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교 출국통제 강화
北, 화교 출국통제 강화
  • 미래한국
  • 승인 2009.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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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소식 외부유출 막기 위한 방책


북한 거주 화교들의 출국 수속이 통제가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는 각 지역 화교연합회를 통해 출국비자 수속이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북한 보위부를 반드시 통하도록 변경됐다. 이러한 규제강화는 북한당국이 화교들을 통해 내부소식이 국제사회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대북소식통들은 분석했다.

해방 이후 최고 6만여 명에 이르던 북한 화교 수는 지난 2000년에는 6,000명 정도로 파악됐으며 현재는 약 5,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북한 화교들은 1년에 한 차례씩 중국에 있는 친척에게서 초대장을 받아 최고 90일을 중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받을 수 있으며 중국체류 시 1회에 한해 90일을 더 연장할 수 있다.

북한 화교들은 한국이나 서방의 화교에 비해 해외여행의 자유를 완전하게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나 해외여행이 거의 불가능한 북한주민들에 비하면 북한 내 화교들의 모국방문, 즉 중국방문은 크게 제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부터 화교들의 중국방문 수속에 보위부가 직접 개입돼 모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화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평양에 주소를 둔 중국 보따리 장사 북한 화교 류모 씨는 지난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중국에 가려는 화교들의 출국수속 첫 단계부터 보위부가 개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류 씨는 “이전에는 화교들이 중국방문을 앞두고 출국비자를 받기 위해 각 지역의 화교연합회에 여권을 접수하면 화교연합회는 이를 중국대사관에 전달하고 중국대사관이 북한당국으로부터 출국비자를 한꺼번에 받아 다시 화교연합회를 통해 개인들에게 전달해 왔다”면서도 “하지만 요즘 들어 화교연합회의 역할을 배제시키고 각 지역 보위부에 여권을 접수토록 하고 나중에 여권을 찾는 것도 본인들이 보위부를 통해서 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류 씨는 “이 같은 조치는 화교들의 중국방문을 억제하기 위한 처사로 보이고, 한편으로는 보위부원들이 화교들의 주머니를 털 수 있게 됐다”며 “지금도 중국에 한 번 나가려면 300달러 정도 뇌물을 줘야 하는데 앞으로 얼마가 더 들어갈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이제는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도 어렵게 됐다”고 걱정을 털어놓았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내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북.중간을 오가며 북한 내부소식을 밖으로 퍼뜨리고, 바깥세계의 정보를 북한내부로 묻혀 들어가는 화교들의 행태를 최대한 막아보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북한에 살다가 얼마 전 중국에 정착한 화교 장모 씨는 “중국을 오가는 북한 화교의 절대 다수는 보따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이들을 통한 북한에 생활물자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씨는 “전 세계 화교들 중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 북한 화교들인데 현실적으로 가장 먼 나라에 살고 있는 느낌”이라며 “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들은 집에 전화도 놓을 수 없고 손 전화도 가입할 수 없다”고 북한당국의 화교들에 대한 차별정책을 언급했다.

폐쇄된 북한에서 살다가 중국을 경험한 젊은 층의 상당수 화교들은 최근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중국에서 정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으로 돌아가도 마땅한 돈벌이가 없어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가족이 없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편이 운신의 폭이 넓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에 정착한 북한의 원산 출신 화교는 “중국에 와서 막노동과 장사 등 해보지 않은 일이 없지만 이제는 3남매를 모두 출가시키고 자리를 잡았다”며 “맨주먹으로 중국에 와도 본인 노력에 따라 중국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곳이지만 북한은 그런 희망이 없기 때문에 북한  화교들이 중국에 이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한 기자 lkhan1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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