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재일교포 북송 50주년 기념영화 상영
北, 재일교포 북송 50주년 기념영화 상영
  • 미래한국
  • 승인 2010.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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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화된 조총련 조직 재건 의도

북한이 재일교포 북송 50주년을 맞아 영화로 선전하며 조총련 구하기에 나섰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동해의 노래’ 1, 2부를 주민들에게 상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09년 12월 16일 북송 50주년을 기념해 2001년 사망한 한덕수 전 조총련 의장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만들라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제작됐다고 전하고 있다.

북한 나진의 한 부두를 당시 일본항처럼 꾸미고 2만 명의 주민을 동원해 인공기를 흔들고 만세를 부르게 하는 장면을 재현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10만 명이 넘는 북송교포들은 북한의 현실에 좌절하고 어려운 생활을 이어나갔다. 13세 때 조총련 간부였던 아버지와 함께 북송선에 올랐던 북송교포 출신 탈북민 김모 씨는 자기 아버지도 청진항에 도착해서야 북한에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살기 좋고 교육과 의료 혜택을 무상으로 누리는 사회주의 이상향을 꿈꾸며 북한에 갔지만 도로가 포장되지 않아 흙먼지가 날리고 낙후된 주택과 문화시설을 보고 낙담했다는 것이다.

어떤 북송교포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배를 타고 도망치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들은 항상 북한 당국의 감시와 통제를 받고 살았다고 한다. 일본으로 돌아가려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평양과 남포의 노동당 청사 앞에서 집단 시위를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처음에는 시위를 벌이는 북송교포들을 달래다가 나중에는 정치범 수용소로 끌어가고 멀리 지방 도시로 뿔뿔이 분산 거주시켰다고 한다.

북송교포들은 일본의 가족 친척들이 보내주는 돈의 일부를 ‘애국주의’ 명목으로 북한 정권에 바쳐야 했고 나머지 돈은 돌려주지 않아 찾을 수 없었다고 북송교포 출신 탈북민은 말했다.

현재 북송교포 출신 탈북민 한국과 일본에 수백 명이 살고 있다. 북한이 수용능력이 없으면서도 북송교포를 받아들인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조총련계 자금줄을 확보하기 위해 가족 친척들을 인질로 붙들기 위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남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더 많은 해외동포들을 포섭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 급격하게 영향력이 떨어진 조총련을 추스르고 조총련에 등을 돌리고 있는 재일동포 2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어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

정현국 기자 chw-9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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