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비평양 간 양극화 심화
평양·비평양 간 양극화 심화
  • 미래한국
  • 승인 2009.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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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일 전투’통해 평양 새 단장 주력
북한당국이 체제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 4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150일 전투’로 평양과 비평양 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150일 전투’에서 모아지는 가용자원을 충성지역인 평양에 집중함으로써 평양·지방간 양극화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지난 6월 30일 발행한 ‘KDI 북한경제리뷰’ 6월호(2009년 상반기 북한경제 동향)에서 “최근 평양을 방문한 대부분의 외부 관찰자들은 평양의 경기는 매우 양호하다고 전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함경도를 비롯한 북한 외곽지대는 지난 199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KDI는 이러한 북한 지역 간 상황이 다른 것과 관련 “올해 북한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제행위는 이번 ‘150일 전투’에 의해 조직되고 ‘150일 전투’에서 얻어진 자원은 두 가지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며 “평양의 거리 새 단장 사업과 같은 건설 분야와 다른 하나는 농업분야”라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당국은 2012년까지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고 공언한 만큼 가시적 성과물을 내세우기 위해 평양 새 단장에 주력하고 있다. KDI는 최근 평양 사정에서 “거리에서는 평양의 모습을 바꾸려는 대규모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고, 새로운 휴대폰 구매 등 주민들의 씀씀이 또한 늘어나고 있으며 무엇보다 북한당국이 진행하는 각종 전시성 행사로 인해 평양의 전반적 인상이 활기에 넘친다”고 설명했다.

북한당국은 4월 김일성 생일을 맞아 대동강 주변에서 대대적인 불꽃놀이 행사를 진행했는데, 이는 근래에 보기 드문 대규모 행사였다고 방문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북한 외곽지대와 관련해서는 “올해 상반기 북한 외곽지역 사정을 관찰한 국내외 다양한 단체들은 생활고에 시달린 북한 일부 지역주민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난 1990년대 경제위기와는 또 다른 비극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KDI는 지역 간 양극화를 확대하고 있는 ‘150일 전투’에 대해 전에 없는 대규모 대중 동원으로 올해 북한 경제를 결정할 결정적 캠페인으로 규정했다. KDI는 “그 폭과 기간 그리고 운영방식에 있어 매우 강력한 모습이다. 국영기업이나 협동농장뿐만 아니라, 사실상 실업상태에 놓여 있거나 아니면 시장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여타의 북한주민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을 만큼 광범위하다”며 “캠페인 기간 역시 150일로 설정됨으로써 사실상 올해 전체를 포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150일 전투’에 참여하는 모든 경제주체들은 각자 경제행위를 일 단위, 시간 단위로 조직화하여 상부에 보고하고, 그 결과를 점검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지난 4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50일 전투’에 참여하는 평양 삼석구역 삼석옷공장을 소개하며 여성노동자들이 아침 6시부터 저녁 야간작업까지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종전에는 아침 8시에 출근했지만 이제 새벽 6시에 출근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작업량이 대폭 불어났지만, 하루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는 현장을 떠나지 않는 기풍 속에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며 “여성 노동자들의 출근시간 변경은 강제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또 “현재 월간 증산실적은 연초에 세운 계획의 170% 수준”이라며 “150일 전투가 끝나게 될 9월 중순까지 연간 생산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DI는 북한의 지역 간 양극뿐만 아니라, 국내경제부문에서 계획과 시장간 양극화도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북한 대외무역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남북교역이 하락하고 올해 들어 대중국 무역마저 정체상태를 보임으로써 금년 북한 대외거래가 부진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흥미롭게도 북한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평양의 언론매체들은 올해 상반기 북한의 산업 활동이 매우 양호하다는 수치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으며 북한당국도 경제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

이경한 기자 lkhan1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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