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북한에 단호한 오바마 행정부
말로만 북한에 단호한 오바마 행정부
  • 미래한국
  • 승인 2009.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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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
▲ 지난 4월 영국 버킹엄궁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리셉션 장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 방안을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부시 전 대통령이 2002년 1월 첫 ‘연두교서’에서 언급한 이 말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전 개전 후 ‘임무 완성’이라는 그의 말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표현 중 하나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와 같이 강경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첫 UN연설에서 이란과 북한에 대해 ‘그들이 국제기준을 무시하고 지역안보 보다 핵무기 개발을 우선한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다소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게 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오바마의 언급처럼 세계는 분명히 국제법이 공허한 약속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오바마가 화해의 말을 통해 핵무기 경쟁에서 이 협력자들(북한과 이란)의 핵야망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약속은 공허해질 것이다. 북한이 부품들과 노하우를 이란과 교환하고 있고 이란에 미사일을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떼어낼 수 없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반증이다.


오바마의 이번 표현은 북한을 적합한 대화 상대로 보고 있는 미국의 시각과 대조된다. 레온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8월 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비공식적인 차원에서 평양으로 날아가 김정일을 3시간 17분 간 독대한 후 두만강 유역에서 붙잡힌 미국 Current TV 네트워크 소속의 여기자 두 명과 함께 귀환한 이래 미국과 북한은 신혼처럼 아주 사이가 좋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려는 경향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충돌 궤도에 올려놓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고나오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를 선호하고 있다.

미국이 미북 양자회담을 동의하면 그것은 김정일의 외교전략 승리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6자회담 이외에 다른 회담은 없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김정일은 클린턴 전 대통령을 통해 오바마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미북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는 한국의 회의적인 태도는 미 외교관들의 우려가 되고 있다. 동맹국 한국을 무시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무부는 북한이 보즈워스 특사를 초청했지만 한국 뿐 아니라 일본의 불편해하는 마음을 가라앉히느라 답하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다.

일본 정권이 민주당으로 이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반응 역시 중요하다. 관건은 하토야마 유키오 신임 일본총리가 오랫동안 일본을 통치해온 자민당의 전임 총리들에 비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더 선호하는지 여부다.

미국으로부터 좀 더 외교적 독립을 하고 싶다는 하토야마 신임총리의 공공연한 희망은 미국과 일본 외교관들이 조심스럽게 맞춰가고 있고 미일 동맹관계 측면에서 그를 압박할까 미국인들이 우려하는 상황에서 문제를 복잡하게 할 수 있다.

미 상원외교관계위원회 동아시아 전문가로 백악관의 한반도정책을 자문하는 프랭크 자누지는 최근 미 의사당에서 열린 ‘평화포럼’에서 이에 대한 논란을 회피하려고 했다. 그는 양자 및 다자회담 둘 다 필요하지만 “미국은 동맹국 한국의 전폭적인 지지 없이 북한과의 성공적인 협상을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은 미북회담이 대(?)양보를 가져올 것이라는 두려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북한에 양자회담은 지난 5월 25일 지하 핵실험 후 부과된 제재들을 무력화하고 인정과 위신을 얻는 도구다. 외교적으로 주고 받고 있는 사이에 북한은 김정일이 자신의 권력과 위신을 걸고 있는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일체의 기미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

번역/워싱턴 = 이상민 특파원 genuinevalu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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