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 추락은 자업자득
글로벌 경쟁력 추락은 자업자득
  • 미래한국
  • 승인 2009.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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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_최광 미래한국 편집위원·한국외국어대 교수(경제학)
▲ 최광 한국외국어대 교수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 대외 위상이 계속 추락한다는 국내외 기관의 최근 발표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결코 충격적이지 않은 사실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데 있다. 충분히 예상되어 왔었고 너무나도 자명한 자업자득의 소치이다.

2003년까지만 해도 11위 경제 규모를 자랑하며 10대 경제강국 진입을 눈앞에 뒀다고 여겼던 한국경제가 5년 새 4단계나 하락해 작년에 15위를 기록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로 IMF는 한국경제가 올해와 내년에는 16위까지 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현상과 위상을 정확히 인식하자. 2000년 이후 세계경제는 평균 4.5%씩 매년 성장하였는데 우리 경제는 그 평균이하로 성장했다. 세계 최고의 성장률을 구가하던 우리가 지난 5년여 간 성장률에서 세계 216개 국 중 118위에 그쳤다.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경쟁국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의 성장률은 절반 수준이었다.

왜 추락했고 어떻게 하면 추격할 수 있는가? 잘 사는 국가 번창의 길을 놓고, 선각자들이 내놓은 수많은 처방의 핵심은 ‘제도와 지식’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한 나라의 장기적 번영을 결정하는 것은 그 나라의 천연자원도 아니고, 문화적 자산도 아니며, ‘제도와 지식’에 있다. 훌륭한 제도와 지식의 핵심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자유주의 정신인데 우리의 경우 반자본주의적 반시장적 정책이 홍수를 이루고 있으며 반자유주의 정신이 풍미하고 있다.

정치논리가 시장경제논리를 압도하기에 한국경제가 번창의 길보다는 쇠퇴의 길로 접어 든 적이 빈번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한다고 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드는 정책이 스스럼없이 수립·집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시장적 정서와 정책의 전개에 따라 경제체제의 효율성이 저하되어 한국경제가 쇠퇴의 길로 가고 있다.

작금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우리 경제를 튼실하게 하기 위해 근로자가 더욱 열심히 일하고, 가계가 더 많이 저축하고, 기업이 더욱 더 투자하여 경제 전체로 생산력이 더욱 확대돼 한다. 또한 반듯한 지도자, 올바른 의식, 훌륭한 제도의 확립을 통해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근로자는 일보다는 여가에, 가계는 저축보다는 소비에, 기업은 시설투자보다는 재테크에 몰입하는 나라가 지속적으로 성장을 한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오늘의 문제는 활력이 넘쳐야 할 기업이 탈진한 상태이고, 수동적 입장이어야 할 정부가 적극적인 데 있다. 작금의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보면 정부가 문제의 해결사이기는 커녕 문제의 원인 제공자이다. 기업은 각종 질곡에 억눌려 힘이 쇠진한 상태이며 자생력을 키우기보다는 정부가 제공하는 당의정에 취해 있다. 정권과 관계없이, 여야 관계없이 지도자들은 역사적 통찰력이 부족해 나라를 잘못 이끌고 있다.

오늘날의 경제·사회·정치 등 모든 분야가 전문가의 눈에도 너무 복잡해졌고 그 움직이는 속도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4차원의 공간 개념으로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민간부문을 자신의 이익과 논리를 앞세우는 관료와 정치가가 주체인 느림보 정부가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정부가 계속 설치니 경제는 피멍이 들 수밖에 없다.

정치지도자들과 경제정책 책임자들이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아무리 정책을 잘 못하더라도 우리 경제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계속 성장하리라는 것이다. 반드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기적을 창출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손의 위력을 무서워하고 이를 존중해야 한다. 곁가지 잔재주 놀이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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