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는 3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즉 경제, 안전보장, 환경문제이다. 이들은 모두 국가적·국제적 차원의 행동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이 금융 위기, 경기불황, 핵확산, 테러리즘, 갖가지 인재 또는 기후변화 등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중국의 대외정책이 결정될 것이다.

중국은 국제협력에 주목할 만한 발전을 해왔다. 중국의 국력이 신장하고 국제적 비중이 높아감에 따라 국제적 책임도 증대해 왔다. 중국과 세계경제의 상호관계가 심화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국제적 기대도 증대했다. G20과 같은 다자간 구조(multilateral structures)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중국은 국제적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다자간 협력의 많은 문제에 관한 중국 입장의 복잡한 사정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는 것이지만 서방세계의 기대 수준이나 속도에 미달할 수도 있다. 서방세계는 세계를 하나의 절대적인 방법으로 이해하고 이를 중국이 받아들이도록 강요하기도 한다.

중국은 중대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평가해야 한다. 즉, 환경 악화문제와 함께 점점 심화되는 빈부의 격차, 대도시 중심의 번영과 농촌지방의 몰락, 연안의 급속한 산업화와 대조되는 내륙지방의 저개발 상태, 인구 13억의 나라에서 지속되는 만성적 실업문제는 이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대외정책 결정의 제1차적 관심사는 필요한 자원의 국내 우선순위 문제이다. 지금은 전통적인 이해관계와 관행을 파괴하며, 국내의 유식한 대중과 심지어 정부안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논쟁과 반대가 있다. 중국이 외국과의 관계가 복잡 다난해 세계적 도전에 대응하는 어떤 정책은 다른 정책과 상충되게 마련이다.

사고방식의 차이도 주요 요소이다. 거대한 독립강대국으로서 국내 요건과 지정학적 경제적 이해관계와 함께, 선진국이라기 보다 저개발도상국이라는 중국의 자화상으로 중국 입장은 대부분의 서방국 입장과 다르다. 따라서 중국은 국제 협력에 스스로 응하려는 의지에 한계가 있다. 그 밖에도 중국식 사고방식은 신중하고 보수적인 정치적 전략적 문화로 국제적 참여에는 소극적이다. 중국은 서방 진영에 더 가까워졌지만 서방과 다른 특징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세계적 도전은 중국-서방 간의 협력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했고 대부분이 실현되었다. 반면에 이로 인해 잠재적으로 불화, 의구심, 경쟁 그리고 최악의 경우 대결의 양상도 초래했다. 중국이 서방의 부당한 요구와 압력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하다. 또한 중국이 세계의 일반적 활동에서 공약과 국제적 책임을 확대하고 그 역량에 따라 공정한 지분 역할 수행도 정당하다.

두 입장은 서로 모순이 아니다. 오히려 현재와 장기적 관점에서 절대 필요한 사항이다. 중국이 막대한 대외통상 흑자를 감소하고 환경보호와 국제금융 규제개혁과 핵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면 건강한 내부 발전과 외부에 대한 전략적 국가 안전보장이 선행돼야 한다. 중국은 다자 구도 형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그에 따라 크게 늘어난 지분, 역량 그리고 책임을 요구한다.

동시에 서방세계는 중국에 과중한 요구, 분명한 이중 잣대, 노골적인 압력과 비난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중국을 움직이는 데 효과가 없다. 다자 협력을 지연시키거나 심지어 봉쇄할 위험이 있다. 서방세계는 중국에 대한 태도를 개선하고 분명한 문화적 오만, 좁은 시야, 특권-독점 의식을 불식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 이 세계가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서방의 보편주의와 중국의 특수한 사상 간에 상호 조화가 이루어질 수 있느냐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미래는 아직도 불확실하고 상호 이해를 위한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하다. #

영 가디언지 5/21

정리/정 철 객원해설위원
(서울대 법대 졸업, 전문경영인(삼성·효성그룹 종합상사)
해외주재:월남(1971~73), 남미(1975~78), 중국,일본(1990~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