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급변사태 적극 대비하자
북한 급변사태 적극 대비하자
  • 미래한국
  • 승인 2010.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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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 송종환 편집위원
▲ 송종환 편집위원·명지대 교수(북한학)·전 안기부 해외정보실장


하버드대 경제사학자 니알 퍼거슨(Ferguson)은 지난 해 12월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은 앞으로 10년 이상 존재하지 못하게 되어 새로운 10년 간에 있어 한반도 재통일이 최대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또 국책연구기관이 최근 발간한 연구서는 “2012년 이후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북한 수령의 건강 상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 중단과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난 심화, 작년 11월 30일 김정일의 화폐개혁으로 돈을 빼앗긴 시장상인들의 거센 반발 등 수령 1인이 통치할 남은 날이 지금까지의 전망보다 더 줄어들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계속 존재하도록 지원을 하고 있지만 그 비용이 과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손을 들고 말 것이다. 외부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3대 세습이 순탄치 않고 생활고로 민중이 시위 및 봉기를 하고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 절대군주 이상의 권력과 권위로 북한을 통치해온 수령 1인 체제는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되어 수령유일지배체제가 무너지는 급변사태가 발생하는 과정에 북한 주민의 조직적 시위와 이에 대한 탄압과 대량살상, 북한 군부의 대남 강경 도발도 예상되지만 무엇보다도 북한에서는 식량 등 생필품 부족으로 인한 대량기아, 전기. 교통시설 마비, 극도의 치안 부재, 사회적 혼란이 예견된다.

또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생화학 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유출, 북한 주민의 대량 탈북사태, 북한 내 한국인 인질사태 등이 국제문제화가 될 것이다.

붕괴 후 중국의 직접적 군사개입과 주변 4강의 간섭, 북한지역 재건 방향과 관리방안, 막대한 액수의 통일비용의 국제적 조달문제, 북한 접수를 위한 군사적 조치 등도 대비하여야 할 일이다.

과거 좌파정부는 10년 동안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김정일 체제를 건드리는 것으로 북한을 자극할 것을 우려하여 북한 급변사태에 대하여 외면하여 왔다.

북한 급변사태로 ‘들이닥치는 통일’, ‘떠안는 통일’로 나타날 가능성에 대한 대책 강구를 미룰 수 없는 사정이므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군 운용계획으로서의 ‘작전계획 5029’와 행정적 조치를 담은 ‘비상계획’을 대폭 손질해 온 것은 다행스럽고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북한의 급변사태는 반드시 7천만 민족이 소원하는 한반도 통일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사태 발생 시 정부가 미리 준비한 대비책을 대내외에 선포, 통일을 성취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으로 주도권을 확립하여 나갈 것을 촉구하면서 준비단계에 유의해야 할 일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 부처와 산하 연구기관과 학계를 비롯한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북한 지역의 치안 확립과 경제 지원 대책, 군사파견,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등 북한 급변사태로 예상되는 시나리오 별 대책을 수립하고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분담하는 등 범정부적 차원에서 대비책을 강구하는 일방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둘째, 정부의 관련 부처, 산하 연구소들과 민간업체의 연구소들이 분야를 나누어 유기적으로 공동 연구를 하는 체제를 이끌어 가는 정부 내 컨트롤 타워를 지정, 임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컨트롤 타워는 관련 부처의 장관과 일상적 현안 문제에 쫓기지 않는 경륜 있는 민간 전문가가 공동 책임을 맡되, 민간 전문가가 총괄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셋째, 관련 연구 및 대책 수립 활동이 언론에 유출되어 금년 1월 15일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이 보복 성전 개시 등의 위협을 하는 격한 반응을 보이는 낭패를 당하는 일이 없이 은밀히 진행되도록 정부 차원의 각별한 보안 조치가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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