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이 제작한 첫 독립영화 ‘선택’
탈북민이 제작한 첫 독립영화 ‘선택’
  • 미래한국
  • 승인 2009.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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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의 경험과 아픔을 집약시킨 생생한 이야기
2005년 북한에서 외화벌이 일꾼으로 일하다가 남한으로 탈출한 채명신 씨(44·남), 김정숙교원대학을 나온 예술단 배우였지만 2007년 탈북한 조은혜 씨(31·여·가명), 북한 인민군으로 복무를 마치고 2005년경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박철한 씨(30·남·가명). 이들은 모두 감독과 배우로서 북한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사람들이다.

최근 편집녹음을 완료하고 지난 7월 말 시사회를 가진 영화 ‘선택’은 탈북민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하고 배우로 출연한 일종의 북한판 독립영화이다. 엑스트라까지 40여 명의 탈북민들이 한 마음이 돼 만들었다.

이 영화는 북한 국가보위부 소속의 고위장교 강준혁(박철한 분)과 보위부의 모함에 걸려 죽음에 이른 아버지로 인해 중국으로 탈출할 수밖에 없는 서연희(조은혜 분) 사이의 기구한 운명적 사랑과 북한 체제의 모순을 그렸다.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박철한 씨는 “저예산 독립영화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면서도 “탈북민들의 경험과 아픔을 집약하여 재현시킨 북한사람들의 영화라는 점에 주목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감독을 맡아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든 실무를 총괄한 채명신 씨는 “영화의 예술성이나 작품성보다는 탈북민들이 흔히 겪게 되는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는 측면에서 남한 관객들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탈북민들이 왜 반역자라는 소리를 듣기까지 생명을 걸고 정다운 북한 땅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는가를 주목한다면 탈북민들을 이해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채명신 씨는 이 영화를 통해 북한 지도부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것은 그들이 독재자의 하수인으로 살 것이 아니라 고통 받고 있는 인민의 편에서 ‘올바른 선택’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듯이 아무리 폐쇄된 사회에서 산 사람이라도 신앙과 자유를 만나면 북의 주체사상은 사상누각과 같아 쉽게 무너지고 만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여주인공 역을 맡은 조은혜 씨는 “북한 현실을 알리는 일이라면 두려울 게 없다는 심정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남한으로 탈출한 자신의 선택이 올바르고 정당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속의 마지막 장면과 관련, 조 씨는 “북한 탈출을 위해 두만강을 건너는 장면은 마치 간첩 누명을 쓰고 정치범 수용소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부모님이 강 건너편에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 마음이 울컥했다”고 털어놓았다.

채 감독에 따르면 이 영화는 아직 보완할 부분이 있지만 정식 시사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한 후 국제인권영화제에도 출품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영화제작에 실제적인 후견인 역할을 맡아 동분서주해온 송부근 목사(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 사무처장)는 자신이 중국에서 경험했던 쫓고 쫓기는 스릴을 영화에 담아 기쁘다며 “이 영화가 탈북민들을 북한의 주체사상으로부터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세계로 전환시키는 생생한 증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송 목사는 “이 영화를 먼저 한국교회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영화시사회와 함께 ‘북한구원의 밤’ 행사를 가져 성도들에게 새로운 북한 인식을 갖게 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회 문의: 02-765-1503) #

김창범 편집위원 cbkim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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