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만 회장 “서자 취급 받던 외식업계, 위상 제고하겠다”
남상만 회장 “서자 취급 받던 외식업계, 위상 제고하겠다”
  • 미래한국
  • 승인 2009.06.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_남상만 전국 최대 직능단체 ‘한국음식업중앙회’ 신임회장
▲ 남상만 ‘한국음식업중앙회’ 신임회장
전국 최대의 직능단체 ‘한국음식업중앙회’ 신임 회장으로 남상만 대림정 대표가 선출됐다. 그는 취임 소감에서 “음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복리증진, 음식점의 카드수수료율 및 부가가치세 인하, 국외에 포진해 있는 한국 음식점협회의 현장 노하우를 활용한 한식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소들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음식업중앙회. 음식업중앙회에는 41만2,000개 업소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이들 업소에서 일하는 종사원들만 185만 명에 이른다. 서울 각 구와 광역시·도의 40개 지회 그리고 전국 시·군·구의 221개의 지부로 구성된 전국적인 조직이기도 하다. 지난 5월 26일 국내 최대의 직능단체인 이곳에서 남상만 대림정 대표가 제24대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남 회장은 5년 전 22대 회장으로 일한 이후 재도전 끝에 다시 회장이 된 것이다. 남 회장을 만나 취임소감을 들어보았다.

“1964년에 어머님이 운영하시던 대림정을 1979년에 물려 받았습니다. 이후 나름대로 운영이 잘돼 가게가 5~10배 정도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2002년에 서울프린스호텔까지 인수해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었고 서울중구문화원 원장 등 사회활동에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제가 은혜를 입었다고 하면 바로 이 음식업계가 아닌가 합니다. 이 업계의 선진화에 기여해 업적을 남긴다면 인생에서 상당한 보람이 아니겠는가 생각하고 이번 선거에 도전해 당선됐습니다.”

그는 30년 이상 한식 전문점 대림정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현재 서울중구문화원장과 서울시관광협회장을 겸임하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명박 캠프에서 경제살리기특위 위원을 맡은 바 있다. 그는 상임특보로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관광정책에 관한 공약을 제안하고 보강하는 역할을 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림정을 운영하기 전까지 무역회사 인왕실업에서 미국 LA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외식업계 정부 지원 절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음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복리증진, 영향력 확대와 음식문화 선진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음식업중앙회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조직이라고 했다.

“우리 단체는 전국적인 조직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조직이 동업자 조합 같은 성격에서 금융업을 한다고 하면 사업성이 있습니다. 우선 지점이 전국에 다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식당하는 사람들은 다 이곳에서 거래를 합니다. 우리 회원들에게 대출이자를 1~2%만 싸게 해줘도 엄청난 식당 업주들이 몰려들 겁니다. 농협이 어떻게 수십조 원의 재정력을 갖추게 됐겠습니까.”

남 회장은 음식업중앙회가 금융업이나 농축산물, 제조업 등에 진출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외식산업진흥법’을 임기 내 꼭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이 30년 전에 만들어졌어야 했다면서 기본법이 없어서 외식업은 ‘서자 취급’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 법이 통과되면 음식업중앙회에서 농축수산물센터를 설립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현재 2.7%인 음식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5%로 낮추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음식점의 카드 수수료율은 2.7%로 주유소나 골프장의 1.5%에 비해 높습니다. 카드회사에 수수료 수준을 맞춰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관철이 안 되고 있습니다. 관철이 안 되면 제 2의 솥단지 시위도 불사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도 10%로 너무 높습니다. 관광산업은 나름대로 세제지원이나 예산지원이 있지만 외식업은 없습니다. 우리는 국민의 건강과 위생을 보호하고 책임지고 있습니다. 한식을 세계화해서 수출하는 것은 국가의 이미지나 브랜드와 직결됩니다. 하지만 중요성에 비해서 정부의 배려나 지원은 너무 없습니다. 현상 유지도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많습니다.”

▲ 2004년 11월 전국 각지의 음식업주, 3만여 명이 서울 여의도에서 정부의 불황대책을 호소하면서 벌인 솥단지 시위. 솥을 던지면서 시위를 했다고 해서 ‘솥단지 시위’로 불린다
솥단지 시위는 남 회장이 제22대 음식업중앙회 회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 11월 전국 각지의 음식업주 3만여 명이 서울 여의도로 상경해 정부에 불황대책을 호소하며 벌인 시위이다. 자신들의 밥줄인 ‘솥’을 던지면서 시위를 했다고 해서 ‘솥단지 시위’이다. 이때 지방에서 올라온 업주들은 이틀간 영업을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시위로 당시 재경부와 교섭을 벌여 2년간 1,000억이 넘는 세제 지원을 받았다.

한식 세계화, 전략이 중요하다
남 회장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한식 세계화 사업은 정부에서 수십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뉴욕과 도쿄, 파리, 런던 등의 한국음식점협회를 한국음식업중앙회의 지부로 영입하면 이들의 현장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 회장은 한식 세계화와 같은 정부의 프로젝트에 음식업중앙회가 참여하려면 조직 내부의 화합이 중요하다고 했다. 음식업중앙회는 연간 회비 수익만 28억 원에 달한다. 전국에 있는 식당 업주들을 대표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그동안 국내 굴지의 대형 음식점 오너들이 회장직에 도전해 왔다. 그러한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음해성 공격과 비난이 난무하고 소송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다.

4년 전 23대 회장직에 도전했었던 남 회장은 당시 선거 때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측으로부터 불명예스러운 일을 많이 당했다고 한다. 30년 가까이 해온 식당 자체를 접으려는 생각도 가졌다. 하지만 남 회장은 다시 도전했고, 22대 회장 재임 당시 솥단지 시위를 이끌어 리더십을 인정받았던 것처럼 재도약을 꿈꾸고 있었다.

한 가지 일을 몰입해서 했던 것이 성공 비결
그는 외식업계에서 성공한 인물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남 회장은 ‘꾸준히 한 가지 일에 몰입해서 하는 것’이 자신의 성공비결이라고 말했다.

“30년 전만 해도 규제나 단속 같은 것들이 중첩돼 사람을 꽉 죄니까 이 일이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식당업에서 손을 털었으면 이렇게 성공을 못했죠. 자의인지 타의인지 꾸준히 지속해 왔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가견이 생기고 이 방면에서 도가 트이고 남다른 입지를 정립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대림정은 국내 손님들 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이다. 특히 대림정은 불고기로 유명하다. 남 회장은 대림정의 영업 방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제1 영업원칙은 고객에게 건강 위생에 도움이 되는 재료를 사용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저희는 참 자연재료를 씁니다. 식당 옆에 자체 방앗간이 있어서 고춧가루나 참기름을 직접 만들어 씁니다. 마케팅 쪽으로 노하우를 구사하기보다 참 재료를 쓰는 것을 꾸준히 지속해온 것이 고객 신뢰를 얻고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의 어떤 식당에서도 자체 방앗간을 설치해서 하는 곳은 없습니다.”

식당 운영에 각종 협회 일까지 굉장히 분주할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남 회장은 “저보다 10~20배 일하는 이명박 대통령도 있지 않느냐”고 맞받아쳤다.

나라 경제가 어려운 만큼 외식업도 불황이기는 마찬가지다. 식당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식당이 너무 많아졌다는 지적도 들린다. 남 회장은 어떤 해법을 가지고 있을까.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마음대로 장사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숫자로 볼 때 식당이 과잉공급이라는 것은 맞습니다. 음식업중앙회 내에 자체 연구소를 만들어서 컨설팅 사업도 하려고 합니다. 경쟁력 있고 준비된 사람만이 이 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거죠.”  #

글·사진 서은옥 기자 seo0709@futurekorea.co.kr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