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으로 아프리카 난민 급증
유럽 각국으로 아프리카 난민 급증
  • 미래한국
  • 승인 2009.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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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예춘추 2009년 8월호 현대의 ‘아포리아’
▲ 일본 문예춘추 2009년 8월호 표지

시오노 나나미 일 작가(이탈리아 거주)

해결이 불가능한 난제를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포리아’라고 했다. 이 말은 현대에도 쓰인다. 의미하는 바는 상당히 달라졌지만.

흔히 난제라도 새로운 방법을 찾고 이를 실행에 옮길 의지만 있으면 즉 진보하면 해결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진보했기 때문에 해결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현대의 ‘아포리아’는 이런 상황일 것이다. 예를 들면 선진 제국의 ‘불법난민’ 문제는 문명 향상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중해 북쪽에 위치한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에는 남쪽의 모로코, 알제리, 튜니지, 리비아로부터 불법 침입해 오는 사람들이 항상 있다. 최근 10년 동안 북아프리카와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중앙아프리카에서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 내전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마을을 버리고 수도로 도망쳤다. 거기서도 먹고 살 수 없어 사하라 사막을 넘어 북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항구에 이르러 노예 중개인이 아닌 난민 중개인의 도움으로 낡은 어선이나 고무보트를 타고 유럽 각국으로 가는 것이 지중해 불법 난민 경로로 정착됐다.

해변에 이르기도 전에 ‘영해’에 들어서면 휴대폰으로 SOS를 보내 당사국 해상보안기관이나 해군의 구조를 기다린다. 구조 요청을 받은 나라에서는 자국 영내에서 사경을 헤매는 이들을 못본 체 할 수 없어 구해주게 된다.

서구는 르네상스와 계몽주의를 거쳐 500년 동안 인권 존중, 자유, 평등, 민주주의라는 빛나는 성과를 거두며 현대에 이르렀다. 이들 문명을 현대의 구미 사람들은 그들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이유로 삼아왔다.

해마다 수십만이 지중해를 건너가는데 그들은 유럽 각국에 입국하자마자 기존에 살던 유럽인들과 동등한 권리를 요구한다. 일자리, 주거지, 의료까지 보장해달라고 한다.

유럽 각국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국민에게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것을 난민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가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로서도 골치덩어리이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분노를 불러 일으키게 한다. 이들은 인종 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 2차 세계대전 후 고생해서 겨우 재건된 나라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난민들이 기존에 살던 사람들과 같은 생활 조건을 보장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한다.

고대 로마에는 난민문제도 없었고 인종 차별도 없었다. 고대 로마가 계급사회였기 때문이다. 황제를 정점으로 하는 원로원계급, 기사계급이라고 부르는 경제인, 평민, 해방노예, 노예 그리고 속주민(屬州民)과 외국인이 포함된 피라밋형의 사회를 구성하고 있었다. 현대와 비교하면 계급 간의 유동성이 높았다.

현대의 국적에 해당하는 로마시민권 취득에서부터 출생한 땅이나 양친의 인종보다 본인의 업적이 더 중요시됐다.

현대인은 계급사회 철폐에 성공한 후 오히려 이국인에 대해 폐쇄적이 됐다. 이것을 아포리아라고 할 수 있다. #

번역·이영훈 교포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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