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회장 “탈북민 정착 지원은 통일 연습”
김성민 회장 “탈북민 정착 지원은 통일 연습”
  • 미래한국
  • 승인 2009.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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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성민 전 탈북자동지회 회장
▲ 김성민 전 탈북자동지회 회장

대한민국에는 현재 1만7,000여명(9월 말 기준)의 탈북민이 정착해 살고 있다. 국내 입국 탈북민의 숫자와 증가속도가 꾸준히 늘고 있어 현재 추세라면 내년엔 2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탈북민 2만명 시대’가 우리 사회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이들은 머지않아 다가올 통일시대의 역군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다문화가정’과 같은 우리 사회 내 갈등 혹은 새로운 가능성의 요소가 될 것인가. <미래한국>은 국내입국 탈북민들의 ‘맏형’으로 불리며 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김성민 전 탈북자동지회 회장을 만나 탈북민들의 국내정착생활과 그들이 국가·사회에서 갖는 의미와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 전 회장은 현재 민간대북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을 운영하며 하루 세 차례 총 다섯 시간씩 단파라디오와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과 북한의 소식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기도 하다.
김범수 편집위원 bskim@futurekorea.co.kr

- 인터뷰에 앞서 용어 정리를 하고자 합니다. <미래한국>에서는 법적 명칭인 ‘북한이탈주민’이나 일반적으로 쓰이는 ‘탈북자(脫北者)’ 대신 ‘탈북민(脫北民)’이라는 호칭을 사용합니다. 탈북민들은 어떤 이름을 선호합니까?

“‘탈북자’에는 아무래도 ‘놈 자(者)’자가 들어가니까 좀 더 부드럽게 ‘탈북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압니다. 둘 다 큰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새터민’이라는 말은 아주 싫어합니다. 그건 지난 정권에서 북한정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말이죠. ‘자유이주민’이나 예전에 ‘귀순용사’라는 말도 있었습니다만 둘 다 어색합니다.”

-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내 입국 탈북민들의 숫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탈북민 2만명 시대’가 회자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십니까.

“정부의 의지와 관계없이 탈북민들의 입국을 돕는 이른바 브로커들의 활동이 왕성해졌다고 봅니다. 정권과 환경의 변화와는 별도로 탈북민 입국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 같습니다.”

- 지난 두 정권에서는 북한정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탈북민들의 국내 입국을 부정적으로 조명했고 특히 브로커들을 몰아세운 측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정권이 바뀐 후 탈북민들에 대한 정책이나 환경이 변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과거에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우리를 압박했고 모든 일에 방해를 한다고 느꼈죠. 지금은 그러한 방해가 표면상으로 가려져 없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이번 정권에서도 탈북민을 위한 정책이나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건 아직 없습니다.”

- 그동안 국내 입국 탈북민을 위한 정착지원 제도가 조금씩 변해왔습니다. 현재 초기 지급액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탈북민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1,300만원이 주택보조금 형식으로 주어집니다. 그리고 하나원을 처음 나올 때 300만 원을 직접 받죠. 그 돈으로 가구와 생활용품 등을 삽니다. 그리고 3개월에 한 번씩 보조금 100만 원을 줘서 300만 원을 더 받습니다. 그렇게 총 1,900만 원이란 돈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고 있는 탈북민에 한해 인센티브 형식으로 추가 지원이 이루어집니다. 제가 입국했던 10년 전에는 3,700만 원을 줬는데, 그 돈 일부를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한 브로커 비용으로 쓴다고 해서 절반 정도를 떼버린 거죠. 대신 정착한 후에 나머지 돈을 인센티브 형식으로 주는 겁니다. 직장을 다니는 1년 동안은 월 50만 원씩 지급됩니다. 1년 이상 다니면 월 70만 원씩 주고요.”

지난 정부 인센티브 지급방안의 ‘본심’

“여기에서 문제점은 탈북민의 취업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탈북민 1만7,000여 명 중에 제대로 된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정확한 계산은 할 수 없지만 아마 전체 탈북민 중 5분의 1도 안 될 것입니다. 인센티브 형식으로 준다? 겉으로 봐서는 멋 있죠. 하지만 그 속내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 문제가 한참 거론됐을 때 통일부 과장에게 직접 물어보니 ‘브로커 활동을 축소시키려고 그런 것이다. 초기 정착 지원금으로 탈북민들을 데려 오기 때문이다’라고 하더군요. 이것이 지난 정권의 본심이었죠. 그리고는 곧 아차 싶었는지 은근 슬쩍 말을 바꿔 ‘정착을 잘하게 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사실상 탈북민이 남한에 들어오면 가족을 데려오는 것이 최상의 목표입니다. 아무리 법을 교묘하게 만들고 지원금에 조건을 붙여 분할 지급한다고 해도 고통의 시간만 길어질 뿐, 결국엔 가족들을 다 데려옵니다.”

-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액수도 꽤 되지요?

“탈북민 셋 중에 하나는 다 돈을 보냅니다. 주기적으로 보내긴 어렵지만 돈 버는 목적 자체가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것입니다. 이곳(자유북한방송) 직원들만 해도 아침에 출근하면 북한 가족들에게 전화를 겁니다. 북한의 가족들을 남한으로 데려오는 것은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여기 온 사람들이 북한 생활을 돌이켜 보면 짐승 같았다고 합니다. 그 환경에서 가족을 데려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그게 불가능한 경우에는 돈이라도 보내자는 것이고, 브로커를 통해 보내면 수수료로 20~25% 선에서 가져갑니다.”

- 일각에서는, 특히 지난정권에서는 탈북민들의 국내적응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그들의 국내입국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남한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한국사회가 끌어안아야 할 문제입니다. 과거 살아왔던 방식을 당장 털어내라고 하는 건 무리라고 봅니다. 남한에서 미국으로 이민 가는 사람은 자본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이전하는 것이니 영어만 배우면 되겠죠. 하지만 탈북민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 다릅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차이는 심각하거든요. 남한 사회가 저들을 위한 대안과 정책들을 끊임없이 제시하면서 희석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탈북민 스스로도 노력은 해야 하겠지만, 그만큼 남한 사회와 북한체제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 탈북민들이 한국에 와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북한주민들은 말 그대로 짐승먹이를 먹으면서 짐승처럼 살고 있습니다. 저는 10년 전에 나왔기 때문에 지금은 좀 괜찮은가 했는데 여전히 마찬가지이더군요. 지난주에 중국에 가서 북한사람들을 만났는데 바나나를 먹을 줄 모릅니다. 방울토마토를 주니까 꽈리라고 하고, 맛도 없는 중국산 소시지를 주니 세상에 이런 것도 있는가 하고 신기해합니다. 먹는 것이 인간의 기본조건인데 아무것도 먹을 줄 모르는 겁니다. 그런 북한 어린이나 성인들을 봤을 때 아득하더군요. 탈북민들이 하나원을 거쳐 한국사회에 나오면 겉으로는 제법 남한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죠.”

- 새로운 문물이나 문화, 혹은 외적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걸 단순한 문화적 차이라고 한다면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이 누려야 할 삶의 질이 너무 저하되어 있다 보니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입니다. 당장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고 아마 평생 배워야 할 것입니다. 사소한 것도 다 모르니까요. 탈북민들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휴지를 쓰는 것부터 배워야 할 정도입니다. 기본적인 수준 차이가 너무 크다 보니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한 460여 명의 탈북민들도 본인의 실력만으로는 제대로 된 회사에 갈 수 없습니다. 특채나 봐주는 환경이 아니면 남한사람들과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을 위한 새로운 법 제도와 취업 등 지속적으로 끌어안아주고 품어주지 않으면 어렵다는 겁니다. 더욱이 사회주의체제에서 자란 사람들은 자본주의사회에서 태어난 사람들과는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 탈북민들이 한국에 와서도 사회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거나, 이에 정치·사회적으로 불안을 야기하거나 정치세력화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탈북민 중에는 간첩이 상당수 있다는 지적도 있고.

“우선 탈북민의 정치세력화는 이곳 정치인들이 이용하지 않는 한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세력화 시도가 있었다면 그것은 일상생활에서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지 정치적인 성격은 아닙니다. 정치적 행동은 탈북민 스스로도 비판합니다. 김정일을 반대해서 북한을 떠났기 때문에 북한 민주화를 위해 스스로를 정치적으로 준비할 순 있지만, 남한 사회 내에서 정치세력화를 한다고 한다면 비웃음의 대상이 될 겁니다. 탈북민들은 남한에서 무슨 일을 하는 것보다 북한에서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미래 북한을 위해 이바지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죠. 특히 성숙되고 사회적 지식을 가진 사람일수록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봅니다.

만약 앞으로도 남과 북이 계속 떨어져 산다면 탈북민들의 지속적인 국내 입국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이라면, 그것이 국민의 정서이자 국가의 의지라면, 이보다 수백 배에 달하는 2,400만 명의 북한주민이 저 앞에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또한 그들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통일 이후 북한사람들을 합치기 위한 대안 정책을 미리 마련해야 하는 것이죠. 바로 예행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탈북민 주체를 핵심적으로 키워서 미래에 대비하는 통일 역군들로 만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겠죠. 즉, 서로 다른 정서를 이해하고 남한 사회에 흡수시키며 나름대로 준비를 하는 것은 통일을 대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탈북민 주체를 키워 통일을 준비해야

- 탈북민들이 ‘통일 역군’이라고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면 조명철, 고영환, 김성일, 강철환 씨 등은 교수, 언론인, 국책연구원 등으로 일하면서 분명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역할은 앞으로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이런 사람들을 확산시켜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들의 과거 경력 때문에 국가에서 활용했다면 이제는 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물론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탈북민들이 북한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국가나 사회적으로 지원을 받고자 하면 태생적으로 문제가 생깁니다. 자유북한방송도 지원과 후원금만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후원이 끊기면 방송도 끊긴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탈북민 스스로 회원과 운영위원들의 회비로 운영하는 등 전체가 노력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합니다.”

- 일부에서는 이러한 주장도 합니다. ‘탈북민들이 모두 김정일을 반대해서 나온 것이 아니고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나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사회주의적 사고와 생각에는 변화가 없고, 남한에서 적지 않은 사회적 폐해를 보면서 오히려 자유민주주의체제에 대해 반감이 커지게 된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 주변에서는 아직 그런 사람을 못 봤습니다. 물론 1만7000여명의 탈북민 중에는 북한생활에 대해 향수를 느끼는 사람도 있겠죠. 그러나 탈북민들의 기본적인 흐름이나 정서는 아니라고 봅니다. 북한 민주화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돈을 벌어 고향에 보내주는 것만이 목적인 사람도 있지만, 김정일 체제가 잘못됐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압니다. 고향에 대한 향수가 김정일 체제에 대한 동경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있다면 간첩이죠. 표현은 안하고 살짝살짝 흘리는 자들이 바로 간첩입니다. 대표적으로 작년에 불거진 원정화 사례가 바로 그런 경우죠.”

- 탈북민들은 원래 북한사회 내에서도 못 살고 교육도 못 받고 억압받던 소위 비주류 계층의 이들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예전에 한 탈북민이 황장엽 선생님을 향해 ‘선생님은 그래도 잘 먹고 잘 살지 않았습니까’라고 비난조로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에 황 선생님이 ‘당신들이 김정일 체제 하에서 노예처럼 살았다고 생각한다면 난 상급노예였다. 상급노예의 괴로움을 그 누가 어떻게 알겠는가’라고 답하신 적이 있죠. 예를 들어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은 머리 깎는 건 자유인데 중앙당 비서들은 그것조차도 김정일에게 다 보고해야 합니다. 완벽히 통제되는 상황인 거죠. 꽉 잡아놓고 잘못하면 좌천시키고 정치적으로 너나 할 것 없이 노예였다고 합니다. 중앙당 비서라고 하지만 삶의 질을 남한과 비교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죠. 국내 입국 탈북민들은 기본적으로 남한 사회를 알았기 때문에 왔다는 것이 맞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보낸 삐라나 라디오를 못 들었으면 안 왔겠죠. 그런 과정에 용기가 있는 사람만이 결국 넘어오는 것 같습니다. 비참한 삶을 살면서 중국 가면 빌어먹어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못 넘어오는 건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탈북민들은 용기 있는 사람들

- 개인적으로 한국에 오신 지 10년 정도 되셨죠. 아직도 정체성의 혼란을 느낍니까.

“대학원 논문 주제가 정체성의 실현이었습니다. 정체성을 찾아가는 노력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72년에 온 탈북 선배 한 분이 제가 막 남한에 왔을 때, ‘30년 살아보니 남한 사람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에 폭삭 망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이 사회 사람이라고 당당한 탈북민이 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정체성은 분명 북한사람이고 탈북민입니다. 탈북민이 아닌 척 하고 잘사는 척 해봤자 아무 소용없습니다. 난 확실히 북한 사람이고, 미래 북한에 쓰임을 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탈북이 죄인 세상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동시에 남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 노무현정부 때 탈북민들의 국내입국과 브로커들의 활동을 맹렬히 비난했던 통일부 인사가 최근까지 하나원 원장으로 있었는데, 탈북민들에 대한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하나원에는 아예 기대를 안 합니다. 통일부가 최소한 탈북민들에게는 불필요한 곳이라고 확신합니다. 통일부 산하기관인 하나원도 마찬가지죠. 통일부는 과거나 지금이나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고 이를 위해 존재합니다. 이를 위해 늘 북한에 잘 보여야 하는 입장이죠. 그런 통일부에서 탈북민에 대해 진심과 아량을 가지고 정책을 구상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하나원에서는 수용인원을 통제하기 힘들다고 부부와 가족을 갈라놓습니다. 그리고 철조망을 쳐놓고 경찰 인력을 배치하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 앞서 남한 사회가 탈북민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있을 수 있을까요.

“두 가지로 봅니다. 북한이탈주민 지원법이 축소됐는데 이를 다시 개정해 법적인 환경을 좋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국가가 탈북민들이 밥만 얻어먹기 위해 온 사람이 아니라 이 사회에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한국 국민들에게 이해시켜야 합니다. 한때는 탈북민들을 이 사회에 필요한 존재처럼 환영해주고 크게 떠들어 주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한 측면도 있었지만요. 하지만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인간쓰레기로 취급됐습니다. 한편 탈북민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착금을 예전처럼 많이 주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잘못된 것은 분명 바로잡아야 하고, 지원을 축소시킬 때도 정당한 근거와 사회적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탈북민들은 기본적으로 몸이 허약하고 한 두 개의 고질적인 질병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들을 위한 의료 혜택은 줄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 탈북민들에게 그나마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이 교회입니다. 하지만 전도와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 같습니다.

“탈북민들이 처음 남한에 와서 교회로부터 많은 재정적 도움을 받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자세가 될 수 밖에 없고, 속을 잘 드러내지 않게 되죠. 더구나 탈북민들은 사회주의사회에서 자랐기 때문에 유물주의적 사고가 강합니다. 눈으로 직접 존재를 보고 싶어 하죠. 남한 사람이 갑자기 전도되는 것 하고는 다른 것 입니다. 그러나 남한에 와서 진정으로 신앙을 갖게 된 탈북민들도 꽤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보면 북한의 미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어찌 보면 쉽지 않은 일인데 그렇게 보석 같은 사람들로부터 희망을 얻습니다.”  #

정리·김미희 기자 elikim@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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