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의 막강 권한 분산해야”
“교육감의 막강 권한 분산해야”
  • 미래한국
  • 승인 2010.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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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용린 서울대 교수·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회장
▲ 문용린 서울대 교수·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회장

교육부장관을 지낸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문용린 (文龍鱗)교수가 4월 초 제 5대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회장에 선임됐다. <미래한국> 편집위원인 문 교수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등 여러 단체의 대표를 역임하는 등 사회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EQ(감성지수)와 다중지능이론을 도입한 교육학자 문용린 교수로부터 공교육의 문제점과 교사와 부모의 역할 등에 대한 해법을 들어보았다.

 

- 여러 단체의 대표를 맡으셨는데 굉장히 바쁘실 것 같습니다.

“대표를 맡은 것도 있고, 공동대표를 맡은 것도 있습니다. 실무자들이 있으니까 그리 바쁘지 않아요. 여러 단체에 가입되어 있어도 월급은 서울대에서만 받아요. 오히려 제 돈을 내고 활동하고 있지요.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국가에서 운영하는 단체인줄 알고 월급에다 차와 기사까지 제공받는 걸로 생각하는 분도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겁니다.”

- 이번에 회장을 맡으신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는 어떤 단체인가요.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1997년에 설립된 단체입니다. 그동안 가장 두드러지게 한 일이라면 화장실 문화를 바꾼 것이죠. 2000년경에 본격적으로 화장실 개선운동을 시작했는데 당시 학교 은사이신 이영덕 전 총리께서 부르셔서 예절교본을 만들었죠.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화장실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수원시에서 화장실 개선 운동에 가장 먼저 호응했고 화장실이 좋아지자 장사가 잘 되는 등 효과가 나타나면서 전국으로 그 운동이 퍼져나갔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화장실이 일본보다 더 깨끗해졌습니다.”

- 새롭게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일본과 비교했을 때 아직 우리가 부족한 점이 주거환경이라고 봅니다. 일본은 자기 집 주변을 아주 깨끗이 합니다. 우리나라는 공터가 지저분한 편입니다. 아파트 단위로 화단, 장애인시설, 안전시설 등을 심사하여 서울시가 상을 주도록 하는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공동주거환경을 아름답고 안전하게 꾸미는 일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 EQ(감성지수)와 다중지능이론을 국내에 전파하셨는데, 2001년에 <EQ가 높으면 성공이 보인다>는 책이 베스트셀러 였던 기억이 납니다.

“EQ는 1994년 경에 미국에서 발표된 이론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학문적 배경이 도덕심리학입니다. 도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예민성입니다. 누가 어려운 처지에 처했구나 하는 걸 민감하게 느껴야 도와줄 수 있습니다. 불쌍한 사람이 구걸을 할 때 공공장소에서 분위기를 해친다고 생각하면 도와주지 않지요. 인간 처지에 대한 예민성이 높아야 도와주게 되는데 그런 예민성이 감성지수와 연관이 있는 겁니다.”

- 다중지능이론은 어떤 건가요.

“IQ(지능지수) 하나로 한 사람의 속에 숨겨져 있는 소질과 적성, 잠재능력을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세계 최고의 교육심리학자인 하버드대학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한 사람 속에 종류가 다른 8가지 능력이 있다고 했습니다. 신체운동지능(B), 대인관계지능(I), 자기성찰지능(I), 논리수학지능(L), 언어지능(L), 음악지능(M), 공간지능(S), 자연친화지능(N)이 그것이죠. 어떤 사람은 음악을 한 번만 들어도 기억하고, 그림을 특별히 잘 그리는 아이가 있습니다. 머리 속의 생각을 정확하고 아름답게 글로 표현하는 아이도 있죠. 피카소는 공간지능이 뛰어나 입체와 평면의 사고 전환이 잘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유별나게 잘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지도하면 뛰어난 인재로 키울 수 있습니다.”

- 부모가 전문가가 아닌데 아이의 능력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진지하게 관찰하면 아이의 능력을 알 수 있습니다. 엄마들이 무조건 공부 잘 하라고 학원만 보내는 건 잘못입니다. 부모라면 아이의 뛰어난 면을 찾아내 8가지 중에서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해야 합니다. IQ로만 모든 걸 판단하면 안 됩니다.”

문 교수는 아이 속에 숨겨 있는 걸 찾아주는 것이야말로 부모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가 혼자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 3만개의 직업이 있고 우리나라에 1만8,000개의 직업이 있습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뛰어나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에게 의사나 변호사가 되라고 강요합니다. 아이의 능력을 찾아 잘 할 수 있는 걸 골라주는 게 부모가 할 일이죠.”

 

우리나라, 경쟁력 보다 도덕성 떨어져… 정직성이 최약

 

- 도덕심리학이 학문의 바탕이라고 하셨는데 도덕이라고 하면 누구나 따분하다는 생각부터 합니다.

“따분하죠.(웃음) 도덕이란 행위규칙입니다. 사회생활 할 때 서로 지켜야 하는 것이 행위규칙입니다. 도덕이란 정직하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 우리 사회의 도덕성이 무너졌다는 개탄이 종종 나오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어느 사회든 행위규칙이 완전히 지켜지는 곳은 없습니다. 우리나라 도덕지수가 옛날만 못하다고 하지만, 우리 경제가 이만큼 발전한 건 행위규칙이 지켜졌기 때문입니다. 약속이 지켜지니까 비즈니스가 되고 수출입이 이루어졌지요. 기업이 이 만큼 되고 나라가 이 만큼 돌아간다는 건 서로서로 자기 몫의 행위규칙을 지키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도덕성이 무너졌다는 말은 우리 사회의 도덕 수준이 더 높아져야 한다는 뜻이지 아주 낮다는 뜻은 아닙니다.”

- 젊은이들이 예의가 없고, 특히 인터넷 예절이 지켜지지 않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예절이 무너졌다고 나라가 무너지는 건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행위규칙과 예절을 혼동하고 있어요. 행위규칙 속에 예절수준, 관습수준, 법수준, 도덕수준이 들어 있습니다. 전철에서 젊은이들이 양보 좀 안했다고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닙니다. 예전에 여자가 배꼽을 내놓고 다니면 큰일 났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죠. 관습이 깨지고 예절을 안 지키는 건 품위 문제입니다. 하지만 법이 깨지면 사회가 망할 수 있습니다.”

- 우리 사회가 법을 잘 지키고 있다고 보십니까.

“법도 상대적으로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옛날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좀 더 좋아지자는 얘기죠.”

- 세계 10위권인 경제력과 비교해서 우리나라 도덕수준은 어떻게 보십니까?

“경제력에 비해 도덕수준은 떨어집니다. 제일 떨어지는 게 정직성입니다. 선진국으로 가려면 정직해야 하고 공적인 일을 할 때 숨기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기회비용으로 지불하는 게 많습니다. 법이 잘못했다고 해도 끝까지 안했다고 우깁니다. 일본은 ‘잘못한 건 잘못했다. 먹은 건 먹었다. 훔친 건 훔쳤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무조건 잡아뗍니다.”

문용린 교수는 경제전문지인 동아비즈니스리뷰와 여성신문, 소년한국일보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경제계, 여성계, 어린이를 향해 각각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궁금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는 다중지능이론을 기업이나 일반 조직에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가 하는 방법론을 얘기합니다. 여성신문에는 모든 사안을 도덕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칼럼을 기고합니다. 소년한국일보 ‘죽비소리’는 아이들에게 행위규칙을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아이들이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즉흥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여러 가지 변수를 따져 진중하게 결정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일방적인 지침을 줄 게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 전교조 소속 일부 교사들이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학생들을 이념적인 행사에 동원해 문제가 되었는데 교사들도 부모 못지않게 책임이 클 것 같은데요.

“교사는 학생들 속에 있는 걸 끄집어내야지,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키면 안 됩니다. 교사나 부모는 아이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어른들이 아이의 생각을 강요하면 안 됩니다. 교사가 자신이 좋아하는 걸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건 교육적으로 잘못된 일입니다. 아이가 경험하고 판단하게끔 해줘야 합니다.”

- 교사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르치고 싶겠지요.

“산이 좋다고 가르치지만 말고 바다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공평하게 알려주는 게 교사의 윤리입니다. 교육자들이 위치를 혼동하고 있어요. 교사는 아이들을 염색하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도 보여주고 저것도 보여주어 나이 들어가면서 본인이 선택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교육에서 가장 나쁜 게 주입입니다.”

- 초등학교 교육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초등학교에 여자 교사가 많은 게 문제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아이들이 연약하니까 교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자 교사가 많은 게 대체 왜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여성화된다고 걱정하는데 여성화될수록 좋은 거 아닙니까? 부드럽고 폭력 안 쓰고 좋잖아요. 여교사들이 얼마든지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습니다.”

- 초중고 때 부모나 교사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대한민국 교육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초중고 때 직업의식을 분명히 심어주는 겁니다. 초중고 때 신념을 가지면 대학교 갈 때 부챗살처럼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공부 잘하면 무조건 서울법대 가야 한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니까 한쪽으로 몰리는 겁니다. 초중고 때 인생 계획을 유예시키고 나중에 수능 점수 따고 보자는 식으로 나오니까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문용린 교수는 문민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과 대통령직속 교육개혁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고,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 김영삼 김대중 두 대통령과 일하셨는데 정치적 색깔이 다른 두 정권과 일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교육전문가로 참여한 것뿐입니다. 부모님 고향이 만주입니다. 저는 만주에서 태어나 경기도 여주에서 자랐기 때문에 두 분과 지역 기반도 맞지 않습니다. 가까운 당이나 가까운 정치인도 없어요.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장관한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쪽 인사들과 연관이 없어요. 단지 교육전문가로 발탁되어 참여한 것뿐입니다. 저는 정치적 색깔을 갖고 교육을 대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시끄러운 게 조용한 것보다 낫다”

- 정권에 따라 교육정책이 늘 바뀌어 국민들의 불만이 큽니다.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교육정책을 챙기겠다고 나섰는데, 올바른 교육정책을 세울 방안은 없습니까.

“대통령이 나선다고 교육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현재 상황은 치약을 여기저기 짜놓은 것과 같은 형국입니다. 치약을 짜면 도로 집어넣을 수 없잖아요.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하지 말아야죠. 그동안 이리저리 손을 잘못 댔는데, 이제 새로운 기분으로 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 하기 때문에 교육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좋은 대학은 정원이 있고 한계가 있어요. 한해 50만 명이 졸업하는데 다들 몇 개 대학 몇 개 학과에만 가고 싶어 하니까 병목현상이 생기는 겁니다. 미국은 고교 졸업 후 여러 군데로 흩어지니까 병목이 안 생기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고교 때까지 공부를 잘하나 못하나, 소질 있으나 없으나 몇 개 학교로 몰립니다. 원하는 데 들어갈 실력이 모자란다 싶으면 사교육을 시키는 데서 문제가 생깁니다.”

- 심야학원을 단속하는 문제로 시끄러웠는데, 아이들이 한밤중까지 공부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심야에 보내고 싶은 부모는 보내면 됩니다. 그 자체가 우리나라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은 아닙니다. 심야학습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모는 안보내면 됩니다.”

- 교육부를 없애야 교육이 잘된다는 말들을 합니다.

“국회를 없애야 정치가 잘 된다는 말과 똑같습니다. 아버지가 시원찮다고 내보낼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각자가 자기 역할을 잘해야겠죠. 어느 나라나 시끄럽습니다. 시끄러운 게 조용한 것보다 나아요. 일방적인 파워가 작용하면 조용해지는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예 시끄럽지 말자가 아니라 시끄럽지 않을 해결 방법을 찾아내야죠.”

- 대학입시 방법이 늘 바뀌는데 어떻게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할까요.

“대학입시 해결방법은 간단합니다. 그 학과 교수들에게 자신이 가르칠 학생을 뽑게 하면 됩니다. 교수가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시간을 들여 자기 학생을 뽑는 겁니다. 교무처에서 한꺼번에 몇 천 명을 뽑아서 나눠주려니 힘든 거죠. 학과 교수들에게 ‘책임지고 뽑고 부정이 생기면 신입생 없다’고 하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대학입시 해결 방법은 교수가 직접 가르칠 학생 뽑는 것

 

- 고려대 3학년 김예슬 학생이 대학이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되었다며 ‘진리도 우정도 정의도 없는 죽은 대학을 그만 둔다’는 대자보를 쓰고 자퇴를 하자 다음에 김예슬 선언을 지지하는 카페가 생겨 회원이 3,0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학생도 김예슬을 지지한다며 대학과 싸움을 시작하겠다는 대자보를 내걸었습니다. 이런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1968년경에 ‘미국 정신의 종말’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대학 교수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대학이 아이들에게 인문학적 전통, 꿈과 사회, 정의감을 심어줘야 하는데 현실과 타협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내용이었죠. 1980년대 우리나라에서 운동권이 활발할 때 대학이 살아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때는 남북문제, 민족문제, 자본주의 문제, 빈부격차 문제를 밤새 토론하고 현장에 가서 노동운동했는데, 요즘 대학은 취직걱정이나 하고 양주 먹고 연애할 생각이나 한다는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이 취직준비나 하고 간판이나 따는 곳 아니냐, 인텔리겐치아로서 지적인 고민은 거의 없다, 토플 토익 취직시험 공무원시험 공부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그런 면은 지적받아야 합니다. 대학도 바뀌어야죠.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고민을 하면서 취직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런 관심은 리포트 내는 걸로 끝내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 대학이 그렇게 변질된 것이 과연 누구 탓인가요.

“대학이 방향을 잃은 거죠. 이제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부추기고 지적 호기심을 심화시키는 강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연구와 현실 문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치열한 사고 과정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저 책이나 정해주고 리포트나 쓰게 하고 그걸로 점수 주는 대학으로 가면 안 됩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선생님과 대화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선생님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일생일대의 자기 과업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경기도 교육감 후보에 거론된 것에 대해 문 교수는 “내가 경기도 사람이니까 지레 짐작해서 그런 기사가 나온 것 같다. 제의가 와도 안 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 제왕적 교육감의 막강 권한에 관한 칼럼을 쓰셨는데 현재 무엇이 문제입니까.

“교육감 한 사람한테 파워가 너무 몰려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한 해에 8조원을 쓰는데 그게 모두 교육감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서울 시내 10만 명의 교사들을 승진시키고 이동 배치하는 것도 교육감이 좌지우지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교사들이 아이들 잘 가르치는 것보다 장학사나 교육감에게 잘 보이는 일에 신경 쓰고, 그로 인한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겁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에게 전교조 정치활동으로 문제가 된 교사를 징계하라고 요구해도 듣지 않습니다. 장관에게 아무런 제재 권한이 없으니 검찰에 고발하는 사태가 일어나는 겁니다.

-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과거 교육부에서 중앙집권식 행정을 탈피하기 위해 권한의 상당부분을 교육감에게 넘겼습니다. 이제 교육감 권한의 많은 부분을 교장에게 넘겨야 합니다. 권한을 배분하고 당국은 교장이 잘하는지 감시 감독하면 됩니다. 지금으로서는 교육감의 막강 권한을 분산시켜야 합니다.”

30년간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다루면서 60권이 넘는 교육 관련 저서를 낸 문용린 교수는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온 여러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한 발 한 발 내디디면 우리나라 교육 환경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얘기하자고 했다.#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사진·이승재 기자 fotolsj@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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