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노무현 다운’ 죽음
가장 ‘노무현 다운’ 죽음
  • 김범수 발행인
  • 승인 2009.05.26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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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가장 ‘노무현 답게’ 생을 마감했다.

삼국지에서 촉나라 제갈공명은 오나라 장수 주유의 죽음 앞에서 극진한 예를 올린다. 죽은 자에 대한 예우는 아무리 지나쳐도 자기편에 실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죽은 자에 대한 애도는 인간의 당연한 도리이기도 하다.

온 나라가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에 넋을 잃고 애도하고 있다. 6월 임시국회가 연기되는 등 정치권은 당분간 대부분 공식 행사를 중단한다고 한다. 세계 각국 정부와 언론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그의 정치역정을 기리고 있다.

물론 이해관계에 따라 속으로는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거나 ‘기회포착’을 위해 촉각을 세우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차떼기 한나라당’으로 인식되던 구시대 정치문화에 환멸을 느낀 노사모 및 국민들은 도덕성과 깨끗함을 내건 노무현 후보를 2002년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결과야 어떻든, 낡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그의 진실과 의지만은 지금도 여야, 보수진보를 망라하고 높이 평가 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정치를 한 인물이었다. 옳든 그르든 그의 말에는 진정성이 배어 나왔고 적지 않은 국민들이 그러한 점에 열광했다.

지난주 자신의 사저 뒷산 부엉이바위에서 투신 자살한 것도 말그대로 온 몸을 던져 자신의 생각을 실천한 것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시 “(대통령) 못 해 먹겠다”, “북한문제만 잘 되면 다른 건 좀 깽판쳐도 된다” “북한의 핵개발에는 일리가 있다” 등의 발언은 많은 듣는 이의 속을 뒤집어 놓기도 했지만 최소한 거기에도 진정성은 있었다.

그와 가족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뇌물 640만 달러도 비록 불법이긴 하지만 ─ 그래서 잠시 감옥에 살아야 할지도 모르지만 ─ 그 정도 규모면 상대적으로 깨끗한 것 아니냐는 반문도 설득력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죽은 자에 대한 애도라고 하지만 유감스러운 부분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일국의 전직 대통령이자 많은 국민들의 마음 속에서 ‘국부’였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자신만을 생각했다는 점이다.

그는 전직 국가원수였고 검찰기소를 앞두고 있는 뉴스의 중심 인물이었기에, 그의 죽음은 또 다시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분열시켰으며 멍들게 했다. 그는 가장 절묘한 타이밍에 투신 자살함으로써 검찰과 이명박 정부를 ‘물’ 먹였고, 정치권을 블랙홀로 빠져들게 했으며 시민사회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자신의 죽음이 몰고 올 이 같은 파장을 그가 몰랐다고 한다면 그것은 노 전 대통령의 지적 수준을 무시하는 것으로 일고의 가치가 없다. 그의 투신은 정치역정에서 보여준 일관성 있는 ‘노무현식’ 정치행위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문득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오늘날 두 전직 대통령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죽일 놈’이 돼 있지만, 그들은 의연하게 십 수 년간 고통을 견디며 살고 있다. 왜 전·노 전 대통령이라고 억울함과 애통함이 없겠는가. 왜 죽고 싶은 순간이 없었겠는가.

우리는 주위에서 온갖 어려움과 고초를 겪으면서도 꿋꿋하고 묵묵히 살아가는 평범하고 위대한 어른들을 본다. 한 순간 실수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무능력으로, 강한 자존심과 자의식으로, 때론 억울함으로, 자식들이나 아래 사람들에게 외면 받아 고개 숙인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이웃 어른들의 모습이 우리 주변 인생의 단면이지 않은가.

그래도 대다수 그들은 자살하지 않고, 이혼하지 않고, ‘깽판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며 살아간다. 어떤 잘못이 있더라도 결국 인간의 죄는 다 상대적인 것이 아니던가.

어른들은 때로 다만 그 자리를 지키고 그곳에서 버텨 줌으로써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고 정상적이고, 평범한 삶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들이 재평가를 받을 수도 있고 삶의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도 있고 존경과 사랑을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자기의(義)와 자존심과 자기연민이 강했기에, 다른 말로 하면 결국 자기 밖에 몰랐기에 그렇게 온 나라와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갔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상처받은 도덕성이 너무도 억울하고 또 미안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검찰이 야속하고, 전혀 예상 못한 박연차 회장의 까발리기가 죽도록 미웠을 수도 있다.

‘담배 있는가.’ 투신하기 전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뒤에 남은 가족들은, 지인들은, 국민들은 오열하고 넋을 잃고 있다. 그는 정말 보편적이지 않은,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세상에서 많은 수고를 했다. 자기 의를 세우기 위해, 그리고 그 ‘진정성’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

그리고 우리 4천만 국민들도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 상대적인 진정성과 의로움은 있지만 예측하기 힘든 국가 어른을 불안하게 바라보면서, 그리고 종국에는 히틀러 이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전직) 국가 원수의 자살을 보면서 우리 마음은 정말 까맣게 멍이 들었다.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또 그 죽음이 우리 사회에 어떤 비정상적 후폭풍을 몰고 오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상대적 의로움에 의지하기보다 자신과 인간의 한계를 아는, 그리고 보편성과 생명존중의 가치를 지닌 국가 어른을 모시고 싶다. 그럴 때 우리 자녀들도 좀 더 예측가능하고 안전한 세상에서 살게 될 것 같다. 

김범수 미래한국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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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우 2015-07-28 13:47:01
필자님...노무현 대통령처럼...조선 중앙 동아가 당신 집 앞에 카메라로 애워싸고 사지를 묶어놓고 검찰이 당신과 친하다는 사람들의 계좌추적 밑 세무조사를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고 검찰이 아무 잘못 없는 가족들을 포괄적 뇌물수수로 누명을 뒤집어 쓰고 당신을 흔들어댄다고 생각해보세요.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거라 보십니까? 본인 일이 아니라고 말 함부로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