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금융시장 규제와 英·佛 의 경쟁
유럽 금융시장 규제와 英·佛 의 경쟁
  • 미래한국
  • 승인 2009.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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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풍향계 / 유럽

더 타임스 12/2, 텔레그라프 12/3 종합

최근 EU통합정부의 각료직인 역내시장집행위원(Internal Market Commissioner)에 프랑스의 전직 농림장관 미첼 바르니에가 임명되자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월 2일 이를 “시장경제 규제를 통해 유럽경제를 새로이 설계하려는 프랑스의 노력의 승리이며, 이는 런던의 세계 금융중심부를 단속할 기회”라고 언급했다. 이는 이번 경제위기를 다루는 영국정부를 정면으로 질책한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영국과 미국식의 ‘자유분방한(free-wheeling)’ 앵글로 색슨 모델이 세계적 경제 침체의 주범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영국 금융가는 물론 정계와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브라운 영국 총리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영국 방문 회담 일정까지도 취소했다.

더 타임스는 12월 2일자 사설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제경제의 본질과 EU의 기능, 경제성장을 위한 금융업의 역할을 오해 할 뿐 아니라 프랑스 대통령 직의 품위도 손상시켰다. 그는 2007년 대통령에 선출됐을 때 세금감면, 노동조합 세력의 억제, 기업체 지원을 공약한 경제개혁가로 등장했으나 2008년 발생한 1930년대 이래 최대의 금융위기로 생각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도산 직후 그는 금융 자본주의의 종말을 선언하고 고삐 풀린 시장의 힘을 ‘광기’ 라고 비난했다. 그는 경제의 일개 부문인 금융부문의 위기를 ‘규제가 풀린 자본주의’ 전체의 위기로 해석하고 있다. 그 위기는 시장이 아니라 금융제도 중에서 가장 규제를 받는 부문, 즉 일반 상업은행의 역량 부족으로 발생한 것이다. 프랑스의 은행도 마찬가지로 그 죄과가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르도 파생상품 거래 담당자로 인해 수십억 유로를 손해봤다. 프랑스 정부가 EU의 조직과 역할을 이용해 런던의 금융중심 역할과 기능을 견제 또는 억제하려는 의도는 무책임한 처사이다. 역사, 언어, 위치 그리고 전문성 등의 이유로 런던은 금융업의 전문이 된 것이고 이것이 유럽 단일시장의 불가분의 일부인 영국 경제의 힘의 근원이다.>

알리스테르 달링 영국 재무장관도 같은 신문에 다음과 같은 반박 견해를 밝혔다.

<영국의 금융업의 중심인 런던이 번영하면 이는 유럽 전체의 이득이다. 약 600여 개의 해외 금융기관들이 영국에서 영업하고 있고 그 중 420개는 유럽의 금융기관이다. 세계 국부펀드자산(sovereign wealth fund assets)의 50%가 런던에서 운용되고 있다. 기업체 신주 발행의 절반 이상이 런던의 주식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런던에서는 새로운 금융부문 즉, EU의 배기량 교역기획 아래에서 거래되는 저탄소 거래의 80%가 행해지고 있다. 유럽의 금융시장을 강화하는 것은 영국 뿐 아니라 프랑크푸르트와 파리에도 덕이 된다. 유럽 단일시장에서 일어나는 거래가 한 지역에 이로우면 모두에 이롭게 된다.

금융업은 세계적 차원의 비즈니스이다. 한 국가에서 택한 결정은 다른 나라로 빨리 전달된다. 따라서 세계적 치원의 규제 해법이 필요하다. 영국이 의장국인 G20은 공동기준을 광범위하게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유럽의 단일시장을 강화하려면 금융부문이 실물경제에 끼칠 위험을 보다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나는 유럽제도위험측정기구를 설치해 유럽 내외의 금융 및 경제적 안정성에 대한 위험을 감시하도록 하는 제안을 지지한다. 이로써 유로통화지역과 유럽의 금융감독기구, 중앙은행이 규합되고 IMF와 범세계적 금융감독기구와 긴밀한 협조로 운용된다. EU에 은행, 보험, 증권을 망라하는 금융규제의 단일 법규와 그 실행상의 협조를 위한 각국 감독기구의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그래서 EU는 각 부문별로 3개의 감독기구를 창립하도록 제안한 것이다.

우리는 소중한 단일시장의 효과적인 기능을 저해하는 대책을 표면적으로는 아무리 유혹적이더라도 반대한다. 유럽은 그 자체와 경쟁할 것이 아니라 세계적 차원의 우수성을 향해 매진해야 한다. 유럽의 금융중심에 대한 진정한 경쟁은 유럽 국경 외부로부터 온다. 좋든 싫든 런던은 진정한 세계적 금융중심지로서 뉴욕의 유일한 경쟁자이다. 유럽의 그 어느 지역도 런던 만큼 은행, 보험, 펀드 운영, 법제와 회계 등 여러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정리 / 정철 객원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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