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빚 내서 아리랑 억지 관람
北주민, 빚 내서 아리랑 억지 관람
  • 미래한국
  • 승인 2009.10.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입장료 한달 임금에 해당 … “충성심 부족 오해받기 싫어서”

북한정권의 권력세습을 정당화하고 외화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는 아리랑공연이 어린 학생들을 행사에 강제 참여 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관람 객석을 메우기 위해 지방주민들까지 억지 관람시켜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10만 명 이상이 들어갈 수 있는 능라도 5·1경기장를 메우기 위해 지방주민들까지 동원하고 있으며 지방주민들은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 한 달 임금에 해당하는 여행경비를 빚을 내서라도 관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김정일과 함께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친지 방문차 중국에 온 평안북도 거주의 김모 씨는 지난달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각 단위사업소별로 아리랑공연 관람단을 조직해 단체로 평양에 다녀오는데 표면적으로는 희망자를 모집하는 형식이지만 사실상 억지 관람”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평양 구경을 해보지 못한 대부분의 지방 사람들은 내심 평양 구경을 가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지만 여행경비로 한 달 노임이 넘는 금액을 각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노동자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또 “각 단위 사업장에서 공연 관람 희망자가 목표에 미달할 경우 기업소 책임자가 일일이 불러 공연 관람을 강요하고 그래도 응하지 않으면 충성심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겁을 주기도 한다”며 “사업소 책임자의 공연 관람 권유에 불응할 경우 나중에 보복이 염려돼 빚을 내가면서 어쩔 수 없이 공연 관람에 응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 거주하다가 중국에 정착한 화교들도 “북한에서 아리랑 공연에 주민들을 강제 동원하는 것은 공연이 열리는 능라도 5·1경기장이 터무니없이 크기 때문”이라며 “10만 명이 넘는 관중석을 외부 관람객으로 다 채울 방도가 없어 썰렁한 빈 관람석을 메우기 위한 궁여지책” 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사업차 평양을 다녀온 중국인 송모 씨도 “평양 방문 중 북한측에서 마련한 일정 중에 아리랑 공연 관람이 포함돼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북한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아리랑 공연 관람이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거의 다 포함돼 있다”며 “내가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던 당시에도 관람객 중에는 외국인 보다는 북한 관중이 훨씬 많아 보였는데 동원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이경한 기자 lkhan1814@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