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초 민영 소망교도소
동양 최초 민영 소망교도소
  • 미래한국
  • 승인 2009.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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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범률 4%에 도전하다
▲ 아카페 - 소망 교도소 계획안

내년 10월 개소를 목표로 동양 최초 민영교도소의 건축이 한창이다. 기독교가 합심하여 건립하고 있는 소망교도소는 1995년 10월 한기총 산하 기독교교도소설립추진위원회가 설립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1997년에 ‘종교교도소 제도에 관한 제안서’를 청와대 정책2비서실에 제출했고, 1999년 12월 ‘민영교소도 등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기총 300억 투입, 2012년 10월 완공 예정

민영교도소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건립에 나선 유일한 단체는 기독교였다. 돈이 많이 들지만 이윤이 남지 않는 데다 지속적인 관리까지 해야 하는 골치 아픈(?) 사업이 구체화된 건 2001년. 재단법인 아가페 창립이사회가 열리면서부터였다.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가 이사장에 선임되면서 기금 마련을 비롯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고, 2003년에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외룡리 일대 부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교도소를 혐오시설로 인식한 여주군민들의 반대가 거셌고, 군수 선거에서는 “교도소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주요공약이 될 정도였다. 2008년 2월에 민영교도소 건축허가가 났으나 교도소 인근의 몇 안 되는 민가의 반발이 심해 일일이 설득하는 데 또다시 시간이 걸렸다. 2008년 10월에서야 기공감사예배를 드렸고 서희건설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태동부터 시공까지 13년이 걸린 소망교도소의 현재 공정률은 42%. 내년 6월 완공과 10월 개소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기자단에게 공개한 건축현장에 갔을 때 수용동, 교육센터, 공장동, 식당동, 교회당, 보안관리동, 청사동 등 모든 건물이 동시 건축 중이었다.

소망교도소의 규모는 8만783㎡(약 2만4000여평)의 대지에 연면적 1만2500㎡(약 3800여평)이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교도소까지 도로를 만들었으며 약 120대 차량을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확보하였다.

아직 완공되지 않았는데도 300명의 죄수를 수용하기에는 너무 엄청난 규모라는 느낌이 들었다. 소망교도소는 기존 교도소와 달리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시설이 한 블록에 모두 모여 있다. 위에서 보면 십자가 모양인 수용동의 특징은 창문이 크다는 점이다. 가로막는 건물이 없어 햇볕을 충분히 받을 수 있고 독거실, 3인실, 5인실 안에 각각의 수세식 화장실이 설치될 예정이다.

김삼환 목사는 “나갈 테면 나가라는 자신감으로 수용동의 창문을 크게 만든 것”이라며 “소망교도소에 오면 죽고 싶은 곳이 아닌 살고 싶은 곳, 변화 받아 인생이 바뀌는 곳”이라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500명이 동시에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당도 짓고 있는데 완공 후 예배와 함께 각종 행사를 벌이게 된다.

소망교도소는 완공 즉시 관광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주시에서는 소망교도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2영동고속도로 동여주 인터체인지를 만들어 달라는 탄원서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제출해놓은 상태이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기수 여주군수는 소망교도소를 외국인이 많이 찾는 여주의 명품브랜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독교계가 교도소 설립을 결정한 것은 국내의 열악한 교도소 운영 형태로는 재범률을 낮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국내 교도소는 과밀수용과 노후시설, 교정인원 부족 등으로 인해 재범률이 50%를 상회하고 있다. 연쇄살인범 같은 중범죄자들은 거의 재범 이상의 전과자들이다. 초범 때 어떻게 교화시키느냐가 강력범죄를 막는 중요한 관건이다.

소망교도소의 목표치는 출소자의 재범률을 4%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말씀으로 가르치고 사랑을 베풀어 재소자가 건강한 시민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망교도소의 최종 목표이다. (재)아가페 관계자는 소망교도소 출소자 가운데 목회자가 나와 재소자를 돌볼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유명 민영교도소라면 재범률 4%대의 브라질의 휴마이타교도소를 들 수 있다. 이 교도소는 1984년 브라질의 수형자 보호 및 지원협회(APAC)가 브라질 정부의 승인을 받아 운영하는 기독교 민영교도소이다. 교정 효과가 커 브라질의 120여개 정부 운영 일반교도소에서 APAC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소망교도소는 내년 10월 개소를 앞두고 오래 전부터 실무 준비를 해왔다. 지속적으로 기도회를 열고 있으며 2003년 3월부터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기독교교정복지과정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재단 실무진은 해외 교도소와 국내 교도소를 두루 돌아보고 배울 점과 문제점을 철저히 체크했다. 특히 2005년 6월부터 경기도 여주교도소 내에서 실제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있다. 매 기수 주 5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6개월간 실시되는 이 프로그램에 주간 평균 8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정직, 책임, 수용, 공동체, 회복 등의 1일 주제 아래 각각 신앙훈련, 회복훈련, 공동체훈련 등이 실시된다.

2만4천평 규모, 300명 수용

교육하는 도중 재소자들에게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현재의 실적으로 봤을 때 앞으로 소망교도소의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용 기간에는 개인상담을 맡는 후견인 제도가 실시되고 출소 후에는 후견인과 지역교회, 담당 직원이 협력하여 취업알선과 생활안정 대책 등을 수립해준다.

2005년부터 2009년 10월 현재까지 시범운영 과정을 이수한 120명의 수용자 가운데 83명이 출소하였다. 이들 가운데 재범자는 5명으로 약 6%의 재범률을 보이고 있다. 아가페가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 IFI 기독교교정프로그램의 평균재범률 8% 보다 낮은 수치이다.

아가페 관계자는 “현재 재범자 5명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여 재범 원인을 보다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시범운영 출소자 뿐만 아니라 실제 소망교도소 출소자에 대한 재범률을 4%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0월 개소에 맞춰 2010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에 해당하는 운영경비 약 10억8000만원의 정부 예산안 투입계획이 확정되었다. 운영비는 국가에서 지원받지만 건축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한국 교계가 감당해야 한다. 소망교도소는 총 300억 원이 소요되는 한국교회 역사상 가장 큰 사업이다. 현재 약정된 금액은 160억 원에 불과하다.

이사장 김삼환 목사는 “소망교도소는 몇몇 대형교회만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져야 할 역사적 사명인 만큼 많은 교회와 개인이 참여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30억 원, 명성교회 20억 원, 광림교회 10억 원, 인천순복음교회 10억 원 등 많은 교회가 참여했는데 현재 작은 교회와 개인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재)아가페에서는 소망교도소 건립기금 약정을 원하는 사람들의 전화(02-473-5550)를 기다리고 있다. #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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