삼촌 등이 목사로 목회자를 많이 배출한 집안이다.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이 목사는 교회의 지원으로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을 거쳐 템플대 대학원에서 종교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이 ‘The Holy Spirit Movement in Korea’(한국의 성령운동)이라는 영문책자로 발간되어 국내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회 내에서 교무담당 부목사, 국제신학연구원장을 지낸 이영훈 목사는 행정능력과 영성, 신학적 지식과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국제신학연구원장으로 순복음 신학을 정립한 이영훈 목사는 10년간 끌고 오던 이단 시비를 잠재우는 데 일조했다. 신유나 이적, 성령체험을 강조한다는 등의 이유로 1983년부터 예장통합 측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대한 이단 논의를 한 일이 있었다.

“문제를 제기한 분들께 조 목사님 저서를 30권씩 보냈습니다. 그 책을 읽고 연구한 분들이 ‘오순절 교회의 특수성이다. 이단 논의를 해제함이 마땅하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예장통합 측에서 사이비 해제를 한 것은 그때 한 번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당시 심사했던 분들과 다 친해졌고 나중에 제가 NCCK 신학위원장을 맡았을 때 그분들과 같이 일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해외 선교지에서 담임목사를 세 차례 맡아 단독 목회 경험이 풍부하다. 이 목사는 유학 중이던 1985년 2월에 담임목사가 공석인 워싱턴순복음제일교회에 부임했다. 당시 교인은 70여 명에 불과했다.

“1주일간 기한을 달라고 한 뒤 기도를 하는데 ‘가서 교회를 지으라, 올바른 목회자상을 보여주라’는 말씀이 있었어요. 빚을 지지 않고 교회 짓느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힘들 때면 무조건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 매일 새벽에 눈물로 기도드리자 모든 문제가 풀렸습니다.”

헌당을 하자마자 교인이 많이 늘어 부임 6년 만에 1,000명을 돌파했다. 교회당이 비좁아 바로 옆에 교육관을 다시 지어야 했다.

2000년에 두 번째로 부임한 사역지는 일본 순복음도쿄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970년대부터 ‘일본 일천만 구령운동’을 벌여 일본 선교에 심혈을 기울였다. 조용기 목사는 정기적으로 일본에서 대형집회를 열고 지금까지 90여개의 교회를 설립했는데 가장 규모가 컸던 순복음도쿄교회에 문제가 생긴 적이 있었다. 목사가 교회 모든 재산을 들고 이탈했던 것이다. 교인들이 교회에서 쫓겨나 공원을 전전하다가 겨우 신주쿠에 있는 4층 빌딩을 빌려서 예배드리게 되었다. 보증금이 우리 나라 돈으로 13억 원인데다 매달 월세가 1억 원이나 되었다.

“조 목사님께서 ‘가서 교회를 지으라’고 하셨어요. 어떻게 교회를 지어야 하나, 고민하면서 알아봤더니 땅 한 평이 1억 원이 넘어요. 그러니 교회 짓기가 쉽지 않죠. 무조건 새벽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인과 결혼한 교인이 7개월짜리 태아를 사산하는 일이 발생했다. 일본사람들은 누구나 납골당에다 유골을 안치하는데 순복음도쿄교회는 납골당이 없어 교인들도 절이나 신사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름도 없는 태아를 위한 장례예배를 드리면서 납골당의 필요성을 느낀 이 목사는 도쿄에서 1시간 떨어진 곳에 450기를 안치할 수 있는 납골당을 마련했다. 1500명의 교인이 “앞으로 우리가 죽으면 갈 곳이 생겼다”며 100억 원을 헌금했다. 그 헌금으로 8층 건물을 구입, 리모델링하여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 현재 환율로 신주쿠에 있는 순복음도쿄교회 건물의 가치는 250억 원이 넘는다.

2005년 이영훈 목사는 목사와 장로간의 반목으로 문제가 많았던 미국 LA의 나성순복음교회로 파송되었다. 이 목사는 교회에 부임하자마자 즉시 새벽기도회를 시작했다.

“주일도 쉬지 않는 방식으로 1년 365일 새벽기도를 드렸지요. 교회 내의 갈등이 심해서 영적으로 컨트롤 하는 방법 밖에 다른 길이 없었어요. 당회를 정지하고 매일 새벽기도를 드리니 10개월 만에 문제가 해결되더군요.”

투표와 교회분리로 신뢰 얻어
나성순복음교회에 재직하고 있을 때인 2006년에 여의도 본교회에서 투표로 이영훈 목사를 2대 담임목사로 선출했다. 투표로 후임목사를 정하는 것은 한국교회 사상 없었던 일로 투표 당일 국내 메이저 방송사와 신문사 종교부 기자들이 여의도순복음교회로 총출동했다. 대형교회에 늘 비판적이었던 언론이 투명한 절차에 대해 이례적으로 칭찬을 쏟아냈다. 당회 운영위원회에서 7명의 후보자를 선출한 후 1200여 명의 장로들이 투표를 했고 전 교인들에게 찬반을 묻는 형식이었다.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두 번째 ‘혁명적 조치’를 단행해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23개 지교회 중에서 자립이 가능한 19개 교회를 독립시키는 수순을 진행 중이다. 내년 1월이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고 한다.

- 교회 독립은 어떤 의미를 가집니까.
“한국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성장 위주였는데 이제 지역 속에 흩어져 섬기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서로 협력해 새로운 부흥의 열기 만들어 가야지요.”
19개 교회가 독립하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등록교인이 40만 명으로 줄어들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이다.

- 분리하는 교회가 다 서울 시내에 있으니 서울에서도 일부 지역 주민들만 여의도순복음교회 소속인데 앞으로 부흥하기 힘들지 않을까요?“오히려 부흥될 거라고 봅니다. 4월에 2주간 전도축제를 했는데 7,000명의 새신자가 등록했습니다. 1년에 1만2,000명 정도가 새로 등록하는데 올해는 2만 명이 등록할 걸로 예상합니다.”

-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기도와 전도는 강하지만 말씀교육은 약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단계별로 철저한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신성종 목사님이 우리 교회 프로그램을 연구하신 뒤 ‘성경교육 프로그램이 그 어느 교회보다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고 강하다’고 평가하셨어요. 성도들이 다양한 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IPTV 888 채널로도 방송하고 있습니다.”

- 교회 여러 기관과 해외 선교지를 거치셨는데 어떤 강점이 있습니까.
“하나님의 훈련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는 로마서 8장 28절 말씀을 좋아하는데 모든 훈련이 유익했고 도움이 되어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 목회하는 동안 가장 어려운 때는 언제였습니까.
“워싱턴순복음제일교회 있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공부하면서 교회 짓는 일도 힘들었지만 그것보다 창립 장로 한 분이 늘 불평 불만을 터트려 참 어려웠습니다. 그 분이 오시는 목사님들마다 다 쫓아내고 제가 한국 온 뒤로 두 분을 더 쫓아냈습니다. 지금은 그 분이 출교 당했습니다. 목사들에게 가장 힘든 건 성도들의 불평 불만입니다. ‘워싱턴 광야학교’에서 트레이닝을 받아 웬만한 어려움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아요.”

-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장로님이 1,500명이나 되고, 목사님보다 연세 높은 분이 많은데 화합이 잘 되십니까.
“섬기니까(웃음)… 잘 봐주셔서 화목합니다. 제가 목회를 하면서 얻은 교훈은 ‘어떤 문제든 섬기겠다고 결심하면 문제될 게 없다’는 겁니다. 정치인들도 섬기겠다는 생각만 하면 다 잘 될 것입니다.”

- 조용기 목사님은 어떤 분이시고 자주 뵙는지요.
“매일 뵙고 교회의 중요한 일을 보고 드립니다. 조 목사님은 늘 ‘다 알아서 하라’고 하십니다. 조 목사님은 소탈한 분입니다. 단순하고 순수하셔서 하나님이 가라고 하면 가는 분이죠. 하나님의 뜻이라면 무조건 순종하셨기 때문에 국민일보, 한세대, 엘림복지타운, 심장병원 등 큰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조 목사님께서 매주 제 설교를 들으시고 잘했다며 격려하십니다. 조 목사님의 격려에 힘을 얻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요즘 다들 경제난으로 힘들어합니다. 어떻게 이겨나가야 할까요.
“1,200만 크리스천이 기도하고 있어서 우리 나라는 잘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고 전 세계 금융시장도 꿈틀대고 있습니다. 한국도 코스닥이 상승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흥분하지 말고 내실을 기해야 합니다. 그간의 고난을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한국사회는 희망이 있고, 한국교회는 미래가 있습니다. 기도는 축복의 통로입니다. 주님 앞에 울면서 기도하면 은혜를 주십니다.”

이영훈 목사는 설교 때마다 ‘사랑과 행복 나눔을 통한 섬김’을 강조한다. 기도와 섬김만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기도하면 모든 어려움이 풀린다며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여의도로 오라며 권했다. #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사진ㆍ이승재 객원기자 fotols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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