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먀 외교 실패의 본질, 英日동맹에서 배운다
하토야먀 외교 실패의 본질, 英日동맹에서 배운다
  • 미래한국
  • 승인 2010.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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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PHP 발행 Voice 3월호 
[대 담] 야마우치 마사유키(山內昌之) 도쿄대 교수 / 이노우에 도시가즈(井上壽一) 가큐슈인대 교수

이노우에= 1911년 제3차 영일동맹 체결 당시 러일전쟁 후 일본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져 영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이 경계했다. 이에 따라 영일동맹은 일본에 특별히 신경을 썼던 미국의 입장을 배려해 영일의 참전의무 대상국에서 미국을 제외했다. 반면에 미국을 끌어들이는 형태가 돼 다국간 협조관계 네트워크가 확대된 셈이기도 하다.

야마우치= 일본은 제1차 대전 후 서태평양부터 중국 대륙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미치게 돼 미국과 충돌하는 구도가 된 것이다. 영일동맹이 미국에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요구로 미·영·프·일 4개국이 ‘태평양의 집단 안전보장을 도모한다’는 명목 아래 태평양에서 영토와 권리의 상호존중, 제도(諸島)의 비군사기지화에 합의했다. 동시에 영일동맹을 파기됐다.

태평양과 중국에서 ‘특수 권리’를 갖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 영일동맹의 파기로 영국이 빠져 나가자 직접 대립하게 됐다. 이 당시 4개국 조약을 체결하면서 미일 양국이 동맹협정을 맺었다면 양국이 전쟁하는 상황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노우에=영일동맹이 해체된 것도 문제이지만 제1차 대전과 동시에 일어났던 청나라의 붕괴가 주목된다. 일본은 중국의 정치체제로 입헌군주가 좋다는 입장이었고 영국은 공화제가 좋다고 생각해 양국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제1차 대전을 전후해서 국제정치의 룰이 구외교에서 신외교로 변화하고 있었는데 일본은 그러한 변화에 따라가지 못했다.

또한 제1차 대전 중 일어난 러시아혁명으로 제국주의적인 국제 협력 네트워크의 일각을 차지했던 러시아 제정이 붕괴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외교의 상징이라고 할 국제연맹이 탄생했다. 이때 체결된 4개국 조약은 중국의 주권 존중, 문호 개방, 기회 균등 등을 정한 9개국 조약이나 워싱턴 해군군축조약과 함께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평화와 협력을 위한 국제적 시스템인 워싱턴 체제를 구성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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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우치=러시아혁명이 새로운 국제관계 형성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윌슨 대 레닌’이라는 단어이다. 그때까지는 전쟁을 하면 이긴 쪽이 배상을 요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레닌은 무합병, 무배상이라는 원리를 제시했고 더 나아가 민족 자결을 주창해 식민지 제국의 독립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윌슨 미 대통령도 민주주의 원리에 입각한 ‘14개 조항의 평화 원칙’을 내놓는다. 즉 신외교의 개념인 자유와 공정이라는 이상을 어느 쪽이 차지하는가를 놓고 자본주의 국가와 볼셰비키 간의 패권 다툼이 생긴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 같은 나라는 아랍이나 인도 등에 관해 종전의 식민지 지배를 할 수 없게 된 현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늦게 참여한 일본제국은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정삼각형론’은 위험

이노우에= 영일동맹이 비제국주의적인 국제 협력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의 미일동맹 해체도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나쁘게만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를 대체할 안전보장시스템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야마우치= 미일중을 축으로 하는 아시아 태평양의 집단 안전보장 체제를 만든다면 그런대로 전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생각하는 것은 안전보장, 경제, 환경, 문화학술교류 모두를 포함하는 조잡한 이미지에 불과하다.

미일중의 집단 안전보장 사고방식 자체가 4개국 조약의 선례처럼 불안정하고 기능을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미일 관계를 악화시켜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점을 민주당 정권은 고려해야 한다.

그들은 ‘안보만이 미일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경제, 금융, 통상무역, 문화교류의 기본은 지역 안정과 평화, 질서 유지이다. 적어도 일본과 중국 관계에서 그런 면이 없다. 오히려 중국은 일본을 향해 미사일을 조준하고 가끔 일본의 영해를 잠수함으로 침범하는 등 영토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 기령 ‘정삼각형’으로 하는 것이라면 일본이 미국에 의지하지 않는 외교 군사 능력이 필요한데 군비 증강에 힘쓰는 중국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중국에 대한 일본의 발언권이 있어야 비로소 정삼각형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에 그런 힘이 없고 일본 안보의 상당 부분을 미국이 맡은 이상 미국과 관계를 무너뜨리고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미국의 지원이 없는 일본을 중국이 대등하게 상대하지 않는다.

이노우에= 맞는 말씀이다. 중국을 상대로 주요국가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지 정삼각형이라는 말은 성립될 수 없다.

야마우치= ‘정삼각형을 짠다’라는 일본의 실력에 맞지 않는 외교론을 서슴없이 전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중국은 여러 수준에서 일본의 외교 역량을 시험하고 있다. 중국이 장기전략 아래 기동성 있게 움직인다는 점을 민주당 정권은 알아야 한다.

미일, 민주주의 지탱은 문명사적 의미

이노우에= 일본이라는 비구미(非歐美)세계에서의 대표적인 민주주의 국가와 미국이라는 구미 세계에서의 대표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동맹관계에 있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민주주의로는 경제를 발전시킬 수 없다’며 비민주주의적 정치체제를 선택하는 신흥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일이 동맹을 통해 민주주의의 보편성을 보여주는 것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미일관계는 중일관계나 미중관계와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야마우치= 중국은 여전히 고전적인 제국 외교시대와 같은 감각을 가진 나라이다. 티베트나 위구르 등의 민족 자결권이나 인권에 대한 태도 등을 보더라도 당분간 가치관을 공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중일은 ‘우호’ 정도이지 동맹 관계는 될 수 없다.
이노우에= 민주당 정권을 보면 미일관계를 발전시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1960년 안보 개정 이후 50년이 됐다.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숙년이혼(熟年離婚)이나 가면부부(假面?婦)가 될 수 있다. 미국으로부터 자립하기 위해 중국에 접근하면 중국에 이용당한다.

야마우치= 기본적으로 중국은 어느 시대이든 ‘중화민족(中華民族)’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원래 동남아를 중심으로 강력한 화교 네트워크가 형성됐고 태국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나라에서 화교가 총리나 요직을 차지하기도 한다. 중국은 해외 진출 정책에 적극적이어서 항공모함 등 구비해 서태평양이나 인도양으로 진출하려 한다. 민주당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나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인도 등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나라들에게 커다란 버팀목이 되는 것이 미일동맹이다. 이를 무시하면 중국의 비민주적인 체제가 예컨대 ASEAN 여러 나라에 확산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미일관계를 본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무엇이냐를 재검토하는 축이 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은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

번역·이영훈 객원해설위원·교포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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