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주민 둘러싸고 북한군 내부 충돌
탈북주민 둘러싸고 북한군 내부 충돌
  • 미래한국
  • 승인 200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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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받고 탈북 방조한 국경경비대원이 민방위대원을 사살

청소년 한 명의 탈북을 돕던 북한 국경경비대원이 민방위대원의 단속에 걸려 결국 민방위대원을 총살했다는 소식이 전해 졌다. 북한에서 민방위대(민간규찰대)란 고등학교 졸업이나 군 제대 후 편입되는 노농적위대와 공장노동자 중심의 교도대, 고등중학교 군사조직인 붉은청년근위대 등을 일컫는다.

북한당국은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회령시와 무산군을 비롯한 북부 국경 일대에 2중 감시선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과의 국경선을 국경경비대가 맡는 반면, 그 후방을 노동당 민방위부 산하 민방위대가 지키고 있는 것이다.

국경경비대가 노골적으로 뇌물을 받고 탈북을 방조하는 사태가 빈발하자, 북한당국은 제2감시선에 민방위대를 배치해 주민들의 탈북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국경경비대 뿐만 아니라 민방위대도 뇌물만 바치면 얼마든지 탈북을 방조해 이따금 서로의 비리가 탄로 날 경우 작은 충돌로 확대되곤 한다.

지난 6일 양강도 혜산시 혜강동에서 국경경비대원 1명과 민방위대원 1명 사이에 말다툼이 발생, 결국 국경경비대원이 민방위대원을 총살했다고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성통만사)’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밝혔다.

사건은 6일 밤 혜강동 주둔 국경경비대 대원 한 명이 15세 가량 되는 청소년을 데리고 국경으로 향하던 중 단속 중인 민방위대원 한 명과 마주치며 일어났다. 민방위대원은 국경경비대원이 청소년의 탈북을 돕는다고 의심하며 국경경비대원에게 “아이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냐”고 말을 붙였다.

이에 국경경비대원은 “장군님의 군대를 민간인이 함부로 단속한다”며 언성을 높이자, 민방위대원은 어깨에서 총을 벗어 국경경비대원을 위협했다. 북한당국은 민방위대원들에게도 자동AK소총과 실탄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훈련받은 군인은 바로 민방위대원의 총을 빼앗아 민방위대원을 살해한 것이다. 민방위대원은 국경경비대원의 총에 얼굴과 팔 등 여러 곳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총 소리가 나자, 인근에서 근무를 서던 국경경비대원들과 민방위대원들이 몰려와 현장을 수습했으며 민방위대원을 살해한 국경경비대원은 여단 지휘부로 호송돼 사고경위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의 진위를 놓고 국경경비대와 민방위대는 옥신각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경비대는 국경경비대원이 정상적인 임무수행 중이었는데 민방위대원이 단속했다고 주장하고, 민방위대는 국경경비대원이 분명 청소년의 탈북을 돕고 있는 것을 단속했는데 오히려 국경경비대원이 총을 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을 찾아야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지만, 청소년의 행방은 갑자기 묘연해졌다. 민방위대 측에서는 주변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군대가 아이를 데리고 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할 길이 없어 양측이 대립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

이경한 기자 lkhan1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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