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번영이 국민의 자유를 가져온다
개인의 번영이 국민의 자유를 가져온다
  • 미래한국
  • 승인 2009.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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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풍향계/유럽

자넷 데일리 텔레그래프 칼럼니스트 / 텔레그래프 8/15

내가 1960년대 미국에서 영국으로 처음 이주했을 때 충격적인 것은 계급제도였다. 미국에는 이러한 사회적 계층 구분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영국에는 인간이 자기 출생조건과 상황에서 벗어나 신분상승 가능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판이한 태도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내가 충격을 받은 것은 영국 근로계층의 빈곤이나 손실이 아니라 (내가 살았던 미국에도 이런 사례는 많았다.) 인간이 자기의 사회적 문화적 한계를 벗어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뿌리 깊은 수동적 태도, 패배주의와 체념이었다.

지난날 좌파로 학생운동의 주동자였던 내가 미국을 떠난 이유 중의 하나는 미국의 자본주의 가치의 환상과 악몽에서 깨어났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계급의 단결만이 계급사회의 부당한 배열 배치를 해결할 수 있고 단결은 자기 ‘뿌리’에 대한 충성을 의미한다는 메시지에 깊이 감동되었었다.

칼 마르크스주의의 신비는 결과적으로 확실히 무너졌다. 그 동안 좌파사상은 개인의 성취에 따라 삶의 진정한 가치를 주는 개인의 열망과 자율을 평가절하하거나 억지로 파괴해 왔다. 기회는 근로계층에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그들이 거절했다. 기괴한 상황과 사태를 영속시키는 데 가장 열성적인 정당은 바로 노동당이었다. 그 이유는 선거에서 득표의 힘을 여기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좌파 평등주의 신봉자들이 쏟아낸 독기에서 노동당은 20세기 말의 교훈을 배웠고 자유인으로 태어난 개인의 열망에 맞춰 재창당됐다. 즉, 자유시장 경제학이 도입한 진보적 정책을 포용했고 오로지 국민의 개인적 번영만이 진정으로 국민에게 자유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게 됐다.

한 국가의 부는 속성이 고정된 것도 아니고 국가가 분배해야 하는 파이도 아니다. 부는 무제한 성장할 수 있다. 경제활동이 늘어나면 파이가 커진다. 부는 경제활동에 자유로 참여하는 만큼 자체 시장의 동태역학에 의해 대부분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다. 부는 하나의 짐짝처럼 사회의 한 부문에서 다른 부문으로 강제로 이전시켜서는 안 된다. 사실상 부는 억지로 통제되면 될수록 확대 성장은 그만큼 늦어진다.

마찬가지로 빈곤층도 변화될 수 없는 고정된 계층 신분이 아니다. 내가 놀란 것은 빈곤에 대한 미국인의 태도와 영국의 관념의 차이였다. 미국에서는 빈곤한 사람이 거의 모두 빈곤에서 벗어나 신분상승을 열망하는데 영국에서는 빈곤은 하나의 운명으로 외부의 도움 없이는 빈곤을 탈피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유경제체제의 국가에도 구성원 간에는 언제나 서로 빈부의 격차가 있는 법이다. 그러나 빈곤은 특정한 계층이나 사람에게 영구 불변조건이 되거나 국가의 개입에 의해서만 빈곤이 완화되어서는 안 된다. 빈부의 격차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같은 계층 국민에게 대물림을 해서는 안 된다. 역동적인 경제에서는 개개인은 빈곤에서 벗어나거나 빈곤으로 빠져 들어 갈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의 운명이 전적으로 그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외부의 힘으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보적 사회는 사실상 이러한 빈부 간의 이동이 개개인 자신에 의하여 얼마 만큼이나 결정되느냐에 따라 시험된다. 예를 들어 만약 직장이 모두 폐쇄돼 국민들이 생계를 유지 못한다면 우리는 정부의 복지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에게 항구적인 의존심을 유발시키기 보다는 국민들이 직업 재훈련을 받고 새 직장을 찾아 지리적으로 이동을 가능케 하기를 기대한다. 문제는 국민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 있느냐에 있다.

참다운 진보주의는 국민을 보다 더 자유롭게 하는 것이지 자유를 좁히거나 줄이는 것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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