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과 모택동의 진실
스탈린과 모택동의 진실
  • 미래한국
  • 승인 2009.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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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풍향계/유럽

조지 월든 영국 언론인·외무성근무(1962-8), 보수당 하원의원(1983~1997)

히틀러의 전쟁으로 약 3,500만 명의 군인 및 민간인이 희생됐다. 만약, 번화한 베를린 중심가에 히틀러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면 독일인들은 분노할 것이다.

모택동은 그의 배나 되는 인명을 굶겨 죽이거나 또는 살해했다. 그 희생자들은 바로 중국인민들이었으니만큼 중국인민들은 초상화를 철거하거나 모든 사실이 알려지기를 열망하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 60년간 그 어느 때보다도 자유롭고 부유하게 됐지만 역사상 가장 잔인무도했던 모택동의 초상화가 천안문 광장 우뚝 솟은 자리에 걸려 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스탈린은 그의 명예가 회복되고 있다. 1956년 흐루시초프의 유명한 스탈린 격하 연설에서 몇 가지 진실이 노출되기는 했지만 스탈린의 국제적 행동은 애국 영역으로 간주돼 국내의 집단강제노동수용소와 해외의 침략정책을 좀처럼 동일시하지 않았다. 전세계를 통해 소비에트식 혁명을 추진하도록 조직된 코민테른과 2차 대전 개전 초 핀란드, 발틱 3국, 폴란드 침공 그리고 뒤이어 동유럽의 잔혹한 지배가 있었다.

스탈린은 히틀러의 공격 전야에 고위 장성을 살해하고 나치 독일의 침공 사실을 보고받고도 이를 믿으려 하지 않았지만 조국을 구원한 영웅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강압적 국내정책과 1939년 이른바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과 같은 무자비한 외교는 나치 침략군으로부터 조국을 지키기 위해 필요했다는 주장이 점점 크게 들려오고 있다.

히틀러가 철저한 독재정치로 만사를 해결하며 1930년대 독일경제의 기적을 이루었듯이 스탈린과 모택동도 자기 조국의 국력을 키우고 이 세계에서 강국으로 발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보다 긴 안목으로 보면 전체주의로 말미암아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무리하게 돼 그 정신이 불구가 됐다. 중국은 모택동의 대약진운동으로 4,000만 명이 희생됐고 그 후 문화혁명으로 전국이 빈곤에 빠지게 되었다.

러시아인과 도시 거주 중국인들은 괴물 같은 지도자에 관해 보다 많은 사실을 접근하게 돼 그들의 정부는 과거의 전모를 알려야 했다. 정부로서는 진실을 밝혀 긴장과 분열을 자극하는 것은 좋을 리 없고, 과거를 알고자 하는 것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과거를 바로 보자는 압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는 모택동의 정책이 “옳은 것 70%, 잘못된 것 30%”라는 공식 노선을 등소평이 1993년에 선언했다. 교육 수준이 낮은 중국인민들은 모택동의 ‘철밥통’ 시절을 그리워할 수 있고 과거를 더 이상 파고 들어가면 공산당의 지도력에 손상이 올 수도 있다.

러시아는 퇴행하는 느낌이 있다. 스탈린은 국가의 가장 존경 받는 역사적 인물 투표에서 놀라울 정도로 득표 순위가 좋다. 지난 9월 초 폴란드에서 거행된 나치 독일의 폴란드 침공 기념식전에서 푸틴 총리가 스탈린의 정면 비난을 거절한 배경에는 러시아 국민의 61%는 소련군대가 그 협정 서명 후 몇 주도 지나지 않아 1939년 9월 17일 폴란드를 침공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이를 알려는 러시아 국민이 얼마나 있는지도 의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영국에서도 보급된 수정주의를 보여주는 일이다. 새로이 성장하는 젊은 역사학자 세대는 전체주의 경험이 별로 없거나 아주 없다. 자본주의는 떳떳해 숨길 것이 없다. 우리는 당연히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 스탈린주의와 모택동주의는 과연 그렇게도 사악했는가? 그것들은 확실히 사악했다. 러시아의 한 언론인은 “몰로토프-리벤트로프 협정은 뒤늦게 드러남으로써 러시아 민족의 양심을 불구로 만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모택동에 관해 진실을 알리지 못하면 중국인의 양심도 불구가 된다. #

영 텔레그라프지 9/9
정리/정철 객원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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