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출을 기다리는 1,000명의 또 다른 북한 내 한국인들
구출을 기다리는 1,000명의 또 다른 북한 내 한국인들
  • 미래한국
  • 승인 2009.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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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
▲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 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137일 만에 풀려났다
북한에 억류된 지 137일만에 풀려난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 씨의 귀환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으로 가 데려온 2명의 미국 여기자들의 경우처럼 많은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 씨의 귀환을 위해 실제로 지불한 돈의 액수는 얼마일까?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이 평양에 방문하는 동안 어떤 거래를 했을까? 분명한 것은 북한이 자비를 베풀면서 단순한 사과 이상을 원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질문들은 지난 3월 17일 두만강에서 다큐멘터리 필름을 촬영하다 북한군에 체포되어 140일 간 평양에 억류되었던 로라 링과 유나 리 여기자들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데려올 때 동일하게 제기되었던 것들이다.


링과 리 두 여기자 및 현대아산 직원은 자신들의 편에 막강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었다. 링과 리의 경우 그들은 ‘불법 침입’과 ‘적대 행위’를 이유로 ‘노동수용소’에 12년을 갇히는 선고를 받았지만 그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빛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가 있었다.

개성공단에 억류되었던 현대아산 직원은 금강산 관광지역 뿐 아니라 개성공단 건설 책임을 맡고 있는 회사의 든든한 지원을 갖고 있었다.

구출된 이 세 명은 북한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는 최소 1,000여 명의 한국인들과 12~20명의 일본인들의 곤경을 부각시키고 있다. 링과 리는 전 세계에서 다른 기자들이 아직 감금되어 있는데 자신들이 자유를 얻은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 감동적인 말은 그들이 있었던 북한의 좀 더 깊은 곳에 붙잡혀 있는 사람들을 간과한 것이다.

억만장자 스티브 빙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두 기자 구출 임무에 돈을 댄 것처럼 한국의 한 재벌도 현대 직원을 구해내는 ‘개인적 여행’을 위해 기쁘게 돈을 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처럼 북한에 억류 중인 다른 한국인들을 구해내기 위해 어떤 한국의 기업가가 북한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유감스러운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이 입지가 좁다는 것이다. 북한은 한국을 배제하면서 2007년 대규모 원조 대가로 북핵 프로그램을 불능화하고 폐기시킨다는 내용의 두 가지 협정 체결이 이뤄진 6자회담을 내던지며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다.

북한은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공해온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면서 강경정책을 펼치자 이 대통령을 ‘반역자’라고 비난해왔다.

미국은 북한이 폐기한 6자회담으로 북한이 돌아올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6자회담 중 북한과의 1대1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 양보다.

햇볕정책을 시작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를 유업으로 영구화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69년 공중납치된 국내선 대한항공기 내 12명을 포함, 한국의 어부, 군인 등을 귀환시키는 면에서 이 대통령 만큼이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김정일과의 남북정상회담 후 63명의 북한간첩들과 그 동조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냈지만 그 대가로 북한에 억류된 한국사람들의 귀환은 요구하지 않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정일과의 만남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에 따라 현대아산 직원의 석방을 요구했다. 그는 최근 북한 영해에서 표류했던 4명의 한국 어부에 대해 언급했을지 모른다. 그는 또 일본 연안에서 납치되었지만 김정일이 몇 년 전 13명의 일본인을 납치했고 그 중 8명은 죽었다고 시인하기 전까지 북한이 부인했던 약 20여 명으로 추정되는 피랍 일본인에 대해서도 물었다. 하지만 클린턴은 여전히 북한에 억류되어 처참한 상황에서 살며 노동하고 있는 많은 납북 한국인에 대한 문제는 제기하지 않았다.

한국인들은 1,000명 이상의 다른 납북 한국인들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고 있다. 김정일은 영리한 정치 게임을 벌이고 있다. 북한 정치선전 기구들은 김정일 후계자로 믿어지는 막내아들 김정운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북한에 오게 했다며 정치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

번역/워싱턴=이상민 특파원 genuinevalu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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