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시 보고서에는 성경구절이 실렸다
美 부시 보고서에는 성경구절이 실렸다
  • 미래한국
  • 승인 2009.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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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은 성전(聖戰)?’ 논란
▲ 미 국방부 보고서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이 이라크전을 수행하면서 미 국방부인 ‘펜타곤’으로부터 매일 받던 보고서 표지에는 매번 성경구절이 있었다.

미 남성전문잡지인 GQ는 지난 5월 17일 웹사이트(ww.gq.com)에 펜타곤이 이라크전 당시 대통령과 국방장관 등 소수의 고위관리에게만 매일 브리핑하는 ‘Worldwide Intelligence Update’라는 보고서 표지 11장을 소개했다. 표지마다 미군 사진과 함께 그에 걸맞는 성경구절이 실려 있었다.


이라크전쟁 시작 사흘 전인 2003년 3월 17일 보고서 표지에는 총을 잡고 기도하는 미군 병사들 사진과 함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나를 위해 갈꼬 하니 주님, 제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는 이사야 6장 8절 말씀이 있었다.

이라크전 개전 후인 4월 7일 맞서 싸우겠다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연설 사진이 실린 보고서에는 “선행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의 무식한 말을 막으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라는 베드로전서 2장 15절 말씀이 적혀 있었다.

미군이 바그다드를 함락한 직후인 4월 10일 보고서에는 후세인 동상이 철거되는 사진과 함께 “많은 군대로 구원을 얻은 왕이 없으며… 여호와는 그를 경외하는 자 곧 그의 인자하심을 바라는 자를 살피사 그들의 영혼을 사망에서 건지시는도다”(시편 33장 16~19절)는 말씀이 실려 있었다.

보고서에 성경구절을 넣는 것은 당시 국방부 정보책임자였던 글롄 세퍼(Glen Shaffer) 소장의 생각이었다. 기독교인인 세퍼 소장은 이라크전 개전 전까지는 전쟁준비로 인한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재미 있는 내용으로 보고서 표지를 만들었으나 전쟁이 시작되며 성경구절로 실었다고 GQ는 보도했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직접 들고가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한 이 보고서는 럼즈펠드가 평소 성경구절을 자주 인용했던 부시와의 개인적 친밀감을 깊게 맺기 위한 것이었다며 성경구절이 들어간 보고서 표지는 부시 대통령 스타일이라고GQ는 보도했다.

▲ 미 국방부 보고서
부시 전 대통령은 대선 토론회에서 예수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말할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성경구절이 실린 국방부 비밀보고서 표지를 높이 평가한 것은 그의 깊은 신앙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라크전 당시 국방부 보고서에 성경구절이 실린 것이 알려지자 미국 내에서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전을 종교전쟁으로 일으킨 것이라는 반증이고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반발이다.

부시 전 대통령이 9·11 테러 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십자군 전쟁’(Crusade)라고 언급한 후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은 기독교 슈퍼 파워가 이슬람국가들을 전복시키려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5월 18일 펜타곤에서 백악관에 매일 브리핑하는 보고서에는 부시 때와 달리 성경구절을 넣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워싱턴 이상민 특파원 smlee@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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