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와 오디
뽕나무와 오디
  • 미래한국
  • 승인 2009.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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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선의 원예 칼럼
▲ 뽕나무와 뽕나무 열매


성경에 여리고성의 세리 삭개오가 뽕나무 위로 올라가 예수님을 멀리서 보려고 했다. 하지만 이 대목의 뽕나무는 사실 돌무화과나무로 원래의 뽕나무와는 다르다고 한다. 지금도 이스라엘에 관광을 가면 큰 뽕나무를 구경시키면서 삭개오가 올라갔던 뽕나무라고 하는데 이것은 진짜 뽕나무이므로 성경에 나오는 가짜 뽕나무와는 다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방 후까지도 잠사산업이 성행해서 누에와 뽕나무를 치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화학섬유산업의 발달과 값싼 중국 비단의 수입으로 1970년대부터 사양산업이 되어 뽕나무와 누에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최근 농촌진흥청 유강선 박사팀이 누에와 뽕나무를 주재료로 하여 정력제인 누에그라와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2000년대에 들어서 기능성제품 재료로 다시 재배되기 시작했다. 현재 오디뽕의 재배면적은 경북이 450ha, 전북 부안이 340ha, 전남 145ha 등을 보이며 계속 증가세이다. 또한 열매인 오디를 이용하여 잼이나 차 그리고 술 등이 계속 개발되어 농가소득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뽕나무는 장미목 뽕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나무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온화한 지역에서 서식한다. 재배할 때는 잎을 쉽게 따기 위해 낮게 키우지만 놔두면 20m까지 자라는 나무이다. 뽕나무 잎은 누구나 잘 아는 누에가 먹는 유일한 음식이나 해충인 흰불나방유충은 입도 대지 않는 신기한 나무이기도 한다. 오디라고 불리는 열매가 짙게 익으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혓바닥이 짙은 보랏빛이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또한 오디를 많이 먹으면 방귀가 잘 나오는데 ‘방귀나무’라는 뜻으로 뽕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임도 보고 뽕도 딴다’는 속담이 있듯이 동양의 뽕밭은 서양의 밀밭처럼 연인들의 만남의 장소여서 부정한 인상도 있다.

▲ 뽕나무와 뽕나무 열매
하지만 잎, 가지, 뿌리, 열매, 뿌리의 껍질도 모두 약용으로 쓰고 있다. 중풍 등 혈관계통과 감기와 천식, 부종, 소변불리, 각기, 약시, 갈증, 두드러기 등에 효과가 있다. 오디는 뽕나무의 열매로 포도당과 사과산이 주성분이다. 여름에 더위를 먹었을 때나 빈혈 증세가 있을 때 좋으며 오랫동안 먹으면 노화를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동의보감에도 ‘구복 변백불노(久服 變白不老)’라 하여 오래 복용하면 머리 흰 것을 검게 하고 노화를 방지한다고 하였다. 또한 허혈성 질환이나 소갈증, 변비, 귀울림, 시력저하, 기침, 관절통 등 어르신네들의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므로 보약재로 유용하다.

현재는 잼, 술, 차, 음료, 약 등 여러 가지 상품으로 개발되어 있다. 이전의 사양산업을 기능성상품으로 개발하여 국민건강 뿐 아니라 농가 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무이다. 뽕나무를 보면서 응큼한 생각보다는 시련이 기회라는 것을 생각하였으면 한다. #

김기선 서울대 교수(식물생산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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