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장관은 북한의 인질극을 극복할 수 있을까
클린턴 장관은 북한의 인질극을 극복할 수 있을까
  • 미래한국
  • 승인 2009.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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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
▲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이 지난 7월 23일 태국 푸켓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대표를 말없이 지나치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끌어내기 위해 두 명의 미국 여기자들의 운명을 걸고 거래에 나섰다. 불법으로 두만강을 넘어 북한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로라 링과 유나 리 두 여기자는 평양 외곽의 국빈관에 여전히 머물고 있고 북한은 미국에 그들의 석방을 간청할 고위급 특사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두 여기자를 중국에 보낸 샌프란시스코 ‘Current TV’ 네트워크 사장인 알 고어 전 부통령이 이 특사가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북한이 이름이 알려진 사람을 특사로 원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두 명의 여기자 문제는 핵협상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두 여기자를 저당 잡은 것은 협상을 위한 인질극임이 분명하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두 여기자가 붙잡힐 만한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처음의 주장에서 물러났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들이 불법침입을 했고 그래서 지금 매우 후회하고 있다고 인정했다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과연 링과 리가 심문과정에서 북한을 달래기 위해 그렇게 말했을까? 그들이 나중에 집에 돌아와 털어놓을 때까지는 모를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그들의 석방을 두고 미국과의 중단 없는 대회를 원하고 있고 이를 통해 한국을 소외시키면서 양보를 받아내기를 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북한이 양자 대화를 원하는 이유들은 명확하다. 그들은 한국을 미국의 추종 위성국으로 간주하면서 한국을 고립시킬 수 있다. 그들은 56년 전인 1953년 7월 27일 서명한 한국전 정전협정을 공식적으로 종료하는 ‘평화조약’을 요구할 수 있다. 북한은 평화조약의 사전조건으로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파기, 한국군 무기 현대화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은 ‘상호주의’ 운운하면서 그 회담을 핵무기 폐기와 관련된 일종의 포럼으로 바꿀 수 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미국이 태평양 전역의 미군 전함과 비행기에서 모든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고 자주 말해왔다. 문제는 미국이 결국 누그러져 제3자의 참여 없이 오직 미국과 북한 외교관 간에 이뤄지는 회담에 동의할 것인지이 여부다.

현재 클린턴 장관은 북한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그동안의 회담은 대규모 원조를 대가로 북핵프로그램을 제거하겠다며 북한이 2005년 9월에 동의한 6자회담 형태로 되어왔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해외원조를 많이 받는 나라가 되었다. 이 원조로 전 세계를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면 수십억 달러가 대수이겠는가? 하지만 이 계획은 미국이 북한이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지 검증하겠고 이미 잘 알려진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생산 뿐 아니라 농축우라늄프로그램도 자백하라고 끈질기게 주장하자 무산됐다.

현재 클린턴 국무장관의 전략은 다른 아시아 국가 관리들과 한 대화를 볼 때 북한을 고립시키고 어떤 동정이나 가망성 없이 북한을 부랑자라고 비판하며 세계가 북한과의 교역을 금지한 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만큼 양자회담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분명히 밝힌 사람은 없다. 그가 대선 당시 평화와 화해를 가져올 수 있다면 적의 지도자들과도 기꺼이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라.

오바마는 지금 중국이 구원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이 내부문제에 봉착해 있고 김정일이 권력승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전 동맹인 북한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금은 단호한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영원히 거부할 수 있을까?

링과 리 두 여기자가 인질로 잡혀 있는 것은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과의 대화 거부를 더 어렵게 하는 전술적 수단이 되고 있으며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의 회담 가능성을 갖고 있다.#

번역/워싱턴=이상민 특파원 genuinevalu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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