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말을 쓰고 있습니까
당신은 어떤 말을 쓰고 있습니까
  • 미래한국
  • 승인 200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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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봉 편집위원]
▲ 김성봉 신반포중앙교회 목사

혀에는 두 종류가 있다. 온량(溫良)한 혀는 생명나무이고, 패려한 혀는 마음을 상하게 한다. 온량한 혀는 온전한 혀다. 사람을 감싸는 말, 따사롭게 품어주는 말을 한다.

패려한 혀는 톡톡 쏘고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 혀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혀를 쓰는 사람이 다르다. 사람이 다르니 똑 같은 혀지만 다르게 쓴다. 똑같은 시간을 주어도 다르게 쓰고, 재물을 주어도 다르게 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다. 일이 어렵게 되었을 때 지혜로운 말 한마디로 서로가 풀어지고 화목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련한 자의 혀는 칼로 찌름같이 함부로 말한다.

별 문제가 없는데 한 사람이 나타나 한 두 마디 해버리면 벌집 쑤셔 놓은 듯이 되어 버린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이런 경험도 있고, 함께 살면서 그런 경우를 당하기도 한다. 혀와 입술, 이것은 도구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그 인격과 마음이다. 마음 속에 있는 것이 혀와 입을 통해 나온다. 손을 씻을 줄 알면서 마음을 씻을 줄 모르면 백날 헛일이다. 속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속에 가득한 것이 넘쳐 나오는 것이다. 입술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입과 혀보다 중요한 것은 그 내면이다.

강사 초년 시절에 준비는 엄청나게 많이 했는데 얼마다 빨리 진행했던지 20분 만에 강의를 끝내 버렸다. 조절을 잘 못해서 그랬던 것이다. 한 시간 강의하기 위해 5배, 6배 많이 준비해야 겨우 1시간을 감당할 수 있다.

이렇듯 흔들어 지혜로운 말이 나오기 위해서는 속을 지혜로 가득 채워야 한다. 성도들은 평소에 말씀을 부지런히 쓰고 읽고, 묵상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쪼록 기회 있을 때마다 지혜로운 말씀으로 마음 속에 가득 채우기 바란다.

때에 맞는 말이 있고 맞지 않는 말이 있다. 때에 맞는 말은 위로의 말, 격려의 말, 회개를 촉구하는 말, 주저할 때 결단을 촉구하는 말, 한마디 들었을 때 그 사람의 삶이 바뀌도록 하는 말이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말이 있다.

말이 잘 달리고 있는데 기수가 말을 채찍질을 하는 것이다. 성실한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 성실하게 살도록 격려하고 독려하는 말이 때에 맞는 말이다. 적보다 압도적인 수의 열세에 처해 주눅이 들어 있는 사병들에게 장군의 말 한 마디로 전 부대를 다시 궐기시켜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도 있다.

선교사들이 성탄절이나 연말연시에 외로움을 많이 탄다. 우리나라에서는 11월 말부터 백화점 장식이 화려하게 진열되지만 선교지에서의 성탄절은 쓸쓸하다. 종교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며, 지난 한 해 동안 아무 결실이 없는 것 같고, 주변에 대화를 나눌 사람도 없고, 예배를 드릴 수도 없으니 외로움이 더해지는 시즌이다. 또 선교사들은 예수 믿는 것이 드러나면 추방될 가능성도 있다.

어느 날 한국에서 작은 소포 하나가 한 선교사에게 도착했다. 뜯어보니 안에 이런저런 생필품과 선물도 있고, 긴 수건에 새겨진 글이 선교사의 마음을 울린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어느 선교회 목사님이 선교사에게 보내준 것이다. 아주 적절한 말 한 마디가 사람을 위로한다.

입으로 미련한 것을 쏟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 생각 없이 말할 때가 미련한 것이다. 그런 사람은 근거 없는 확신과 고집으로 말하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드러낸다. 강의 시간에 한 학생이 늦게 들어와 질문을 던졌다.

가만히 듣고 있다가 맥락을 파악하면 되는 것인데, 용감하게 손을 들고 “교수님!” 하고 큰 목소리로 질문을 시작했다. 질문하자마자 학생들이 까르르 웃었다. 방금 얘기한 것인데 이 학생이 질문을 한 것이다.

말하기 전에 먼저 들어야 한다. 사람을 만날 때 잘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편하다. 들을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허전하다. 특히 연세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말을 아끼는 어른들을 만나면 대단히 존경스럽다.

또한 사람에게 좋은 것을 전해주는 혀가 되어야 하겠다. 입을 열었으면 귀한 것을 전해주는 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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