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교류기관에서 애국단체로 변신
민간교류기관에서 애국단체로 변신
  • 미래한국
  • 승인 2009.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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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단체를 찾아서① 한미우호협회 한철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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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미우호협회는 한미우호증진과 동맹강화를 목표로 설립된 우리 사회의 대표적 비영리 오피니언리더 단체다. 서울시장을 역임한 김상철 창립회장을 중심으로, 당시 이동원 전 외무부 장관, 조완규 교육부 장관,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김영무 김&장 대표변호사 등이 참여해 1991년 결성됐다.
 

▲ 한철수 한미우호협회 회장
한때 우리 사회 오피니언리더들 사이에서는 “한미우호협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행세할 수 없다”거나 “여기서 조각(組閣)을 해도 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멤버들이 화려했다. 미 국무부 장관이 방한하거나 미국대사 등 주요 인사들이 부임하면 반드시 이곳을 거쳐 갔다.
  
이러한 한미우호협회가 지난 10년 좌파정권을 거치면서 대표적 ‘애국단체’로 탈바꿈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 수호가 한미동맹 수호와 함께 시급한 국가사회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는 2, 3대 윤정석, 박근 회장을 거쳐 한철수 4대 회장이 협회를 이끌고 있다. 종로 필운동 사무실에서 만난 한철수 회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한미연합체제는 한반도 내의 전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애국과 한미동맹이 하나라는 인식이었다.  
      
육군대장 출신의 한철수 회장은 중국, 대만, 브라질 대사를 역임했고 귀국직후인 1997년부터는 대학에서 안보관을 중심으로 국가리더의 역할에 대해 가르쳤다. 그 시절부터 한미우호협회에 관여하게 된 그는 10년 넘게 꾸준히 회원 활동을 해오다가 올 초 회장직까지 맡게 됐다.

애국 = 한미동행강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서경대 총장을 지낸 한 회장은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공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다수 젊은이들이 한미 관계를 종속적으로 여기는데, 이는 아주 위험한 생각입니다. 물론 6·25전쟁 때 미국의 지원을 받았고, 군정 하에서는 미군들로부터 통제도 받았지만, 국가 간에 종속적 관계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미국을 적대시하며, 본인의 반미성향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한 회장은 이를 북한의 ‘통일전선전략’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한반도를 적화시키기 위해 6?25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무력을 사용해 기습남침을 했던 거죠. 하지만 한미연합군의 막강한 군사력 앞에 김일성은 무릎을 꿇어야 했고, 이때 고안해 낸 것이 바로 통일전선전략입니다.”

한반도는 지정학적 특성상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세력과 중국, 러시아, 일본에 둘러싸여 있다. 그로 인해 미국을 제외한 많은 나라들의 끊임없는 침략을 견뎌야 했다. 그래서 생겨난 국민들의 민족주의 정서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 바로 ‘통일전선전략’이라는 것이다.

한 회장은 “한미연합체제 와해와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방해공작을 펼쳐온 북한과 종북 좌익세력들이 ‘민족끼리’와 ‘자주’라는 용어를 자주 쓴다”면서 “지난 10여 년간 북한의 이 같은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했고 앞으로도 이를 집요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중 정권에서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의 6·15선언에는 ‘자주·평화·통일’이란 말이 담겨 있다. 한철수 회장은 “여기서 ‘자주’는 남북관계에서 미국이 빠지는 것을 의미하며, 평화란 말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희석시키고 약화시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정권 하에서는 유난히 반미시위가 많았다. 한철수 회장은 당시 있었던 ▲미군장갑차사건규탄 촛불시위 ▲맥아더동상 철거시도사건 ▲주한미군 평택기지이전반대데모 ▲한미FTA 반대데모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부시 미국대통령 방한반대촛불시위 등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통일전선전략에 의해 계획적으로 추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월드컵 때, 우리 국민들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이때 남한에 있는 북한 간첩들이 반미를 이슈화하고자 미군장갑차사건규탄 촛불시위를 주도합니다. 민족 자존심에 불을 지른 거죠. 이는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쳐, 노무현 정권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당시를 회고하면서 한 회장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효순·미선 양의 명복을 비는 것은 좋지만, 그 당시 촛불시위는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정치 선동으로 반미감정을 부추겼습니다. 지난해 광우병 촛불시위에서도 종북 좌파세력들이 많은 사람을 선동했죠. 이러한 친북좌파세력의 반대한민국적 행위는 엄격한 사법처리를 통해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좌파정권 거치며 정체성 변화

이러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한미우호협회의 정체성도 조금씩 변할 수 밖에 없었다. 한미민간교류기관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보수, 애국관련 행사들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한 회장은 “보수단체라기보다는 애국단체로 불러 달라. 우리나라의 보수 대 진보는 서구에 그것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느 나라나 건전한 의미의 보수와 진보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진보를 외치는 사람 중 상당수는 사실상 통일전선 용사라 할 수 있습니다. 민노총과 전교조만 봐도 간부들이 다 조종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뽑아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부까지는 아니더라도 뿌리라도 좀 잘라줬으면 좋겠는데….”

한미 관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남북통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 주변국들은 남북 분단이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나 일본은 통일된 한반도가 자신들의 영향권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 그 자체를 반대하고 방해할 것입니다. 이때 중재자 역할을 통해 한반도의 통일을 주도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지혜를 강조한 한 회장은 “멀리 있는 사람과 힘을 합쳐 가까이 있는 이웃과 맞서야 한다”면서 “통일 후 강력한 국가로 발전하여 주변 국가들이 넘어볼 수 없는 국력을 갖출 때까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이어 “독일이 통일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의 결정적인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또 다른 통일의 요소로 월등한 서독의 경쟁력과 통일에 대한 서독 국민들의 남다른 의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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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남남갈등’으로 단결은 커녕 극명하게 분열된 상태입니다. 모든 국민이 힘을 합쳐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을 하겠다고 해도 될까 말까인데, 공산주의 통일전선전략으로 ‘남남갈등’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한 회장은 이어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한미관계가 많이 훼손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지난해 4월,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성공적인 캠프 데이비드 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제시된 한미동맹의 3가지 핵심요소는 ‘가치동맹, 신뢰동맹, 평화구축동맹’이었다. 한 회장은 “그것들의 가치를 확인하고 군사뿐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포괄적으로 동반자 관계로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얼마 전 이뤄진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그는 “안보중심이었던 한미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며 “전략적 동반자로서 자유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체제의 가치를 공유하며, 두 나라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 양성 중요

그가 한미우호협회를 통해 임기내 꼭 이루고자 하는 일은 국민 계도라고 했다.

“그동안 잘못 인식돼온 한미관계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바로 잡고 그 중요성에 대해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한미우호협회는 미국의 지도층 인사와 정책 입안자 그리고 국민들이 한국을 좋아하고, 한미동맹에 호의적인 정서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일부 조성되었던 美국민의 반한감정을 순화시켜 對한국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한철수 회장은 한미우호협회의 설립정신과 핵심가치를 계승하기 위한 젊은 세대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젊은이들이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희 기자 elikim@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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