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회 공청회에서의 일본 핵무장론
미의회 공청회에서의 일본 핵무장론
  • 미래한국
  • 승인 2009.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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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풍향계_일본
지난 6월 25일 열린 ‘변화하는 일본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공청회는 오바마 행정부가 등장한 후 일본에 관해 열린 첫 토론의 장으로서 주목을 끌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아시아태평양지구환경소위원회가 주재한 이 청문회에서 일본 및 미.일 관계 전문가 4명이 증언했다

일본의 안보, 정치, 경제에 걸친 광범한 문제가 다루어졌으며 안보문제에 관해서는 ‘일본 핵무장’ 문제가 많이 논의됐다. 미국 핵에 의한 일본 방위를 넘어선 ‘일본 자체의 핵무장’까지도 토론의 대상이 됐다.

이것은 핵무장을 ‘가상의 문제’로 논하는 것까지도 금기가 돼 있는 일본 내 실정과는 극히 대조적이었다. 일본에서는 자국의 안보를 위한 핵 논의도 할 수 없는데 외국에서는 이미 이렇게 까지 논의가 활발한 것이다. 그 회의에서 있었던 ‘일본 핵무장’에 관한 논의를 소개한다.

먼저 공청회 의장인 에니 파레 오마베가 소위원장의 발언이다.

“북한의 핵무기가 일본에 위협이라고 느껴지면 일본도 핵을 개발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어날 것이다.”

“일본은 핵무기 개발능력을 갖고 있으며 일본이 핵무장을 하게 되면 아시아태평양 특히 중국을 둘러싼 군사전략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한국의 유력한 신문도 지난달 사설에서 한국 핵무장의 필요성에 언급하면서 동시에 일본 핵무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의 통신사도 러시아 외무성이 북한의 핵개발에 대응해 일본이 핵무기를 가지려 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계열의 한 잡지도 중국정부 당국자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로 일본이 핵무장하게 될 위험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일본 핵무장 야심에 관한 러시아, 한국, 중국의 우려는 과잉반응일지도 모르지만 인식이 정책 결정에 치명적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공청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세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일본은 핵무기를 제조할 충분한 잠재능력을 갖고 있으나 미국이 핵 억지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의 필요성을 아직은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 씨는 일본 내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북한 핵의 위협에 대비해 미·일 양국은 핵 독트린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책임 있는 일본의 인사들은 80년대 소련이 SS20미사일을 배치했을 때 이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이 서유럽에서 취한 것과 같은 조치를 일본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때 미국은 소련의 핵 미사일에 대항하기 위해 서독과 네덜란드에 순항 미사일과 퍼싱 미사일 572기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소련은 크게 후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린 씨는 미국의 핵 미사일을 일본 영토에 배치해 대북 억지력으로 삼는 가능성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착상의 배경은 상대방에게 핵의 위협을 느끼게 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 최선이라는 국제적인 현실 인식의 존재다.

동맹국인 미국의 눈에도 일본을 둘러싼 핵 위협이 절박하게 비치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핵 억지도 핵무장도 전혀 심각하게 논의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국내외의 차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산케이신문 7/4
정리/김용선 미래한국 객원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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