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 1년 美 정가 분위기 심상찮다
오바마 취임 1년 美 정가 분위기 심상찮다
  • 미래한국
  • 승인 2010.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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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
▲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특파원


워싱턴= 내가 최근 미국을 방문했을 때만큼 미국 사회의 분열과 거대 정부 및 선출 정치인들에 대한 의심, 미국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걱정이 심각했던 적은 없다.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자유의 땅’임을 긍지로 삼고 있는 이 나라에서 지금 누구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인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사회의 근간인 위대한 중산층인 우리 대부분은 지난 2년 간 경제 대(?)침체라는 파도 앞에서 밑으로 가라앉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노동가능인구의 10%가 실업자이고 의료 및 교육비는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월스트리트의 거인들은 경제위기 중에도 엄청난 보너스를 받으며 이전보다 더 부자가 된 듯하다.

이런 대중의 정서에 편승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 대다수 시민들을 대표해 이에 대해 더 크고 또렷히 말하지만 그가 이를 해결할 만큼 힘이 없어 보이는 상황은 무력감을 심화시키는 듯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28일 연두교서에서 특유의 웅변기술을 발휘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기립해서 박수를 칠 때 의자에 앉아 있는 공화당 의원들의 모습은 그의 힘의 한계를 보여줬다.

공화당이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의 대부, 고(故)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자리를 차지하자 오바마 대통령의 첫 1년은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가 팽배해졌다.

거대해진 정부 관료주의의 능력에 대한 의심은 깊어지고 있다. 은행에서 고객들은 반 농담으로 자신들이 은행에 내는 수수료가 은행 간부들의 인상된 급여로 들어갈지 모른다고 말한다. 증권회사에서는 돈을 주식 중개인들에게 맡긴 사람들은 증권시장이 대(?)하락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도 않았는데도 천천히 회복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식 중개인들이 보너스를 받는 것을 곱지 않게 보고 있다. 로비스트들은 표를 조작해 일반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아닌 회사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의회의 분열은 통제 불능인 것 같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건강보험개혁과 같이 중요한 법안에서 완전히 갈라섰다. 민주당은 매사추세츠에서 공화당의 스캇 브라운이 승리하면서 상원에서 한 석을 잃어 100석 중 59석을 보유,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막기에는 부족하게 되었다. 의사진행방해는 간단히 말해 의원들이 상원에서 표결이 이뤄지지 못하도록 계속 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인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60표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동에서 수행 중인 전쟁들은 부차적인 것처럼 보인다. 오바마는 연두교서 말미에 모든 미국 군대의 이라크 철수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말하자 민주·공화당 모두 기립해서 박수를 쳤다. 이는 미국이 중동의 끝나지 않는 전쟁, 가자 지구 서안에서의 끝없어 보이는 갈등,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이 담긴 큰 냄비로 빨려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미국인들의 우려를 보여준다.

오바마는 들끓는 국내문제들에도 불구하고 테러와의 전쟁과 안보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놀랍게도 내가 1960년대 중반 및 1970년대 초반 특파원으로 취재했던 베트남 전쟁 기간 중 미국에 만연했던 미군 파병 반대는 지금 느껴지지 않는다.

오바마는 북한과 이란의 핵야망을 억제하는 측면에서 “외교가 (핵)무기를 추구하면서 계속 국제협약을 위반하는 나라들을 상대하는 우리의 입지를 강하게 해줬다”고 말해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북한의 지난 4월 5일 대포동 2호 장거리 미사일과 지난 5월 25일 핵실험 후 부과된 제재들에 기초해 “북한은 고립 심화와 더 강력한 제재들에 직면해 있다”고 말해 북한에 더 강한 태도를 보이는 듯했다.

회의론자들은 미 국내의 분열 상황을 볼 때 북한이 핵문제 협상을 계속 거부하면 미국이 얼마나 북한에 강력해질 수 있겠느냐고 질문할 수 있다. 하지만 오바마가 자신이 말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힘 있게 애쓰는 과정 중에 그가 원하지 않는 끔찍한 시나리오들이 등장할 가능성은 있다. #

번역/아틀란타=이상민기자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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