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수용소 참상 일깨울 美 여기자들
北수용소 참상 일깨울 美 여기자들
  • 미래한국
  • 승인 2009.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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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커크패트릭 월스트리저널 부편집장
▲ 지난 6월 4일 미 캘리포니아 산타 모니카에 모인 사람들이 북한에 억류 중인 미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의 조속한 석방을 바라며 촛불을 들고 있다
▲ 말라니 커크패트릭
멜라니 커크패트릭(Melanie Kirkpatrick) 월스트리저널 부편집장은 한미정상화담이 워싱턴에서 열리는 지난 6월 16일에 맞춰 ‘북한의 수용소 내부(Inside North Korea’s Gulag)’라는 제목의 칼럼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했다. 그는 북한에 억류중인 두 명의 여기자들이 속히 풀려나 집으로 돌아오길 기도하지만 그들로 인해 북한수용소 참상이 국제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지금의 시련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법원은 미국 여기자인 유나 리와 로라 링에 12년형을 선고했다. 지난 3월 중국과 북한 국경에서 체포된 이 여인들은 중국 내 탈북민들의 비참한 생활을 취재하고 있었다. 그들의 재판은 공개되지 않았고 죄목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왔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이지 않다.

나는 최근 탈북민들과 인터뷰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가운데 재교육 수용소에서 탈출한 탈북민도 있었다. 그들이 설명한 수용소 생활은 미 국무부의 최근 평가와 일치한다. 지난 2월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수용소 상황은 잔인하고 고문이 자행되는 등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재교육 수용소에는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듣거나, 몰래 종교생활을 하거나 음식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중국에 간 사람들이 수감된다. 수감된 사람들은 강제노동을 해야 하고 정치적 소책자를 암기해야 한다. 그들은 음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의료 혜택은 아예 없으며 어떤 사람들은 처음 수용소에 들어갈 때 입은 옷을 수년 간 계속 입는다. 많은 수감자들은 학대 혹은 영양실조로 죽는다.

정치범들은 ‘관리소’라는 더 열악한 조건의 수용소에 갇힌다. 북한인권위원회는 북한에 20만 명의 정치범이 있다고 하고 국무부는 15만에서 20만 명 사이로 보고 있다. 독재자 김정일의 사진이 나와 있는 신문을 깔고 앉은 범죄 때문에 정치범이 된 사람들이 있다. 처벌은 집단적으로 이뤄져 보통 정치범 가족의 3대까지 이어진다.

신동혁은 그 ‘관리소’에서 탈출한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20대 중반으로 현재 서울에 살고 있는 그는 ‘14호 수용소’라는 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22년을 보냈다. 지난해 뉴욕 월스트리트저널 본부에서 했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말했다.

그는 12살 혹은 13살 때 그의 어머니가 교수형 당하고 그의 형이 총살당하는 것을 직접 보도록 강요받았다. 그들은 탈출을 시도하다가 그렇게 되었다. 그에게 정보를 캐내기 위해 수용소 관리들은 그의 손과 발을 묶고 불 위에 매달아놓기도 했다. 신 씨는 신문사 회의실에서 자신의 바지를 걷어올리며 상처를 내게 보여줬다.그는 동료 수감자 및 전직 북한고위관리의 도움으로 살아남았고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나라인 중국으로 탈출하는 길을 모색했다.

그러나 그의 친구는 수용소를 둘러치고 있는 전기줄에 감전사되었고 신 씨는 말그대로 친구의 시체를 기어넘어 자유를 향해 나갔다. 그는 국경을 넘어 상하이로 갔고 그곳 한국 영사관 벽을 넘었다.

북한은 여기자 리와 링이 어디에 투옥될 것인지 말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그들을 정치적 선전의 목적으로 사용하려고 한다면 그들은 다른 평범한 죄수들보다 좀 나은 대우를 받을지도 모른다.

악명 높은 북한 요덕수용소의 실상을 담은 책 ‘평양의 수족관’을 쓴 강철환 씨는 세계가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에 무관심한 것에 대해 분노했다. 그는 그 책 끝에서 “우리는 이 토론이 다음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듣고 있다. 하지만 그 때쯤 되면 우리는 다 죽을 것이다”라고 썼다.

나는 리와 링이 속히 집으로 돌아오길 기도한다. 그러나 이 미국인들의 시련이 북한 수용소의 끔찍함을 국제적으로 일깨운다면 결코 헛된 것이 아닐 것이다. #

번역·이상민 특파원 sm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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